"이젠 돼지가 아니라 물고기가 걱정"

입력 2013-02-15 16:24   수정 2013-02-15 19:55

유로존 재정위기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이른바 `FISH` 국가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진단했다.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피그스(PIIGS)` 국가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Grexit)`를 둘러싼 우려는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의 주도로 크게 누그러졌다. 그러나 이제는 유로존 핵심 국가까지 포함된 `FISH`가 또 다른 위기의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자리 잡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투자자들이 특히 걱정하는 부분이 단기적인 위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약하게 만들고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가져오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국제금융협회(IIF)는 올해 프랑스 경제가 거의 성장하지 못할 것이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기 침체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IIF는 프랑스의 최근 경제지표가 "매우 실망스러워 경기 취약성이 더 오래갈 것이라는 우려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한 미국계 투자자는 "프랑스의 경쟁력이 형편없으며 현재 정부 정책은 이 문제를 더 악화한다"고 지적했다. 스페인과 관련해 민트 캐피털의 빌 블레인 애널리스트는 "스페인의 진짜 위험은 장기적인 데 있다"며 "우리는 스페인 경제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유럽연합(EU)이 정한 기준인 3%까지 낮추기 전까지 앞으로 3~4년은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시장의 걱정에서 벗어나 있었던 네덜란드 역시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됐다. 헤지펀드인 SLJ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젠 외환 헤지 헤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네덜란드의 부동산시장 거품이 꺼지는 단계에 있으며 가계 부채비율도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젠 헤드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GDP 대비 모기지 비율은 107.1%다. 이에 비해 스페인은 52.4%이며 프랑스는 41.2%다.

FT는 `FISH` 국가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하더라도 해외 투자자들이 유로존의 정치와 경제 구조에 대해 가진 근본적인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FT는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투자금이 유로존으로 본격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투자 매력도가 상승하려면 `FISH`를 둘러싸고 서서히 우려가 깊어지는 일을 방지해야만 할 것이나, 그 과정은 지난해 `PIIGS`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울 것으로 진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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