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살리자②> 커지는 깡통전세 위협

입력 2013-02-20 17:53  

<앵커>

침체된 주택경기 회복을 위한 기획 시리즈,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집값은 떨어지고 전세값은 치솟는 역전 현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김택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고가 아파트입니다.

매매가격이 9억 3000만원인 전용면적 59㎡의 전세가격은 6억 9000만원선.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인 전세가율이 무려 74%에 달합니다.

이처럼 치솟는 전세값에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55.2%를 기록했습니다.

2002년말 이후 10년 만에 55%대를 넘어선 겁니다.

<인터뷰>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

"투자에 대한 한계로 전세에 안주하는 수요가 있는데다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기존의 수요가 나타나고 있고요. 거기에 재개발 재건축 이주수요 내지는 결혼 등 신규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시즌이 돌아오기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은 전세값 급등 현상은 세입자가 전세금을 떼이는 등의 주거 불안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한 경매정보업체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경매로 팔린 주택 1만 3,694건 가운데 42%가 전세금이나 월세 보증금을 떼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이같은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금융위원회 조사 결과 집을 경매에 내놔도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19만 가구에 이릅니다.

집값 하락 추세가 계속된다면 이들 집에 세들어 사는 세입자 상당수가 보증금을 떼일 수 있는 깡통 전세로 전락하고 맙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방치할 경우 서민주거 불안은 물론이고 주택시장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인터뷰> 김덕례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위원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 상승율이 전혀 형성되지 않다보니까 다 전세 수요로 몰리면서 오히려 수요가 많아지니까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오르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요. 이것들이 장기화되다 보면 주택시장의 균형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따라서 집을 구매할 여력이 있으면서도 전·월세에 머물고 있는 세입자를 매매 시장으로 유도하는게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

"서민 주거 안정을 꾀하기 위해선 전월세 병목 현상을 풀고 매매 전환을 유도하거나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좀더 공격적으로 펼쳐야 할 거 같습니다."

해마다 봄·가을철이면 되풀이 돼 온 전월세난.

가벼운 계절성 감기에 불과했던 전월세 문제가 이제 서민 주거와 주택시장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으로 돌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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