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혼전'‥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입력 2013-02-26 16:28  

<앵커>

유로존 위기의 재촉발 여부로 관심을 모은 이탈리아 총선에서 긴축 정책을 지지하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했지만, 상원에서는 과반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불가능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또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보도에 오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이탈리아 총선에서 현 정부의 긴축 정책을 지지해 온 중도좌파 민주당이 하원에서 제1당을 차지했습니다.

하원은 최다 득표 정당에 의석의 55%를 몰아주기 때문에 민주당은 총 630석 가운데 과반인 340석을 쉽게 장악했습니다.

<인터뷰>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이탈리아 민주당 대표

"투표는 언제나 축하할 일이다. 눈이 오더라도 우리를 방해할 수 없다."

하지만 지역별로 집계하는 상원에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자유국민당에 지면서 과반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인터뷰> 파브리지오 치치토 이탈리아 민주당 의원연맹 대표

"이번 총선은 두가지 정치적 의미가 눈에 띕니다. 민주당의 승리와 이미 몰락했다고 생각했던 중도우파의 부활입니다."

반긴축과 반유럽연합(EU)을 들고 나온 코미디언 출신 베페 그릴로가 주도하는 5성 운동이 좌·우 표를 모두 잠식하며 제3당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어느 당도 상원을 장악하지 못한 결과를 연출한 것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하원에서 다수당이라고 해도 상원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부를 구성할 수 없습니다.

특히 과반 정당이 없는 상원은 제 1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정당과의 연정 구성을 시도해야 하는데, 자유국민당과 민주당의 이념과 정책 차이가 커 양당이 대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은 희박해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렸습니다.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습니다.

양원에서 모두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한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폭등했던 유럽증시는 상원에서 자유국민당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습니다.

뉴욕증시도 이탈리아 총선결과에 따른 유로존 우려로 다우지수가 다시 1만4천선을 내줬고 특히 S&P500지수는 1.83%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이탈리아 정국이 혼돈에 빠지면서 유로존 위기가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오상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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