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기대출 양극화 '우려'

입력 2013-03-05 16:08  



<앵커>

중소기업 지원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요즘 은행들의 가장 큰 관심은 바로 연체 걱정이 없는 우량 중소기업을 찾는 겁니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크게 낮추고 있는데, 문제는 정작 급전이 필요한 영세 중소기업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겁니다.

보도에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은행은 지난달 금리 3%대의 중소기업 대출상품을 내놨습니다.

중소기업 대출로는 파격적인 금리인데다, 개인사업자들까지 대출을 해주다 보니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인터뷰> 이창재 우리은행 상품개발부 차장

"하루에 400억 열흘만에 4700억이 나갔다. 중기 뿐아니아 개인사업자까 하다보니 일선 지점에서 아주 반응이 좋다."

최근 중소기업 지원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낮춰 중소기업 대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은행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시중은행 은행장들은 약속이나 한 듯 중소기업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지방 투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월 한달 동안 4대 은행의 대기업과 가계 대출잔액은 모두 감소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9천억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이 우량 중소기업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익성 악화에 고심하고 있는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심사를 강화하다 보니, 비교적 우량한 중소기업으로만 자금이 쏠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선 영업점에서는 우량 중소기업 유치를 위해 역마진까지 감수하는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B 시중은행 지점장

"괜찮은 중소기업 하나 놓고 은행들끼리 경쟁하다보니까 일선 영업점에서는 금리를 확 깎아주거든요. 그런(우량) 중소기업들은 해마다 조건 좋은 은행으로 갈아타는 거죠. 하지만 형편 안좋은 중소기업들은 사실 대출승인 받기 힘들죠. 아무리 중기대출 늘리라고는 하지만..."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황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신용과 담보가 부족한 영세 중소기업들은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금융당국이 중소기업 대출의 양보다 질을 생각할 때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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