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의 폴리스코프] 노원병 출마선언한 안철수… ‘올챙이 적’ 극복여부에 관심
올챙이가 개구리 적 일을 기억할 수 있을까. 여간해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현실이 그렇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 명이었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4·24 재보궐선거 노원병 지역 출마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철수의 진심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전 교수가 새로운 정치를 위해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며 “오전 중에 노회찬 전 의원에게 전화를 드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2개월 동안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10일경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힌 송 의원은 “그동안 정리한 입장과 그 밖의 자세한 말씀은 귀국 후 본인이 직접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안 전 교수의 출마 결심 배경이나 신당 창당, 노원병 야권후보단일화 여부 등과 관련해선 “안 전 교수가 직접 밝히는 것이 국민과 연대대상에 대한 예의”라며 말을 아꼈다.
불쾌한 노회찬 “왜 집안 식구들 먹을 걸 뺏나”
노원병의 ‘전 주인’이었던 진보정의당은 즉각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안 전 교수와 노 전 의원이 통화는 했지만 노원병 출마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노원 유권자들과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오늘과 같은 방식이 많은 국민이 기대하는 안철수 후보다운 방식인지 의문”이라며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노원병은 유권자들이 선택한 노회찬 공동대표의 의원직이 사법부에 의해 짓밟힌 곳”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수렴하고자 정치복귀를 한다는 것은 환영하지만 첫 번째 선택지가 노원병이라는 것이 유감”이라고 지적하고, 안 전 교수 측을 향해 “일방적인 출마선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거듭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당사자인 노 전 의원은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연히 진보정의당의 서울 유일 지역구고, 오랫동안 노력해서 탈환했고, 지금 다시 출마를 해서 탈환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진보정의당 후보가 돼야 한다”며 “가난한 집 가장이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올 생각을 해야지 왜 집안 식구들 먹는 걸 뺏어먹으려고 하느냐”며 섭섭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천호선 최고위원도 TBS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정당이나 어떤 정치인을 보고 나와라, 나오지 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지만 “야당에서 정치의 양식이랄까 이런 것들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총선 당시) 상당히 압도적인 지지로 노 후보가 당선됐다”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과정이 얼마나 부당한지 여야를 떠나서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올챙이 시절’ 실수 철저히 보완해야
지난해 대통령선거 투표일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안 전 교수는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2개월여 동안 체류하며 송호창 의원, 금태섭 변호사 등 최측근들과 신당 창당, 재보궐선거 출마 등과 관련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10월 재보선 출마가 유력하게 예상됐으나 2개월도 남지 않은 4·24 재보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졌다.
기실 박근혜정부가 출범 초부터 ‘소통-정치력 부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안 전 교수가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할 경우 정치지형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동안 물밑에서만 거론되던 ‘안철수신당’이 등장할 경우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뿐 아니라 민주정의당 등 군소정당까지 ‘안철수 원심력’에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안 전 교수가 현실 정치의 원심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대선 당시 국민의 아쉬움을 샀던 ‘결단력 부족’ 이미지를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진중권, 노종면 등 친야권인사들의 비판을 받은 정치력 부족과 협상지연으로 지지층을 와해시킨 전략적 실수, 세련되지 못한 언론대책 등 ‘올챙이 적’의 한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물론 노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 후 노원병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는 진보정의당을 비롯한 야권과의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진보정의당은 노 전 의원의 부인이자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지선 씨의 출마를 검토하고 있으며,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도 후보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어 대선에 이어 야권단일화 성사 여부가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다음 편에 계속)
올챙이가 개구리 적 일을 기억할 수 있을까. 여간해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현실이 그렇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 명이었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4·24 재보궐선거 노원병 지역 출마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안철수의 진심캠프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전 교수가 새로운 정치를 위해 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며 “오전 중에 노회찬 전 의원에게 전화를 드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2개월 동안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10일경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힌 송 의원은 “그동안 정리한 입장과 그 밖의 자세한 말씀은 귀국 후 본인이 직접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안 전 교수의 출마 결심 배경이나 신당 창당, 노원병 야권후보단일화 여부 등과 관련해선 “안 전 교수가 직접 밝히는 것이 국민과 연대대상에 대한 예의”라며 말을 아꼈다.
불쾌한 노회찬 “왜 집안 식구들 먹을 걸 뺏나”
노원병의 ‘전 주인’이었던 진보정의당은 즉각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안 전 교수와 노 전 의원이 통화는 했지만 노원병 출마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노원 유권자들과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오늘과 같은 방식이 많은 국민이 기대하는 안철수 후보다운 방식인지 의문”이라며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노원병은 유권자들이 선택한 노회찬 공동대표의 의원직이 사법부에 의해 짓밟힌 곳”이라며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뜻을 수렴하고자 정치복귀를 한다는 것은 환영하지만 첫 번째 선택지가 노원병이라는 것이 유감”이라고 지적하고, 안 전 교수 측을 향해 “일방적인 출마선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거듭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당사자인 노 전 의원은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연히 진보정의당의 서울 유일 지역구고, 오랫동안 노력해서 탈환했고, 지금 다시 출마를 해서 탈환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진보정의당 후보가 돼야 한다”며 “가난한 집 가장이 밖에 나가서 돈을 벌어올 생각을 해야지 왜 집안 식구들 먹는 걸 뺏어먹으려고 하느냐”며 섭섭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천호선 최고위원도 TBS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정당이나 어떤 정치인을 보고 나와라, 나오지 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지만 “야당에서 정치의 양식이랄까 이런 것들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총선 당시) 상당히 압도적인 지지로 노 후보가 당선됐다”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과정이 얼마나 부당한지 여야를 떠나서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올챙이 시절’ 실수 철저히 보완해야
지난해 대통령선거 투표일 당일 미국으로 출국한 안 전 교수는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2개월여 동안 체류하며 송호창 의원, 금태섭 변호사 등 최측근들과 신당 창당, 재보궐선거 출마 등과 관련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10월 재보선 출마가 유력하게 예상됐으나 2개월도 남지 않은 4·24 재보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졌다.
기실 박근혜정부가 출범 초부터 ‘소통-정치력 부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안 전 교수가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할 경우 정치지형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동안 물밑에서만 거론되던 ‘안철수신당’이 등장할 경우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뿐 아니라 민주정의당 등 군소정당까지 ‘안철수 원심력’에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안 전 교수가 현실 정치의 원심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대선 당시 국민의 아쉬움을 샀던 ‘결단력 부족’ 이미지를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진중권, 노종면 등 친야권인사들의 비판을 받은 정치력 부족과 협상지연으로 지지층을 와해시킨 전략적 실수, 세련되지 못한 언론대책 등 ‘올챙이 적’의 한계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물론 노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 후 노원병에 대한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는 진보정의당을 비롯한 야권과의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진보정의당은 노 전 의원의 부인이자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지선 씨의 출마를 검토하고 있으며,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도 후보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어 대선에 이어 야권단일화 성사 여부가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