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글로벌 증시 호황 VS 국내증시 미온적

입력 2013-03-07 07:50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어제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제는 우리증시가 올라갈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기대가 많았다. 그러나 한국증시는 세계증시 중 다우지수 사상 최고치 기록에 대한 가장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한국경제에 대한 국내 예측기관들의 성장률 수정치가 나오고 있다. 이런 보고서 내용을 보면 대체로 정치권의 경제가 너무 중요한 시점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것이 한국증시가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한국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예측의 첫 번째 원인이다.

그동안 많이 지적해왔지만 정책적으로 글로벌 추세에 동조되지 못하다 보니 환율이 불리해 수출여건이 불리하다는 점도 한국증시와 경제를 어렵게 보는 요인이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 사건 이후 웬지 불안하다는 행오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이 지금 투자자의 심리나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활력을 많이 떨어뜨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우리 체감경기나 경제활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우리 증시가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경제에 대해 비관론이 나오는 요인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한국경제의 주력업종이었던 제조업에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나타나면서 조로화 이야기가 처음 나왔다. 조로화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 다시 나오는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경제 연령에 맞게 탄력도나 경제 활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경제연령에 비해 성장력이 너무 떨어지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조로화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2만 2000달러 내외로 추정된다. 2만 2000달러 정도의 경제발전단계에서 보면 정상적인 성장률, 다시 말해 조로화 우려가 나오지 않을 때 4~5% 성장은 유지해야 된다. 이것이 정상적인 수치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전년 동기비 기준 우리 성장률은 1.5% 내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제발전단계에 비해 성장력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20년 만에 조로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어제도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우리경제의 성장률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이러한 뉘앙스를 많이 풍기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뿐만 아니라 며칠 전 현대경제연구원에서도 한국경제의 중진국 함정 이야기를 특별보고서 형태로 내놓았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중진국 함정은 2006년 IMF가 연차보고서를 통해 많이 언급했었다. 최근 국내 예측기관들이 일제히 그 이야기를 하고 있어 중진국 함정 문제가 다시 한 번 한국경제에 화두가 되고 있다.

중진국 함정이란 경제발전단계에서 선진국 문턱에서 경제의 발전이 퇴보하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아르헨티나와 필리핀이 있다. 이것이 지금 한국경제의 실상이다. 정치권의 정부조직과 관련해 여러 논란이 되는 것을 일종의 화제거리로 상당히 즐기는 풍조가 있지만 한국경제의 지금 모습을 보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우리 여야 정치인들은 한국경제의 실상에 대해 해외와 국내에서 어떻게 보는지 알아야 한다. 대승적 차원에서 지금의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한때 1990년대 초반 세계를 이끌 것이라던 아시아의 국가들이 있었다. 대만, 싱가포르, 홍콩, 한국이 그것이다. 대만과 홍콩, 싱가포르의 성장세는 4~5%로 정상적인 성장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국가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샌드위치 상태이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성장 여건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그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4~5%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강력한 경쟁상대이자 세계경제 입장에서는 미국에 버금갈 수 있는 국가로 성장한 중국도 3분기에 7.4%에서 4분기에는 7.9%로 성장률이 증가했다. 1분기 중국경제의 성장률은 8%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과 증시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 중국 모두 거품이 우려될 만큼 굉장히 좋은 상황이다. 어제 중국의 부동산 관련해 강력하게 규제하는 국가도 이런 인접국가들이다.

한국은 어떨까. 증시도 좋지 않고 국민 재테크의 70%를 차지하는 부동산은 너무 안 좋고 경제도 안 좋다. 한국은 증시나 경기, 부동산 측면에서 우리와 밀접한 아시아의 다른 경쟁구도에서 떨어지는 트리플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지금 모습이다.

위기설이 발생하면 한 달 정도 지속된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나라에 위기설이 제기되어 왔다. 2009년부터 11월 위기설 등이 나왔지만 그 당시의 위기설은 한 달 정도 지속됐다. 2월에 위기설이 지속된 이후 3월까지 계속해서 위기설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분명히 우리의 위기판단지표를 보면 재정의 건전성이나 외환보유고가 너무 많아 조절할 만큼 상당히 좋은 여건임을 감안할 때 위기설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과거에는 길어야 한 달 정도 지속됐던 위기설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대목이다.

아직 경제부총리나 책임자가 확정되지 않다 보니 새 정부가 출범되더라도 이명박 정부 때 경제 각료들이 아직도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우스운 환경이 되고 있다. 지금의 경제에 대한 시각은 이명박 정부 경제 각료들의 시각이다. 계속해서 경제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시각에 대해 민간은 어떻게 볼까. 어제도 한국경제 성장률을 2.9%로 경제연구원에서 낮췄다.

대체로 3%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2.7%, 2.9%로 올해 예상치를 많이 떨어뜨리는 상황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같은 경제는 보는 시각도 공공기관과 민간의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 새 정부가 출범했으니 책임자를 빨리 교체해야 민간과 정부의 보는 시각이 통합될 수 있다. 그래야 우리경제의 정책 방향이 올바르게 갈 수 있고 어려운 점을 풀어나갈 수 있다. 경제 책임자들이 교체되지 않는 혼재 상태이다 보니 지금 한국경제의 앞날을 보는 시각도 어렵다. 이것이 부동산과 증시, 경제에서 트리플 디커플링 현상이 발생하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중간자 입장이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편입되느냐에 따라 한국경제의 위상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이것이 국제적인 시각이다. 또 우리 내부에서 보면 2%대로 성장률이 떨어졌다. 여기서 경제를 추스려 도약하지 않으면 중진국 함정의 우려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제2의 도약을 위한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정치권을 비롯해 모두가 대승적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가 상당히 중요하다. 사실 해외에서 보는 시각은 좋지 않고 우리 국민들은 굉장히 심각성을 느끼는데 정치권에서 풀어가는 모습을 보면 아주 기대 이하다. 정말 국민 입장에서 어떻게 경제를 보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정당의 이해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가장 우선순위를 따져야 한다.

다른 문제보다 단기적 측면에서 경기부양이 필요하다.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우리 성장 기반이 악화된 것이 문제다. 성장 기반이 악화될 때 정책 등은 투자활동을 할 때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이것을 풀어주지 못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 불확실하기 때문에 설비투자 등을 할 수 없다. 성장 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정책적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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