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악재 부담..코스피, 외국인 수급 주시"

입력 2013-03-22 09:35  

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키프로스 사태가 거의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키프로스 사태는 일단 우리 개장에 있어 악재로 반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련 내용을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통해 보자. 키프로스 은행 앞에 현금을 찾으려는 행렬을 패닉과 분노라고 표현하고 있다. 줄을 서서 예금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인데 은행 앞에 주차를 할 곳이 없어 차들이 빙빙 돌고 있다. 그런데 그마저도 가장 큰 대표 시중은행이 예금 지급을 정지했다는 속보다.

가디언지 라이브 섹션을 보자. 일부 은행은 현금이 바닥나 지급 거절 상태가 되어 있다. 은행 문은 여전히 닫혀 있다. ATM만 운영하면서 1인당 한 번에 400유로까지만 찾게 해주고 있는데 이것도 사람들이 여러 번 찾다 보니 현금이 바닥난 상태다. 키프로스 의회 표결은 원래 새벽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하루 더 연기됐다는 소식이다.

키프로스 현지 언론인 키프로스 통신을 보자. 모스크바 협상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올라탔고 이틀 간 머무르면서 러시아와 협상이 완전히 타결되기 전에는 모스크바를 떠나지 않겠다고 했는데 두 번째 협상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키프로스 중앙은항은 파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플랜B를 마련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긴 밤이 될 것이라는 키프로스 외교통상장관 EU 담당 사무관의 인터뷰 내용까지 나와 있다.

현지 전문가 의견을 키프로스 국립대학 금융전공 교수로부터 들어보자.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EU, ECB, IMF의 트로이카와 구제자금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이미 키프로스 내 외국인 투자자들은 비행기를 타고 떠났고 키프로스 경제는 어차피 데미지를 입은 상태다. 그런 차원에서 이제는 EU 협상만 가지고는 이런 혼란을 잠재우기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키프로스 은행 예금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도 일정 부분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 혹은 차관 내지는 원조를 지원해줘야 된다. 이제는 트로이카만의 도움으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러시아까지 지원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와 EU는 관계가 좋지 않다.

그렇다면 유럽연합의 입장은 무엇인가. 어제만 해도 서로 우리에게 도움을 받아가라, 구제자금을 우리에게 받아가라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EU도 막판 최후 통첩을 하고 나섰다. 월스트리트 저널이다. 기다리다 못한 유럽연합은 키프로스에 최후 통첩을 보냈다. 월요일까지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 구제자금을 곧바로 중단하겠다는 내용이 유럽연합으로부터 전해졌다.

월가 전문가, 금융시장 전문가의 인터뷰 내용을 보자. JP모간 자산관리의 유럽 담당 수석 투자전략가 시저 페레즈의 인터뷰를 보면 이번 키프로스 뱅크런 사태와 키프로스 은행 회생을 위한 자본 확충안은 수치화가 가능하고 충분히 계산이 가능한, 즉 돈만 있으면 다 때울 수 있는 리스크라고 규정했다. 엄청난 불확실성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뱅크런이 유로존 어떤 국가로든 전이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적다. 그러기 위해서는 키프로스 정부가 협상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든 구제자금을 다시 수혈받게 되어 이것이 시중은행에 공급이 되고 은행문을 다시 열어야 어떻게든 신뢰감이 회복된다.

이를 보다 보니 지난해 우리나라 저축은행 사태를 보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고객들에게 신뢰를 어떻게든 다시 심어주는 과정이든 정 불안한 사람한테는 큰 고객은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가라고 돈을 빼주면서 큰 고객은 어떻게든 유지하는 것이든 결국 돈이 든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돈이 어디에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거의 마지막 진통으로 치닫고 있고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시장 개장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결코 악재가 호재로 돌변할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아니다. 일단은 반영을 해야 한다.

조금 전 나온 가장 최근 소식을 보자. 유로그룹에서 성명을 냈다. 우리시간으로 밤새도록 유로그룹, 즉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컨퍼런스콜 관련 내용이다. 첫 문단에 키프로스 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신속한 대책을 마련만 해 준다면 유로그룹은 밤이든 낮이든 언제든 뛰어나와 즉각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웬만하면 들어주겠다는 급박한 심경이다. 지금 문제가 된 것은 은행세다. 예금을 건드리겠다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 기존 10만 유로까지는 원금 보장을 해주겠다는 안을 우리가 지켜주겠다는 것을 재확인한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10만 유로 미만의 서민 예금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경솔했다는 입장 표명이다.

성명서 내용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은 어떨까. S&P 선물, 나스닥 선물의 실시간 지수를 보자. S&P 선물지수는 0.09% 마이너스로 성명서에 대한 큰 반응은 없다. 나스닥 선물지수는 3대 지수 중 가장 큰 폭의 하락 마감을 했기 때문에 반등이 기대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1.5포인트 하락세를 뒤집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유로그룹과 키프로스의 사이는 시장에 무엇을 보러 와 서로 가격을 협상하는 상태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경솔하게 키프로스 사태에 대해 무조건 낙관적으로만 보자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 국채금리 차트를 보자. 키프로스의 큰형 격인 키프로스 은행권의 자금, 재무상황이 망가진 것도 그리스 채권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서다. 그리스 사태가 정점에 치달았을 때 1년 만기 국채금리가 40%까지 육박하다가 대책 마련이 나오면서 한 번 내려갔다가 다시 한 번 우려감에 올라가 지금은 거의 안정권인 10%대까지 내려와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와 스페인 국채를 가지고 돈을 많이 벌었다는 월가 금융사들이 있다. 주변에서 보면 손실이 날 때 나더라도 급등주 내지는 끼 있는 종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회사채의 경우 정크본드 등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키프로스 사태가 파국으로 갈 가능성은 여전히 적은 상태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개장을 31분여 앞둔 상황에서 한국증시와 관련된 내용이다. 닛케이지수와 연결시켜 보자.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 관련 증시에 대응하는 자산배분 전략은 거의 비슷하다. 일본, 중국, 한국증시가 작년에도 비슷하게 흘러왔지만 11월부터 디커플링이 일어나면서 이제는 닛케이가 올라가면 코스피 지수가 내려가는 역동 조화의 상황이다.

닛케이 지수가 꺾이는 시점이 코스피 지수의 본격적인 외국인 매수세 귀환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의 무자비한 양적완화를 꺾을 수 있는 것은 일본 내수 물가가 갑자기 튀어 오르거나 최근처럼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라 엔화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둘 다 뚜렷한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필요해 보인다.

MSCI 한국지수를 보자. 미 증시 하락폭보다 훨씬 큰 1.5% 하락 마감이다. 현재 외국인들의 투심은 코스피 지수가 1900대에 붙어 완전히 아래로 내려오기 전까지는 순매수로 돌아설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보고 있는 코스피 지수의 현실적인 현 주소는 1900대 완전 초반이라는 뼈 아픈 현실을 전한다. 우리 증시 오늘 개장하고 문을 여는 것에 있어 찬 공기에 또 한번 위축될 것이다. 장중에는 유로화 가치를 보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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