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人] 성공 노하우 공개하는 사업가가 있다?

입력 2013-03-25 13:38   수정 2013-03-27 18:00


[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송이 기자] "중국 가서 사업 한번 해볼까?"

불과 몇 년 전까지 `돈` 좀 벌어본 사람들이 하던 말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말은 듣기 힘든 말이 됐다. `중국에서 망했다`거나 `쪽박 찼다`는 말이 더욱 많이 들려온다. 중국의 화폐 가치가 우리의 원화가치보다 높아진 것도 한 몫 했지만, 중국인들의 정확한 `니즈` 파악에 소홀했던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둔다.

중국 관광객들은 "쇼핑하러 한국에 왔다"며 쇼핑 보따리를 한 가득 들고 중국으로 돌아간다. 마치 몇 년 전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을 방문했다가 들어오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의류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2000년 이후에는 중국 의류 패션 제품의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성장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나라다. 이러한 나라에서 중국인들을 상대로 개인 사업을 해 성공신화를 쓴 한국인 사업가가 있다. 그 주인공은 온라인 쇼핑몰 `금찌`의 박현영 대표다. `2013 동대문 패션 브랜드 페어` 현장에서 박현영 대표를 만났다.

▲ ‘노하우’를 공개하는 사업가?
박 대표를 만나는 날은 2013 동대문 패션 브랜드 페어가 열린 날이었다. 동대문 패션타운의 글로벌 마켓 입지 확립과 해외 바이어의 유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시와 동대문수출지원센터의 지원 아래 개최된 페어였다. 금찌는 중국 진출 성공사례로 이곳에 참여했다.

"중국에서 이미 성공한 노하우들을 다른 업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참여하게 됐어요. 동대문에서 성공한 사람들도 많지만, 힘든 사람들도 많아요. 동대문은 한국 패션의 중심이에요. 함께 힘을 보태 성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본래 사업가는 자신만의 `노하우`는 철저히 숨기는 법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자신이 직접 경험으로 깨달은 노하우를 다른 업체들에게 전수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작은 시장에서 먹이를 두고 다투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시장을 키워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 모두가 잘 사는 길이죠."

박 대표는 중국인 사업가가 한 조언 중 잊지 않고 마음 속에 새긴 말이 있다고 했다. "중국은 유명한 하나의 브랜드보다 유명하지 않은 100개의 브랜드를 원한다." 박 대표는 이 말에서 `중국에서 성공할 동대문 패션의 미래`를 봤다고 말했다.

"혼자 중국에 나가서 오프라인 매장을 내서 성공하기는 너무 힘들죠. 때문에 여러 브랜드들이 힘을 합쳐 함께 편집숍 형태로 나가게 된다면 중국인들의 `니즈`에 더욱 부합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라고 조언했다.

▲ 중국에서 브랜드로 인식되는 이유는?
"중국에서 금찌는 온라인 쇼핑몰이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됩니다."

박 대표는 "`금찌`여서 브랜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한다"며 중국에서의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 가치의 성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온라인 쇼핑몰이었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도 금찌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죠."

금찌는 중국에서 온/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갖고 있다. 특별히 중국에서도 온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이유를 묻자, 모든 옷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그는 답했다. 프랑스, 중국, 미국 어디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옷을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나타내 주는 온라인 시장의 강점이다.

중국은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고급제품을 중심으로 내수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방대한 내수시장 규모만 보고 무턱대고 덤볐다간 십중팔구 실패하게 된다. 아무리 중국에서의 니즈가 있었다 쳐도 쉽게 사업에 성공하기는 힘든 법이다. 박 대표에게 그 노하우를 물었다.

그는 “중국은 지역마다 색깔이 확실해요. 정확한 지식과 정보가 요구되는 시장이죠.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사업이 이뤄져야 해요"라고 먼저 말했다. 그리고 인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위 인맥도 많은 도움이 됐죠. 천군만마 박영호 대표가 중국 바이어들을 소개시켜주고 상해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도 도와줬어요. 인맥 없이 혼자서만 모든 것을 해 내기란 쉽지 않지요.”

▲ 셀 수 없을 정도의 매장 개수?
중국에 눈을 돌리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박 대표는 부끄러운 미소를 띠며 "무작정 `중국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뛰어들게 된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금찌 제품에 대한 니즈가 많다는 걸 알고서 중국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금찌는 중국 상해에 6개 정도의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갖고 있고, 편집숍으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입점해 있다. "저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건 보람이 없죠. 전 이 동대문 상인들과 힘을 합쳐 한국의 패션을 세계에 알릴 거예요." 박 대표는 끝까지 `노하우의 공유`를 강조했다.

songy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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