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새정부 경기부양책 발표 임박

입력 2013-03-26 07:40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최근 현황에 대해 트리플 디커플링이라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트리플 디커플링이란 세계증시나 부동산, 경기는 비교적 좋지만 한국만 유일하게 안 좋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지표도 안 좋지만 증시도 안 좋고 부동산도 안 좋고 경기가 좋지 않다면 지표경기와 더불어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또한 좋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제 15년 만에 부활된 경제정책장관회의에 이어 빠르면 28일에 종합적인 경기부양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우리경제의 앞날에 대해 비관하는 시각이 많다. 성장의 덫에 걸렸다, 2006년 세계경제 발전단계에 비해 경제 활력이 떨어졌을 때 발전단계가 퇴보하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IMF가 제시한 중진국 함정 문제, 부동산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경우에 따라 1990년대 일본상황과 비슷해 일본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런 용어들이 최근 한국경제에 심심치 않게 거론된다.
이렇게 된 것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지난 15년 동안의 한국경제를 보면 이러한 상황까지 빠지게 된 이유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과거 김대중 정부는 성장과 분배 중 분배를 우선했고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부는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경제정책다운 경제정책이 없었다. 경제정책의 무중력 상태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서 기업의 설비투자 같은 자본을 신진대사하는 작업들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경제활력을 위해 경제연령을 젊게 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없다 보니 우리나라와 달리 경쟁국들은 3%의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또 한국의 1인당 GDP가 2만 달러 초반일 때 적정 환율 수준은 4%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경쟁국의 3%와 우리 경제발전단계의 적정 성장률인 4%에 비해 2% 중반으로 가다 보니 경제의 탄력도가 떨어져 조로화 문제와 함께 성장의 덫, 중진국 함정, 일본화 문제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어쨌든 정책적인 측면에서 보면 위기 과정에서 정책 당국이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경기부양보다 균형화, 건전화에 중점을 둔 것, 통화정책 측면에서 돈을 풀었다는 이야기는 최근 몇 년 동안 듣지 못했을 것이다.
금리를 내리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경쟁국에 비해 금리 인하의 폭이 상당히 적다 보니 결과적으로 한국경제가 과거 좋은 점을 잃어버리고 지금 상태에서 증시나 부동산, 경기적인 측면에서 다른 국가와 다르게 가는 깊은 디커플링 현상이 나오는 것으로 본다.
특별한 대책은 위기상황에서 그렇게 많지 않다. 지극히 정상적인 대책이다. 다른 나라가 금융위기를 겪고 있을 때 그 경제의 책임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으로 대책을 추진하지 않겠는가. 비상대책이란 적극적인 대책을 뜻한다.
금융위기가 빨리 극복된 상태에서 지금은 성장의 회복세를 보이고 증시도 좋고 부동산도 좋지만 아직도 국민경제 입장에서는 아직도 체감하는 부분이 그렇게 높지 않다. 그러다 보니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에도 불구하고 각국이 국민들에게 보다 경제성과를 내주기 위해 경기부양책의 고삐를 죄는 것이 미국, 일본, 유럽, 중국의 모습이다.
다시 한 번 초반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서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종료로 부양책이 흐트러질 조짐이 일부 보이는 상태에서 국민들 입장에서 아직까지도 경기회복의 맛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다. 경기회복의 고삐를 죄고 있는 것이 우리보다 사정이 나은 각국의 모습이다.
모든 것을 망라한 대책은 우선순위가 결부되는 측면이 있다. 정책 여지가 그렇게 높지 않은 상태에서 보면 우선순위를 두어 국민들이 바라는 내용은 반드시 최우선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과거에도 종합적인 대책 하면 기대는 많았지만 펼치고 보면 국민 입장에서 바라는 내용들이 없었다. 최소한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체감경기가 좋지 않고 활력이 떨어졌다.
지금 상태에서 우리 국민들이 가장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까. 우리 국민들의 재테크 문화 중 75%가 부동산에 있기 때문에 부동산부터 띄우는 것이 좋다. 다소 무리가 된다고 해도 부동산 부분을 띄워 경제 활력부터 끌어올려야 한다. 박근혜 정부에서 정책 시그널을 줄 때 국민들이 반응을 잘 하면 동일한 정책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경제활력부터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부동산부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또 위기를 극복할 때 미국도 일본도 모두 내수보다 수출을 통해 위기돌파구의 활로를 찾았다. 한국경제 입장에서는 수출에 아주 익숙한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출에 무게를 두는 종합대책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본다. 또 지금은 경제 성과가 나오면 바로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왜냐하면 과거에는 정책 당국자를 위시한, 국민에 공치사를 하기 위한 경제정책이 많았다. 지표상으로 올라간다고 해도 정작 국민들 입장에서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경제 성과가 나오면 바로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고용창출과 같은, 특히 중하위 계층의 고용창출에 주력해야 한다. 생산이 되면 분배로 연결시키는 통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끔 그런 쪽에 중점을 두는 종합대책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종합대책이 발표될 예정이지만 국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많기 때문에 그것을 다 수용하려면 정책 여지가 많아야 한다. 그런데 정책 여지가 만만치 않다. 다소 무리를 두더라도 한국경제의 상황이 어려우니 어려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나중에 경제여건이 좋을 때 그 후유증을 처리하면 된다.
어제 현오석 부총리가 관련해 언급한 내용이 있는데 지금 여건에서 비교적 적당한 발언이었다. 역시 경기부양 효과가 큰 것은 재정정책이다. 한국의 국가채무는 GDP 대비 30%이기 때문에 재정이 건전한 상태다. 지금 상태에서는 건전화나 균형보다 추경 편성 등을 통해 재정지출을 증대시켜 재정 관련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
또 재정정책만 하면 안 된다.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해 통화정책을 강구하는 사람들이 대외여건이 좋으니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조금 더 지켜보자고 하면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항상 정책이란 폴리스 믹스가 협조가 중요하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서로 협조해 기준금리 인하 등을 통해 정책적으로 공론을 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한국경제의 훈기, 온풍이 돌기 위해서는 수출이 잘 되어야 한다. 이것을 통해 경기의 분위기를 확산시킨다는 측면에서 보면 환율은 적정 환율 이상을 유지해 수출을 증대시키는 모습이 필요하다. 추경편성 내지는 적자부채 발행, 기준금리 인하, 환율은 고환율 수준 유지 등의 내용을 최소한의 정책 수단으로 가져가야 한다.
이번 경제종합대책에 필요한 재원을 추경편성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됐다. 한 달 동안 인선 등의 문제로 제대로 된 경제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세수가 펑크나 추경편성이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또 어제 국세청장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벌써부터 세수가 펑크났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 측면에서 예산안이 전부 집행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예산이 없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것은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올해 예산안이 작년 5월부터 시작된다. 올해 예산안을 확정시킬 때 한국경제의 밑거름을 우리 성장률 4%로 봤다. 그런데 지금 성장률이 2% 중반으로 떨어지니 세수가 돌지 않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추경편성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작년의 경우 재정의 건전화, 균형화에 목적을 두고 올해 예산을 짰다. 그런데 경기부양 기조로 간다면 정부의 지출 요인이 많지 않겠는가. 그런 측면에서 추경편성이 필요하다. 정권 교체기에 예산안을 편성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예산안이 작년 12월 마지막까지 국민들을 혼탁하게 하면서 쪽지 예산 등으로 자기 지역구만 챙기는 국회의원들이 많았다.
그래서 제대로 된 예산안이 나오지 않다 보니 국민들 입장에서도 1분기가 지나지 않았는데 추경편성이 왜 나오냐는 의문이 나온다. 뒤늦게 정부정책을 이어가는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 보면 이전 정부가 균형을 중심으로 하고 4% 성장률의 과대 포장으로 짠 예산안 때문에 여러 가지 현안을 풀어가려다 보니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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