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헛된 희망' 키우는 소상공인 지원정책

입력 2013-03-26 16:22   수정 2013-03-26 20:07

<앵커>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한 창업 교육과 정책자금 지원이 오히려 소상공인에게 헛된 희망과 실망만 안기고 있습니다.
수강생 늘리기에만 급급한 소상공인진흥원이 자금 지원을 희망하는 소상공인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1인당 최대 5천만을 지원받을 수 있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

소상공인진흥원은 전국 지역센터에서 운영하는 창업교육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대출 신청 자격을 주고 있습니다.

새로 창업을 하거나,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 지원이 절실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대출 자격을 준다는 말에 앞다퉈 교육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자격을 갖추려면 교육을 12시간에서 20시간까지 수료해야 하는데, 자영업자로선 짬짬이 장시간에 걸쳐 교육을 받아야 시간을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을 투자해 교육을 받았는데도 자금 지원이 거부된 소상공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 발급을 위해 신용도를 조사했더니,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렵다는 겁니다.

<전화인터뷰> 소상공인 관계자
"등급이 되는지 안되는지 보고 교육 들으라는 게 아니다. 창업 교육을 이수하면 대출 자격을 주는 걸로 돼 있는데 참가하신 다음에 내가 요건이 안 됐었나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줄 알고 이미 추가로 금융권 대출까지 받아놓은 소상공인들은 더욱 난감합니다.

사전에 고지해줬더라면 헛된 희망도 품지 않았을 텐데, 소상공인진흥원은 홈페이지와 홍보물에 `대출 자격을 준다`는 말로 교육생을 끌어 모으고 있을 뿐입니다.

대출이 거부될 수 있다는 설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진흥원은 자금과 교육은 별개의 사업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소상공인진흥원 정책지원과 과장
"자금과 교육, 자금과 컨설팅은 별개다. 자금을 받으시려는 목적으로 교육을 받으시라는 얘기가 아니고"

지원 과정에 대해 설명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소상공인진흥원 정책지원과 과장
"자기가 듣고 싶은 부분에 포커싱 해서 들을 수도 있다. 프로세스가 정상적이라면 당연히 돈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보고 교육을 받으시라고 얘기할 것."

소상공인들은 진흥원이 교육 실적을 높이기 위해 감언이설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자금지원이 절실한 소상공인들을 도와줘야 할 기관이 실적 올리기에 혈안이 돼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떨어트리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완주 민주통합당 의원
"창업하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하지 않고 기관을 중심으로 한 평가인 것 같다. 낮은 신용등급을 갖는 분들은 아무리 열정과 노하우를 배웠다 해도 실제로 창업하기는 어려운 모순적인 정책이다."

대출 자격을 준다더니 뒤돌아선 별개의 사업이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소상공인진흥원.

영세 소상공인들을 쥐락펴락하며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채주연입니다.
(채주연 jychae@wowtv.co.kr / 박시은 separk@wowtv.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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