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임된 김재철 MBC 사장
[한국경제TV 조기성 기자] 김재철 MBC 사장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의해 26일 해임됐다. 방문진이 1988년 설립된 뒤 MBC 사장 해임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했다. 전체 이사 9명 중 5명(여2, 야3)이 찬성하고 4명이 반대했다. 방문진의 임원 선임권 침해, 운영제도 위반 및 공적책임 방기 등이 이유였다. 방문진은 여당 추천 이사 6명, 야당 추천 이사 3명으로 구성돼있다.
이로써 지난 2010년 MBC 사장을 맡은 뒤 두 차례 파업, 법인카드 유용 논란 등을 겪은 김재철 사장은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사장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가결된 해임안은 주주총회에서 의결돼야 하지만, 방문진이 전체 지분의 70%를 보유한 최대주주라 사실상 김 사장의 해임은 이날 확정된 셈이다. 주총에서 해임안이 통과되기 전까지 안광한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지난 3년여간 김 사장의 해임안은 세 차례나 상정됐지만 모두 부결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의 독단 경영을 참을 수 없다는 이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지난 22일 방문진과 사전협의 없이 계열사 임원 내정자를 전격 발표했다. 이튿날 야당 이사 3명뿐만 아니라 여당 이사 3명까지 김 사장의 해임안 상정에 찬성했다.
이사회에서 김 사장은 “방문진의 위임을 받은 사장으로서 도리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이사들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최강욱 이사는 “김 사장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한편 MBC 김재철 사장의 해임이 결정되자 후임 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BC 안팎에서는 안광한 부사장을 비롯해 황희만, 정흥보, 차경호, 구영회 등 MBC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방문진은 오는 29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사장 공모절차를 확정한다. 통상 서류 심사를 거쳐 3~5배수로 줄인 뒤 면접을 통해 내정자를 확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는 순서다. 신임 사장의 임기는 MBC 정관상 김 사장의 잔여 임기인 2014년 3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