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계속해서 금리동결을 외치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28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2.3%로 대폭 낮췄습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인정한 셈입니다.
하지만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분기 총액대출한도를 전분기와 동일한 9조원으로 유지키로 결정했습니다.
김중수 총재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FSB 아시아지역자문그룹회의에 참가해 공석인 상황에서 금통위가 총액대출한도를 만지기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정부가 올해 경기가 어렵다고 추경까지 이야기하면서 성장동력을 찾는 마당에 한국은행은 중소기업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총액대출한도를 동결함으로써 마치 정부와 반대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한은은 일단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총액한도대출제도 개선방안을 검토중에 있으며 검토 완료 후 금통위의 의결을 거쳐 발표할 예정"이라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한은과 정부의 일명 기싸움은 이미 지난 금통위에서 벌어졌습니다.
3월 13일 당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금리는 금통위가 결정하지만 경제인식과 방향성에 대해서는 경제회복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금통위는 보기좋게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시켰습니다. 이유는 마땅히 내려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은 더욱 심화됐습니다. 생각보다 경제회복이 빠르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민간 연구단체에서도 그러한 시그널을 여러차례 보냈습니다.
하지만 김중수 총재는 금통위 다음날 중소기업CEO 조찬 간담회에서 "저금리가 오래 지속되면 또다른 문제를 불러 올 수 있다"고 금리인하 요구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3월 20일 방송 `4월 기준인하 요구 확산` `한은, 국내 경제현실 외면하나`)
경제전문가들은 김중수 총재의 스타일에 대해서 엇갈린 평가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은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정의로운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보기도 하고 반대로 후배인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가기엔 자존심(?)이 상한것 아니냐는 상반된 생각입니다.
동기야 어찌됐던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4월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은 어느 때보다 크게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의 본연의 업무를 하는 것인데도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으니 여러가지로 뭔가 잘못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김중수 총재의 생각은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회복세가 지속되면 하반기에는 오히려 풀린 유동성을 다시 거두는 일이 더 부담스럽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김 총재가 이야기하는 "출구전략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금리를 인하하면 상황은 더 안좋아 질 수 있다는게 김 총재의 생각입니다.
더불어 정책공조라는게 예전처럼 거시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취약계층 지원, 저신용자 지원, 중소기업 지원 등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굳이 금리를 내리지 않아도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정책공조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총재는 지난 1,2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완화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점차 금리 인하쪽에 무게감을 두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김 총재가 누누히 이야기하던 글로벌 경제정책공조와 글로벌 경기상황이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재형 동양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ECB의 신재정협약이 흔들리고 있고 더불어 키프로스로 시작된 새로운 유럽 리스크가 점차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의 금리인하 압박, 그리고 글로벌 경기상황의 불확실성이 한국은행의 고집을 꺾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금리인하가 미치는 영향을 사실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오는 4월11일 금통위 어떻게 될까요?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