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위협 최고조‥코스피 영향은?

입력 2013-04-04 09:28  

출발 증시특급 1부-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시장이 받을 리액션을 생각하면 특집으로 코너를 꾸미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어제 밤새 CNN, 블룸버그 등 외신 방송을 봤는데 심지어는 우리를 따라했는지 한반도 지도를 그려놓고 북진계획까지 심각하게, 밤새도록 북한 문제를 다뤘다. 시장의 반응도 예외가 아니었다.

CNN머니 마감브리핑을 살펴보자. 전세계 금융권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뉴욕증시 마감브리핑에 드디어 북한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북한발 리스크에 미 증시가 급락을 했다. 그냥 외신도 예외가 아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을 보면 북한 관련 기사가 관심기사 1위, 아래에 내려가면 전부 북한 관련 내용이다.

로이터 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봐도 역시 월가가 털썩 주저앉은 것은 바로 북한 때문이다. 이런 것 자체가 국내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보기에 좋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무엇이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이 경우는 아니다. 왜냐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증시 입장에서도 잔인한 4월 4일이 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을 보자. 오늘 미 증시 안 그래도 숨고르기가 필요했던 시점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과 이에 반응한 미 국방장관 발언이 문제가 됐다.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리얼하고 클리어하다는 표현을 썼다. 분명하면서도 실질적 위험 상황에 인식됐다며 앞에서 이야기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괌에 전격 배치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전형적인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일었고 이에 미 증시 전 업종 모두 하락 마감했다. 미 증시 10개 구성업종 전부 하락 마감했다.

금요일 고용지표가 중요하다. 오늘 ADP 민간고용보고서가 예상을 밑도는 부진한 결과를 나타내자 이틀 뒤 정부 공식 보고서에 대한 우려도 한발 앞서 나왔다. 또 장중 속보로 나온 것은 샌프란시스코 연준총재 존 윌리엄스가 올해 여름 정도면 연준 양적완화의 가장 중요한 키를 잡고 있는 고용이 뚜렷한 회복 기조를 나타낼 것이고 이때부터 슬슬 준비를 해 연말에는 연준이 기존 양적완화를 정리할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도 미 증시 하락세를 부추겼다.

오늘 미 증시에서는 거래량이 평소보다 10% 가량 많은, 그야말로 거래량이 실린 대량 매도세가 쏟아졌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록히드마틴, 제너럴 다이내믹스, BAE시스템 등 미국의 방산주는 이런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강세를 나타냈다.

또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총기규제안 때문에 워싱턴에서 상당한 로비 능력을 갖추고 있는 무기거래 회사들이 내심 불편했을 텐데 혹시라도 이번에 북한을 타깃으로 자신들의 매출 증대를 위한 이상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의 관점에서 보기에 그렇다. 어제 F35 전투기 60대 주문 소식이 나오면서 전투기 만드는 회사와 무기를 만드는 회사가 시장에서 올랐다. 이는 우리에게 결코 좋은 이슈가 아니다.

민간 연구소들의 첩보성 보고서들이 쏟아지고 있다. 로이 인스티투트는 국제정세 전문연구기관이며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이다. 로이 인스티튜트는 북한 내부 소식통에서 입수한 정보를 이용해 북한이 대륙 간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고 거의 준비가 되어 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이라는 첩보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는 여기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부정하거나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지만 현재 미국과 호주 등 우방국들과의 미사일 방어 공조 시스템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한 금융권의 반응을 보자. 외국계 하우스뷰를 보면 긴장상황이 최고조에 달해 있고 여기서 더 가면 다 끝나는 것이다. 벼랑 끝 전술이 벼랑을 한 발짝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도이치 뱅크 리서치 보고서를 보면 사실 북한의 위협과 도발은 시장에 익숙할 수도 있는 재료이지만 2009년 이래 처음 개성공단이 잠정 폐쇄를 했고 2007년 2월 가동을 멈췄던 영변 핵 시설이 재가동되는 등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자고 있는 밤새도록 미국과 유럽에서는 북한 관련 소식들이 뉴스를 온통 장식했고 5년물 CDS 프리미엄과 달러 대비 원화환율도 6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한국증시가 전세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만큼은 사실이라고 내용을 정리했다.

도이치 리서치에서 공개하는 대한민국 5년물 CDS 스프레드를 보자. 최근 레벨업이 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동안 많이 내려왔었는데 전처럼 높은 수준은 아니더라도 약간 올라가고 있는 반응이다. 그렇다고 우리만 이런 것은 아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일본도 멀쩡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이 올라가고 있다. 미국과 북한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에게도 부담이 된다. 중국의 CDS 프리미엄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동북아 전체의 안보리스크로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이를 매도 같이 맞는 것이 낫다고 해야 할까, 이만큼 위협의 강도가 세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이렇다.

중국과 일본 관련 내용을 신화통신을 통해 보자. 지금 현실이 현실이고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신화통신에서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특집면을 편성하고 있는데 솔직히 아예 새로운 내용은 없다.

지금 긴장상황에 대해 북한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약간의 편들기를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전쟁준비에 전념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경제개혁 특위 등을 구성하는 움직임, 표리부동한 스탠스라는 점을 들었다. 미국에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특별한 입장표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보자. 예상과는 달리 북한 소식이 아닌 생소한 이름이 헤드라인에 올라와 있다. 관방장관이란 우리나라의 옛 정무장관에 비유될 수 있다. 각 부처를 모두 관할하는 총리실의 기능을 가진 내각이다.

바로 이런 위상을 가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 총리의 양적완화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기왕 할 것이라면 대담한 양적완화를 해도 좋겠다며 현재 이틀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구로다 일본중앙은행 총재의 첫 회의에 힘을 실어줬다. 이것도 약간의 반사이익이 우리나라에 보여질 수는 있겠지만 좋은 뉴스는 아니다. 일본의 양적완화를 내각, 야당, 여당이 모두 한 목소리로 밀어붙이자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오늘 같은 날 좋은 이유는 만무하다. 0.91% 내렸는데 지금 상황이 급박한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적은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57.91이다. 더 이상 빠질 곳도 없는데 58선이 1900대 초중반이라면 58이 깨졌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 지금 외국인들의 투심은 1900 초반도 의미 없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58선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인이 돌아서는 것, 매도세 진정도 이때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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