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세계는] 국제 금값 급락‥배경은?

입력 2013-04-15 09:00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난 주말을 계기로 나라 안팎의 상황에 변수들이 상당히 많아지고 있다. 많은 변수 중 금값의 폭락세가 가장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의 상품시장을 보면 국제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가 붕괴되어 1476달러까지 떨어지고 있다. 1년 반 전에는 금값이 상당히 많이 상승했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미국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며 국제 금값이 1936달러까지 되다 보니 이때 전망은 2000달러가 넘을 것이며 경우에 따라 3000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했다. 30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과 당시 1936달러에 비해 지금 1476달러까지 폭락했으니 슈퍼 리치들이 밤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금값 동향을 볼 때 여러 가지 금과 관련된 상황을 본다. 세계 금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것은 인도다. 인도에서 올해 초 인도의 금에 대한 관세를 상당히 높였다. 당시 14%에서 18%까지 대폭 올렸다. 고관세를 통해 수입 억제책을 썼다. 한편 인도의 재정사정이 상당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고관세를 취하면 관세 수입에 의해 재정을 충당할 수 있다. 세계 30%로 세계금융시장의 큰 손에 해당하는 인도의 수익 기대 때문에 인도의 금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금값이 폭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유럽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긴박하게 전개됐다. 오늘은 금값의 폭락이 워낙 컸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주중에는 유럽의 상황에 대해 점검하겠다. 키프로스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지금 키프로스 은행이 가지고 있는 금을 대폭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취하며 공급과잉이 심화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었다.
지난 주말 미국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주간 단위로 보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 투자자들의 성향이 지금은 위험자산으로 급격히 선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의 상징격인 금을 버리는 행위 등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금 시장의 공급과잉 상태가 누적되면서 향후 전망도 상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금 금 시장의 공급과잉 상태나 인도의 수입이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북한 사태나 지정학적 위험, 미국의 달러 위상 등을 감안해 금값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 물론 변동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떨어지면 일시적으로 오를 수는 있다.
추세적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금에 대한 예측이 비교적 정확한 골드만삭스의 전망을 보면 올해, 내년의 전망치는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다. 현재는 1467달러인데 올해 전망은 1545달러다. 지금 15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는데 올해 전망치가 1545달러로 가면 지금 수준보다 회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올해 1분기 금값이 1600달러 이상이었으니 평균치로 보면 앞으로 1500달러 밑으로 갈 것을 감안한 금값의 평균치다.
내년의 전망치도 원래는 1490달러 정도로 봤으나 골드만삭스의 전망치는 1350달러다. 굉장히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12년 동안 유지해온 금값의 슈퍼 사이클 국면이 종료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이것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보통 원자재 가격 관련해 세 가지 용어가 있다. 하나는 슈퍼 사이클 국면이다. 물론 원자재 가격은 변동폭이 있지만 추세적으로 보면 1999년 이래로 12년 동안 금을 비롯한 귀금속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강세 국면이 지속됐다.
슈퍼 사이클이란 가격의 상승 구간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용어는 슈퍼 스파이크다. 힘이 센 배구선수가 스파이크를 하면 보통 사람들에 비해 속도가 1.6, 1.7배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금을 비롯한 원자재의 가격이 상승할 때 강한 스파이크와 마찬가지로 가격 상승세가 급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원자재 가격의 특성을 보면 금을 비롯해 오를 때는 모든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 오를 때 같이 올라간다는 의미로 퍼펙스 스톰이라고 한다. 지금은 슈퍼 사이클 국면도 종료되고 슈퍼 스파이크 국면도 마무리되며 퍼펙스 스톰으로 최근 금을 비롯한 귀금속 가격이 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 가격도 많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전망이 나오면서 슈퍼 사이클 국면이 종료될 것이라는 시각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북한 사태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본다면 국제 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금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국내 금융시장은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예상만큼 많이 받지는 않는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북한이라는 언급을 했었다. 보통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 성취하는 사람들은 아주 나쁘게 보인다. 마찬가지로 게임 이론에서 보면 다른 국가를 배려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 챙기면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북한 사태가 터지니 우리나라의 슈퍼 리치를 중심으로 골드바가 아주 많이 판매됐다. 국제사회에서 이미 북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금값이 떨어지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사태에 따라 은행의 정기예금을 인출해 골드바를 사는 사람들이 무척 많고 현금을 벽장 속에 가두는 모습이다. 금값이 1476달러로 폭락함에 따라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 최근 조세피난처로서의 한국의 이용도를 보면 세계 3위 정도가 된다는 것이 매스컴에 보도됐다. 이런 것이 국제탐사언론인협회에서 이미 명단을 입수해 이것이 밝혀질 때는 어떻게 될 것인가, 본인이 그 명단에 속해 있을지 여부를 고민하며 밤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또 북한 사태, 지하경제 등으로 세금 강화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슈퍼 리치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그 중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금값과 조세피난처로서 한국을 이용했던 사람들의 명단이 밝혀지지 않을까다. 이것이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보다 더 큰 우려사항이다.
금값이 폭락하고 2011년 9월부터 가격이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공교롭게도 가격의 하락에 한은이 금 보유를 90톤 정도 늘렸다. 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히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돈은 3.75g이다. 그러므로 90톤을 돈으로 따져보면 대단히 많은 규모이고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 2011년 7월은 금값이 하락하는 시점이다.
그 이후부터 올해 3월까지 무려 90톤을 매입하고 있다. 가격 하락기에 매입분이 이보다 훨씬 많지만 손실액만 따지더라도 약 3300억 원에 해당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의 국고를 낭비한 것이다.
한국은행에서는 외환보유액의 다변화 측면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금의 가격이 하락할 때 금의 보유를 늘린 것에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자기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보고서는 잘못된 것이다.
금값의 하락세나 금리 동결과 관련해 영향이 적다는 시각을 보이는 것은 상당히 잘못되어 있다. 자신의 이익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금 하락기에 90톤 정도를 늘리면 손실분이 3300억 달러 생기고 이는 국부의 낭비다.
금값의 하락은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국제통화질서의 문제다. 2010년 미국의 금융위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되지 않을까, 제2의 중심통화로 전락하지 않겠는가, 브레튼 우즈 체제가 약화된다는 의견이 있었고 로버트 졸릭 등은 금본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학계에서도 금본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당시에도 금본위제를 도입하는 것에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봤다.
금본위제의 필요성을 제기하더라도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로버트 졸릭 등의 사람들이 주장한 금본위제를 도입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됐을까. 금값이 15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대단히 큰 혼란을 초래했을 것이다.
최근 금값이 폭락함에 따라 소로스 등의 사람들이 안전자산의 기능이 폭락했다, 없어졌다고 하면 졸릭 등 금본위제를 주장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쥐구멍이 커 보일 것이다. 금본위제 도입을 주장했던 사람들의 입지가 상당히 약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금값 폭락에 따라 국제통화질서는 다시 한 번 미국 중심의 브레튼 우즈 체제가 재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엔저 문제나 원화 문제 등과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것이 금값 폭락에 따라 국제통화질서에서 단순한 재테크 이외의 통화질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금값의 향후 향방은 주목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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