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스크·환율 '이중고'‥증시 돌파구는?

입력 2013-04-15 09:35  

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 지난 금요일 우리나라 증시는 또 한번 힘들었다. 바로 할리데이 리스크 때문이었다. 우리가 증시를 닫고 주말에 쉬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외국계, 기관 투자자들이 미리 주식을 팔아 현금을 보유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주말에 아무 일이 없었다.

오늘 정도면 되돌림이 나올 수 있는데 폭이 얼마인지 생각해 보다가 미국증시와 해외이슈에서 답을 찾았다. 미국 재무성에서 우리나라의 환율 스트레스를 제거할 만한 재료가 나왔고 북한 관련 시나리오도 미국에서 조금 더 이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오늘 국내증시의 외국인 투심까지 체크해보자.

먼저 로이터 통신의 지난 금요일 마감브리핑을 보자. 우리나라 장 마감 후 그날 밤에 미 증시 금요일장이 열렸다. 약간 겸손한 표현인 것 같기도 하고 우리 입장에서는 약올리는 것 같기도 한 제목이다. 지난주 미국의 어닝 시즌이 개막했는데 대부분 기업들이 실적 호조를 기록하면서 예상치를 많이 내려놓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어쨌든 예상치를 상회한 실적이 대부분이었고 미 증시 주간 단위로는 사상 최고를 몇 번 경신했지만 금요일만큼은 숨 고르기로 끝났다는 설명이다. 아무리 읽어봐도 오늘 당장 우리증시에 적용할 재료는 보이지 않는다.

미 재무성이 의회에 직접 제출한 자료를 보자. 오늘 제목이 대북리스크와 환율 이중고다. 이중고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힌트를 찾아볼 수 있겠다. 월요일 바쁜 시간에 품위유지를 위해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주제가 국제경제, 외환시장에 대한 것인 만큼 시장 관점에서 주목할 이슈가 있는지 찾아보았다.

서머리에는 미국경제 회복세와 고용, 주택, GDP 성장에 대한 평가가 들어있고 대체적으로 괜찮다며 치하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중간에 아시아 주요국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환율 민감도가 너무나 높다 보니 최근 환율 불안에 따라 중국 등 수출 중심 국가들이 조금 걱정이라는 오지랖 내지는 이제는 팔을 걷어 붙여야겠다는 스탠스가 느껴지고 있다.

그러면서 이야기하기를 이 모든 것이 다 일본 때문이다. 일본의 양적완화 때문이고 이것 때문에 아시아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것인데 일본의 장기불황 탈피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원인은 무조건 일본이라고 냉랭하게 설명을 달았다.

게다가 재무성이나 외교문서, 연준 회의록 등은 상당히 행간의 의미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양적완화에 대해 아주 주도면밀하게 앞으로 미국이 관찰하겠다는 압박이 들어 있다. 이 수위가 상당히 중요하다. 남의 나라 통화정책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모니터하겠다는 것은 상당한 압박이 들어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전망이 있다. 역시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최근 엔화 대비 원화환율이 너무 많이 떨어져 이것이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미국정부의 일본 양적완화에 대한 스탠스는 그야말로 부채의식이었다. 예전 플라자 합의 당시 엔화환율을 세게 건드렸다가 일본이 20년을 헤매고 있으니 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의 부채의식일 수도 있고 미국도 재정적자가 워낙 크다 보니 현재 미국 국채를 중국 다음으로 일본이 전세계에서 제일 많은 투자자 위상에 올라 있는데 일본을 이런 엔젤 투자자로 대우해주는, 자신들의 부채를 의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이 갑자기 이것은 너무 심하다,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는 스탠스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필드의 의견을 들어보자. 시장의 평가를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차트를 통해 보자. 지난 일본의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 이후로 급등했던 환율이 지난 금요일 미 의회 보고서 이후로 상승분의 3분의 1 정도를 급하게 반납한 상태다. 여기에 대한 현지 외신의 평가를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보자. 미국이 나선다는 것이 중요하다.

미 재무성의 의회 업무보고에서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강도가 세다고 언급하면서 중국, 한국 등 주변국 환율 하락폭이 지나치다는 점에 착안해 미국이 더 이상은 강 건너 불 보듯 놔둘 수 없다, 이제 우리가 나서서 제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도했다. 우리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씁쓸한 것이 있다면 북한 문제도 그렇듯 환율 문제까지도 미국의 손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현지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를 보자. 쏘시에떼 제네럴의 글로벌 투자전략가 키트 저크스의 의견이다. 이번 미국의 입장 표명은 일본중앙은행 양적완화 의지 전반에 대한 저격, 시비로 평가가 가능하다며 모든 사람들이 일본의 장기침체 탈피 노력만큼은 지지하지만 미국이 엔화 가치가 더 이상 절하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일본 현지 반응을 보자. 닛폰생명보험 리서치 센터 수석 경제학자의 의견이다. 최근 일본 엔화 약세는 미국이 감내하려고 당초 마음먹은 수준에 비해서는 아니지만 속도에 있어 조금 위협적이었다고 할 만했다. 쉽게 말해 달러당 100엔 정도까지는 사전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다.

문제는 이것이 너무 빨리 달성되려고 하니 미국이 갑자기 경계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일본은 엔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경제성장 강화와 재정건전성 제고를 목표로 한 제대로 된 통화정책 기조를 보여줘야 될 시점이 됐다. 다시 말해 그러기 전에는 여기서 더 이상 추가 엔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로 볼 수 있다.

오늘의 주제는 환율과 대북리스크다. 북한 관련 내용을 CNN을 통해 보자. 이제 북한 사태가 종결되는 수순으로 가는 데 있어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압축했다. 종결 시나리오는 김정은이 원하는 것, 한국과 미국이 함께 원하는 것,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세 가지로 압축이 된다.

첫 번째, 김정은이 원하는 것이다. 일단 북한은 최근 위협의 수위를 낮추지 않고 핵으로 포장된 자신들의 군사력을 중동, 즉 이란이나 파키스탄 등 다른 국가로까지 과시하려고 할 것이다. 이미 한국 주식시장은 망가졌고 한미일과 중국도 여기서 더 이상의 한반도 긴장 수위가 올라가는 것을 원치 않는 입장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이미 북한이 이긴 게임이고 이제는 북한이 갑의 입장에서, 즉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놓고 원하는 바를 아주 서서히 이야기를 꺼내려고 할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다. 최근 북한의 위협으로 자연히 한미일 군사 동맹 기조가 강화됐고 이 상황에서 미국의 각종 첨단 군사장비들이 한반도에 와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데 중국이 여기서 찍 소리를 하지 못하는 입장이 됐다. 결국 중국이 이상하게 소외되어 버렸다는 것에 중국이 그동안의 동맹국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북한에 전력, 식량 같은 원조를 끊는 식으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세 번째, 앞서 언급했듯 기어코 북한이 사고를 치고 주변국이 북한을 응징하는 시나리오다. 이런 전면전은 일단 확률이 가장 낮고 그 파급효과가 워낙 무서운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배제하겠다. 그러므로 앞에서 살펴본 첫 번째, 두 번째 시나리오 중 하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주식에 대한 선호 경향을 나타낸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주 2, 3일 정도 외국인이 환매수나 숏 커버링을 통해 매수로 들어온 것을 하루 만에 반납해 3.15 하락을 하루 만에 나타냈다. 이것을 할리데이 리스크로 반영한 것도 있지만 오늘 당장 외국인이 할리데이 리스크가 제거됐다고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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