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송이 기자] 김치를 먹어보면 그 집 밥맛에 믿음이 가고, 헬스장 트레이너가 몸이 좋으면 믿음이 가듯 피부가 좋은 아티스트는 왠지 실력도 좋을 것만 같다.
시세이도 방성훈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멀리서 본 그의 첫 느낌은 ‘아기 피부’였다. 뽀얗고 하얀 피부가 어찌나 곱던지, 정말 아기 같은 피부를 갖고 있었다. ‘남자가 이렇게 고와도 되나?’라는 생각과 함께 부러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이 남자, 피부에 상당히 신경 쓰는 남자다. 아기 같은 순수한 모습이지만 메이크업에 대해서는 2등이라면 서러울 정도로 전문가였다. 그의 피부 관리법을 들을수록, 역시 피부만큼이나 믿음이 간다.
▲ 아기 피부의 비결, 바로 클렌징
“클렌징에 많은 비중을 두는 편이에요.”
남자라면 귀찮아 할 클렌징에 대해 방성훈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클렌징은 피부 관리의 첫 걸음”이라며 클렌징의 중요함에 대해 얘기했다.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눗기를 완벽하게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피부 관리의 두 번째 비법으로 ‘적량’을 꼽았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그날그날 다른 양을 얼굴에 바른다. 더욱이 크림 같은 경우, 많이 바르면 피부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잔뜩 바르는 사람도 많다. “좋은 화장품을 더 많이 바른다고 해서 피부가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에요. 화장품에 적힌 사용법대로 적량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라고 그는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용법’을 꼽았다. 사용법 또한 적량만큼이나 제각각이다. 하지만 사용법도 화장품마다 다르기 때문에 화장품을 구매할 때 아티스트가 알려준 방법이나, 화장품에 적힌 그대로 사용해줘야 효과가 높다고 전했다. 갑자기 아이크림 사용법에 대해 궁금했던 기자가 “아이크림은 어떻게 바르는 것이 좋은가요?”라고 묻자 그는 그 질문을 할 줄 알았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아이크림은 눈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눈과 가까이 바르면 눈에 크림이 들어가기도 하고, 주름이 더 잘 생기니 눈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당기듯 발라주세요.”
▲ 꼬마 요리사,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다
“저는 남에게 무엇인가를 해주는 걸 좋아해요. 참 뿌듯하거든요.”
방성훈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어릴 적 꿈이 요리사였다고 전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 밑에서 컸던 그는 아버지에게 요리를 많이 해드렸다고 했다. “아버지가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 유명 호텔의 요리사가 돼 사람들에게 행복한 맛을 전하고 싶었죠.”
그러나 20살이 되던 해 백화점에서 시연을 하던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매료돼, 방성훈 아티스트는 무작정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메이크업을 누군가에게 해준다는 것도 정말 뿌듯한 일이더라고요. 메이크업 시연에 나가 사람들에게 메이크업을 해 드리고 난 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이건 거의 중독같아요."
▲ 남자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하면 보통 여자를 떠올리기가 쉽다. 하지만 막상 메이크업 아티스트 인터뷰를 다녀보면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다. 여자와 메이크업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지만, 남자 아티스트들은 접근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방성훈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자리 잡을 수 있던 이유는 남자이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한다.
무슨 말인지 갸우뚱하는 기자의 표정에 그는 “습관이라는 거 참 무섭잖아요. 여자들은 매일 자기 얼굴에 메이크업을 하니까 그게 습관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그 방법이 잘못된 경우도 있거든요. 남자들은 해본 적이 없으니까 기초부터 배우게 되거든요. 백지와 같은 거죠.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게 더 편하잖아요”라며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었다.
▲ 피부 좋은 남자의 파우치는 뭔가 다르다?
아기같이 피부가 좋은 남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평소에 무엇을 쓸까 궁금해졌다. 여자들처럼 파우치에 선크림부터 미스트까지 가득 담겨져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의 파우치는 소박했다. 선크림, BB크림, 향수, 구강청결제 뿐이었다.
"역시 피부는 타고 나는 거죠?"라는 기자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며 자신도 피부커버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원래는 선크림밖에 바르지 않았는데 BB크림을 한번 바르고 나니, 멈출 수가 없더라고요. 마법의 아이템인 것 같아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songy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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