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리듬체조 월드컵 '은메달'‥한국선수 최초

입력 2013-04-29 07:38   수정 2013-04-29 09:20

손연재(19, 연세대)가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리듬체조 선수가 국제체조연맹(FIG)이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 종목별 결선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2013 FIG 리듬체조 월드컵시리즈` 종목별 결선 리본과 곤봉에 출전했다. 전날 열린 개인종합에서 손연재는 두 종목에서 모두 5위에 올라 8위까지 주어지는 종목별 결선 출전권을 따냈다.

리본 결선 진출자 중 손연재는 8번 째로 매트에 등장했다. 올 시즌 자신의 리본 프로그램 곡인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블랙스완`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의상을 선택했다. 영화 `블랙스완`에서 나탈리 포트만이 그랬던 것처럼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발로 리본을 공중으로 던져 잡아내면서 연기를 시작한 손연재는 자신의 장기인 `포에테 피봇`을 능숙하게 구사했다. 손연재가 시도한 `9회전 포에테 피봇`은 심사위원과 관객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남겼다. 전체적으로 큰 실수도 없었다.

손연재는 결국 17.483점을 얻었다. 개인종합에서 받은 17.233점보다 높은 점수다. 리본 우승을 차지한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17.850)에 이어 전광판에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역사상 첫 리듬체조 월드컵 은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손연재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은 `9회전 포에테 피봇`이다.

한 쪽 다리를 들고 재빠른 동작으로 턴을 하는 이 동작은 많은 선수들이 구사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9회전이나 하게 되면 난이도가 급상승해 완벽하게 소화하는 선수가 드물다. 이번 결선에서 손연재는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게 9회전을 마무리했다. 정교한 기술 구사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자신만의 기술이 없었던 손연재에게 날개가 달린 셈이다.

한편, 전날 막을 내린 이번 대회 개인종합에서 손연재는 최종합계 67.700점으로 9위를 달성했다. 이달 초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9위에 오른 것과 동일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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