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직장의 신’ 캡처)
[한국경제TV 유병철 기자] KBS2 수목드라마 ‘직장의 신’의 주인공은 분명 미스김(김혜수)이다. 그런데 지난 밤 시청자들은 고정도(김기천) 과장에게 주목했다. 고과장이 누군가. 그는 사무실 한편에서 주전부리나 즐기며 허허실실 사람 좋은 웃음만 날리던 투명인간 같은 존재 아니었던가.
지난 8회분에서는 주인공이 아닌 구영식(이지훈) 대리와 5년차 계약직 박봉희(이미도)가 사내커플 1호로 신고식을 치르더니 9회 ‘당신의 인사고과는 안녕하십니까’ 편에서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던 고정도 과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회사 내 그 누구도 놓치지 않고 그들의 사연을 좇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직장의 신’이 갖고 있는 공감과 힐링의 힘이다.
29일 방영분에서 날아든 비보. 각 부서별 인원감축을 예고한 가운데 마케팅영업지원부의 만년과장 고정도(김기천) 과장의 이름이 권고사직 리스트에 올라온 것. 이에 장규직(오지호) 팀장과 무정한(이희준) 팀장이 고과장을 구하기 위한 미션 수행에 본격 돌입했다. 이들에게 고과장은 만년과장이 아니라 신입시절부터 함께 해온 마음씨 좋은 대선배이기 때문이다.
두 팀장이 생각해 낸 고과장 구출 방법은 이렇다. 상위 1%를 위한 와이장의 야심찬 신제품 기획 아이디어를 고과장의 기획안으로 올려 그의 숨은 능력을 입증시킨 뒤, 권고사직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전략. 둘의 마음을 읽은 듯 고과장이 최고급 소금 자염을 신제품 아이디어로 제시하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자염의 장인 옹아집 옹을 설득해 계약까지 성사시켜야만 비로소 일을 추진해볼 수 있는 상황.
장규직 팀장과 무정한 팀장은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까지 대동해 옹아집 옹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기업체에서 왔다고 하니 호통에 물세례까지 얹어 문전박대해 버리는 옹이다.
고과장 구출은커녕 신제품 기획도 수포로 돌아갈 상황이다. 위기는 하지만 기회다. 산달을 앞둔 며느리가 진통을 시작하면서 미스김의 능력이 빛을 발하게 된 것. 124개의 자격증을 소지한 미스김. 조산사 자격증도 갖고 있었다. 이내 산파로 분해 침착하게 아이를 받아내는 데 성공한 미스김. 옹아집 옹의 얼어붙은 마음도 눈 녹듯 녹아내렸다.
그렇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아직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옹아집 옹이 와이장 식품과 계약을 체결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또 계약이 성사돼 기획안이 고과장 이름으로 올라간다 해도 고과장의 권고사직이 철회 여부는 미지수다.
과연 “큰 딸 시집보내고, 막내딸 대학 졸업할 때까지만 회사를 다니는 게 바람”이라는 고정도 과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한솥밥을 먹던 직장동료가 하루아침에 반 강제적으로 퇴사해야하는 상황, 실제상황이라면 대개가 가슴아파하면서도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마련. ‘직장의 신’엔 전우애 버금가는 동료애가 있어 다행이지만 동료들이 발 벗고 나선들 고과장의 사직을 막을 수 있을까. 냉혹한 현실과 동료애의 승리, 과연 운명은 어느 편으로 기울까.
옹아집 옹의 최종 결정 그리고 권고사직 위기에 처한 만년과장 고정도 과장의 운명은 30일 밤 10시 KBS2 ‘직장의 신’ 10회에서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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