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규제완화인가"

박병연 부장 (부국장)

입력 2013-05-06 16:05  

<앵커>
정부와 새누리당이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라는 종합선물세트를 내놨지만 경제계는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기업활동을 옥죄는 새로운 규제 법안이 국회에서 속속 통과되고 있는 데, 소소한 규제 몇 개 풀어준다고 투자를 늘릴 수 있겠냐는 것입니다. 박병연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박근혜 정부가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해 ‘규제완화’ 카드를 빼들었지만, 경제계는 논평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경제민주화 핵심 법안들이 국회에서 일사천리로 통과되고 있는 데, 규제 한 두 개 풀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겠냐는 게 재계의 속내입니다.

<전화인터뷰> 재계 고위 관계자
“최근 정부가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서 기업들의 투자 애로요인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회가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비추어 볼 때 손톱 밑의 가시를 뽑고 투자를 방해하는 대못을 박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나마 관심을 모았던 수도권 규제 완화도 다른 지자체들의 반발로 대책에서 빠졌습니다.

‘규제완화’는 역대 정부 출범때 마다 등장한 ‘단골메뉴’ 였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에 크게 못미쳤습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실행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신뢰를 얻어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인터뷰> 현오석 경제부총리 (4.29 경제관계장관회의)
"투자 대책은 단발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조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정부가 내놓은 규제완화 대책으로 12조원에 이르는 기업투자가 일어날 것이란 점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기업투자가 일자리 창출이나 가계소득 증가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정책조합이 필요하다는 게 경제계의 의견입니다.

<인터뷰> 안현호 무역협회 부회장
“이 문제는 정말 솔직하게 접근하면서 산업정책, 노동정책, 교육정책, 복지정책을 아울러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리고 한 번 세운 정책은 지속성 있게 추진해야 겨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말 현재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의 현금 유보율이 1400%를 넘어섰습니다.

기업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본금의 열 배가 넘는 돈을 곳간에 쌓아놓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규제완화가 민간투자 촉진과 소비 증가, 경기 회복으로 연결되기 위해선 조세정책과 노동정책, 복지정책 등 수 많은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합니다.

기업투자 활성화 대책이 당근 몇 개 던저주는 단편적인 정책으로 끝나서는 약대 정권의 실수를 다시 한 번 되풀이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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