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26편. 인생은 면접의 연속이다.
요즘 TV에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참 많다. 인터뷰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당연히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토크쇼다. 요즘에 제일 좋아하는 토크쇼는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릎팍 도사〉다. 이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를 꼽자면 나는 ‘질문과 경청’이라고 하고 싶다.
인터뷰를 잘하기 위한 요소 중 제1순위는 질문이다. 질문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그 인터뷰의 질이 달라진다. 〈무릎팍 도사〉에서 강호동은 시청자들이 출연자에게 가장 궁금해 하는 것만 골라 정확하게 질문한다. 출연자 입장에서는 답변하기 까다로운 질문을 피하고 싶고, 지상파 프로그램이니만큼 한없이 민감한 질문을 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진행자인 강호동은 그 경계에서 정말 필요한 부분만 콕 짚어내 질문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보조 진행자 및 시청자까지도 모두 출연자에게 집중시키고, 과연 어떤 답변을 할까 기대하게 만든다. 이는 편집의 묘미까지 더해져 흥미진진한 광경을 연출한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음지에서 떠돌고 있던 루머들을 이끌어내어 진실인지 아닌지 파헤친다는 점이다. 수많은 연예인이 이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신을 둘러싼 소문들에 대한 진위를 밝혔다. 지상파 방송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뒷방의 쑥덕거림은 사라지고 진실만 남는다. 그렇게 속 시원하게 진위를 밝힌 출연자의 얼굴은 한결 밝아 보이기까지 한다.
이는 전적으로 진행자 강호동의 능력이다. 질문을 하고 답변을 이끌어내는 그만의 포스를 눈여겨보라. 사실 인터뷰어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있어 참가자에게 어느 정도 부담감과 긴장감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답을 수월하게 얻을 수 있다. 일종의 기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사이의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기 싸움은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재미다. 강호동은 진행자로서 그 기 싸움의 농도를 잘 맞추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비즈니스 면접에서도 벌어진다. 압박 면접 같은 것이 그 대표적 예다. 압박 면접은 보다 긴장된 분위기를 유도함으로써 좀 더 솔직하고 본질적인 지원자의 모습과 성향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무릎팍 도사〉를 떠올려보자. 허를 찔리는 질문에 출연자들은 내심 당황해하면서도 절대 주저주저하지 않는다. 곤란한 표정을 지을지언정 솔직하게 답변한다. 그리고 그러한 면이 시청자에게 호감을 준다.
<무릎팍 도사〉의 또 다른 미덕은 바로 경청이다. 원하는 답변을 모두 이끌어내고 나면 진행자 강호동은 출연자의 기를 살려주는 질문을 반드시 한다. 모두가 듣고 싶어 하는 과감한 질문을 한 후에는 출연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한다. 즉 발언권을 출연자에게 넘기는 것이다. 출연자가 이야기하는 대로 적절한 추임새도 넣고 맞장구도 치며 출연자를 철저하게 주인공으로 만들어준다.
나는 이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순서가 거꾸로 되었다면 어땠을까? 시청자도 외면하고 출연자도 외면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을까? 출연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꿈, 삶의 역경, 영화나 앨범 홍보 등과 같은 다양한 이야기는 전반부에 있었던 충격적이고 날카로운 질문 덕에 신뢰를 얻은 것이다. 마치 드리블과 패스가 절묘하게 이뤄지는 듯한 구성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비즈니스 면접도 이와 유사하게 진행된다. 면접관은 대체적으로 중요한 핵심 질문 몇 가지를 던진 후, 어느 정도 지원자에 대한 판단이 되어갈 즈음 부수적인 질문을 넣음으로써 지원자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자 한다. 그러니 질문의 중요도도 다를 수밖에. 중요한 질문에는 어설프게 답변하고, 부수적인 질문에만 공을 들인다면 성공적인 면접은 될 수 없다. 명확하게 중요한 질문들은 공을 들여서 확실하게 면접관을 설득시켜야 한다.
다만 면접을 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모의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이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면접관이 어려운 질문만 던지고 지원자가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질문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실제로 많은 경우가 그렇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준비해온 것은 하나도 묻지 않고, 대답하기 어렵고 황당한 질문만 한다. 그럴 때 지원자는 더더욱 위축된다. 이럴 때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제발 내가 아는 것 좀 물어봐주세요’라는 표정과 몸짓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을 저평가하게 만드는 질문만 나왔다고 생각한다면, 면접이 끝날 때쯤 1분 정도 간결하고 호소력 있게 자신이 가진 강점과 능력을 전달하자.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머릿속이 뒤죽박죽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면접이고 인생이다. 시험 볼 때 내가 공부한 데에서는 한 번도 안 나왔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험은 최선을 다해 치르고 나와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하다 못해 찍은 문제라도 운 좋게 맞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인생은 면접의 연속이다.!
<정경호 엔학고레 소통아카데미 대표>
요즘 TV에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참 많다. 인터뷰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당연히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토크쇼다. 요즘에 제일 좋아하는 토크쇼는 강호동이 진행하는 〈무릎팍 도사〉다. 이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이유를 꼽자면 나는 ‘질문과 경청’이라고 하고 싶다.
인터뷰를 잘하기 위한 요소 중 제1순위는 질문이다. 질문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그 인터뷰의 질이 달라진다. 〈무릎팍 도사〉에서 강호동은 시청자들이 출연자에게 가장 궁금해 하는 것만 골라 정확하게 질문한다. 출연자 입장에서는 답변하기 까다로운 질문을 피하고 싶고, 지상파 프로그램이니만큼 한없이 민감한 질문을 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진행자인 강호동은 그 경계에서 정말 필요한 부분만 콕 짚어내 질문을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보조 진행자 및 시청자까지도 모두 출연자에게 집중시키고, 과연 어떤 답변을 할까 기대하게 만든다. 이는 편집의 묘미까지 더해져 흥미진진한 광경을 연출한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음지에서 떠돌고 있던 루머들을 이끌어내어 진실인지 아닌지 파헤친다는 점이다. 수많은 연예인이 이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신을 둘러싼 소문들에 대한 진위를 밝혔다. 지상파 방송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뒷방의 쑥덕거림은 사라지고 진실만 남는다. 그렇게 속 시원하게 진위를 밝힌 출연자의 얼굴은 한결 밝아 보이기까지 한다.
이는 전적으로 진행자 강호동의 능력이다. 질문을 하고 답변을 이끌어내는 그만의 포스를 눈여겨보라. 사실 인터뷰어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데 있어 참가자에게 어느 정도 부담감과 긴장감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답을 수월하게 얻을 수 있다. 일종의 기 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사이의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기 싸움은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재미다. 강호동은 진행자로서 그 기 싸움의 농도를 잘 맞추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비즈니스 면접에서도 벌어진다. 압박 면접 같은 것이 그 대표적 예다. 압박 면접은 보다 긴장된 분위기를 유도함으로써 좀 더 솔직하고 본질적인 지원자의 모습과 성향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무릎팍 도사〉를 떠올려보자. 허를 찔리는 질문에 출연자들은 내심 당황해하면서도 절대 주저주저하지 않는다. 곤란한 표정을 지을지언정 솔직하게 답변한다. 그리고 그러한 면이 시청자에게 호감을 준다.
<무릎팍 도사〉의 또 다른 미덕은 바로 경청이다. 원하는 답변을 모두 이끌어내고 나면 진행자 강호동은 출연자의 기를 살려주는 질문을 반드시 한다. 모두가 듣고 싶어 하는 과감한 질문을 한 후에는 출연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한다. 즉 발언권을 출연자에게 넘기는 것이다. 출연자가 이야기하는 대로 적절한 추임새도 넣고 맞장구도 치며 출연자를 철저하게 주인공으로 만들어준다.
나는 이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순서가 거꾸로 되었다면 어땠을까? 시청자도 외면하고 출연자도 외면하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을까? 출연자가 말하고 싶어 하는 꿈, 삶의 역경, 영화나 앨범 홍보 등과 같은 다양한 이야기는 전반부에 있었던 충격적이고 날카로운 질문 덕에 신뢰를 얻은 것이다. 마치 드리블과 패스가 절묘하게 이뤄지는 듯한 구성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비즈니스 면접도 이와 유사하게 진행된다. 면접관은 대체적으로 중요한 핵심 질문 몇 가지를 던진 후, 어느 정도 지원자에 대한 판단이 되어갈 즈음 부수적인 질문을 넣음으로써 지원자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자 한다. 그러니 질문의 중요도도 다를 수밖에. 중요한 질문에는 어설프게 답변하고, 부수적인 질문에만 공을 들인다면 성공적인 면접은 될 수 없다. 명확하게 중요한 질문들은 공을 들여서 확실하게 면접관을 설득시켜야 한다.
다만 면접을 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모의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이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면접관이 어려운 질문만 던지고 지원자가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질문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실제로 많은 경우가 그렇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준비해온 것은 하나도 묻지 않고, 대답하기 어렵고 황당한 질문만 한다. 그럴 때 지원자는 더더욱 위축된다. 이럴 때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제발 내가 아는 것 좀 물어봐주세요’라는 표정과 몸짓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을 저평가하게 만드는 질문만 나왔다고 생각한다면, 면접이 끝날 때쯤 1분 정도 간결하고 호소력 있게 자신이 가진 강점과 능력을 전달하자.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머릿속이 뒤죽박죽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면접이고 인생이다. 시험 볼 때 내가 공부한 데에서는 한 번도 안 나왔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시험은 최선을 다해 치르고 나와야 한다. 그러다 보면 하다 못해 찍은 문제라도 운 좋게 맞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인생은 면접의 연속이다.!
<정경호 엔학고레 소통아카데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