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신 마지막 회까지 모두가 주연이었던 드라마

입력 2013-05-22 21:09   수정 2013-05-22 21:21


▲ 직장의 신 마지막 회

[한국경제TV 연예뉴스팀] ‘직신’에 조연은 없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 마지막회까지 대한민국 직장인의 자화상을 그려낸 배우들. 그들은 모두 주인공이었다.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과 장규직(오지호) 뿐 아니라 정주리(정유미), 무정한(이희준), 금빛나(전혜빈), 계경우(조권), 고정도(김기천), 황갑득(김응수), 박봉희(이미도), 구영식(이지훈), 오지랑(송지인), 연다라(이소윤), 신민구(나승호) 등 모두가 직장의 신 마지막회까지 주인공이었다.

이들은 마치 직장인들이 매일 출근 도장을 찍듯 촬영장에 나갔다. 역할의 비중과 관계없이 사무실에 존재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구영식 역의 이지훈은 “주인공 스케줄처럼 움직인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거의 일주일에 4~5일은 출근했으니까”라고 말했다. 주연급 배우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금빛나 역의 전혜빈은 자신의 트위터에 재치 있게 “등 연기 중”이라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미스김도 때론 업무 중인 모습으로만 카메라에 잡혔다. 조권과 김기천은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도 출근중”, “지금은 퇴근중”이라고 쓰며, ‘직신 출퇴근’을 알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팀워크가 남달랐고, 연기 호흡이 최고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배우들의 공통된 이야기. 예컨대 5년차 계약직 사원 박봉희를 연기한 이미도는 극중 커플인 구영식(이지훈) 대리와 사실상 유일한 애정신인 ‘버스신’을 찍을 때 기대 이상의 호흡에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평소 티격태격하던 둘이 버스 안에 나란히 앉아 태중의 아이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해하던 장면. 리허설 없이 단 한 번에 촬영을 마쳤을 정도로 연기 호흡은 최상이었다는 후문이다.

주연 배우를 중심으로만 돌아가는 기존 드라마와 달리 ‘직장의 신’에선 만년과장 고정도 과장에게도 임산부 5년차 계약직 사원에게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고정도 과장을 연기한 배우 김기천은 “만년과장 고과장 덕에 만년 무명을 벗을 수 있었다”며 “딸들이 고과장 때문에 아빠를 이해했다고 그러더라. 가족들이 좋아해서 더 기쁘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이미도를 비롯한 송지인, 이소윤 이른바 계약직 트리오도 화제가 됐다. 스스로를 비정규직 배우라 일컫는 이들, ‘직장의 신’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부각되기 힘들었을 이들이 여러 매체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배우로서 일보 전진해나가고 있다. 첫 회부터 직장의 신 마지막 회까지 모두 등장했지만 대사 한 줄 없는 배우도 있었다. 박진욱, 강장덕. 우리 삶에도 그런 이들이 꼭 존재하듯이. 하지만 그들 또한 주인공이었다.

덕분에 함께 웃고 울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너무도 리얼해 어디에선가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살아있는’ 캐릭터들. ‘직장의 신’ 마지막회까지 이어진 드라마 속 이야기가 현실의 삶과 접점을 찾기까지 리얼 캐릭터와 그들의 살아있는 연기가 시너지를 발휘했다.

‘직장의 신’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그토록 잘나가던 정사원 에이스 팀장 장규직이 한 번의 실수로 좌천하기도 하고, 계약직 신입 정주리의 기획안이 공모전에서 입상하기도 하고, 도령 같은 무정한(이희준)이 할 말 다하다 상사에게 찍히기도 하는 등 어느 누구에게도 예측 가능한 삶이란 없는 법이다.

대한민국 직장인들과 취준생, 그리고 그 가족들을 울리고 웃긴 힐링 드라마 직장의 신 마지막은 끝까지 눈물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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