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中 PMI 부진, 일본 증시 타격"

입력 2013-05-24 10:05   수정 2013-05-24 10:45

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미국증시는 상승 반전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낙폭을 많이 줄이면서 마감했다. 어제 일본증시가 완전히 망가졌고 국내증시도 억울한 매도세를 맞았기 때문에 오늘 밤 미국증시가 진짜 중요한 본선무대라고 생각을 했는데 정작 미국의 반응은 의외로 의연했다.

여기에 어떤 투심이 들어있었는지 로이터 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그리고 HSBC PMI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일본이 7% 넘게 빠졌을까. 아시아시장과 상품시장에서 구리, 금속 모두 초죽음이 되었는데 HSBC PMI가 어떻게 나왔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또 어제 닛케이 지수 급락에 대한 일본 현지의 반응과 이를 국내증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까지 살펴보자.

로이터 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어제 중국 PMI에 대한 우리증시, 일본과 아시아 증시의 과민반응도 있었지만 미국도 역시 여기에 따라 하락출발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월부터 계속해서 큰 폭으로 하락하던 추세를 연장해 이번 주에도 역시 뚜렷하게 감소한 정황에 대해 월가의 반응은 희망적이었다.

어제 연준 출구전략에 대한 필요성 제기에 대해 분명히 근거가 있는 것이고 고용시장 개선 추세가 생각보다 뚜렷하다는 차원에서 어제만 해도 연준 출구전략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에 집중했던 월가가 오늘은 약간의 안도감을 확보했다.

HP효과는 무엇일까. 개별이슈로 언급되고 있다. 휴렛팩커드는 국내 태양광에 거의 비할 정도로 한동안 많이 힘들었던 기업이다. 이유는 전통 PC 업황의 사양길이라는 악재와 테마 때문이었다. 이 휴렛팩커드가 실적전망을 상향했다는 소식에 해당 주가는 17% 상승하면서 52주 신고가에 도달했다.

이 휴렛팩커드가 속한 다우지수, 같은 업종인 기술주들이 미 증시 하락을 방어하는 지원군의 역할을 했다. 휴렛팩커드 일중 차트를 보자. 실적목표를 어제 했는데 이 자리에서 향후 가이던스를 높여 잡았다. 턴어라운드 기대감이라는 월가의 평가다. 상, 하한가 제한폭이 없는 미국에서 17.1% 장중에 상승을 한 것이다.

다음으로 52주 차트를 보면 10달러까지 내려갔다가 겨우 올랐다. 이것이 예전에는 거의 애플에 버금가는 기술주의 첨단 우량주라고 했는데 골이 깊은 만큼 산이 깊게 올라가고 있다.

우리나라 증시 관련주에 적용하려고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의 전통 PC 관련주는 다 망했거나 차트가 꺾인 상황이다. 그러으로 PC 보안 관련주나 부품주 관련 접점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중국 HSBC PMI가 얼마나, 어떻게 나왔는지 함께 보자. HSBC 측에서 직접 제공한 자료다. ISM 제조업지수도 그렇지만 HSBC PMI라고 하면 과학적이고 있어 보이는 느낌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HSBC는 우리나라의 은행에서 발간하는 PMI, 구매관리자지수다.

HSBC는 회사이름이고 PMI는 기업의 내부 살림을 맡고 있는 구매관리자들에게 전화나 설문을 통해 요즘 경기가 어떠냐고 물었을 때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수치로 만든 심리지표에 불과하다.

보통 PMI를 가지고 전문가들이 나와 50 이상이면 경기확장국면이고 50 미만이면 경기수축국면을 의미한다고 해 과학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 50이라는 숫자는 설문에 응답한 기업 구매관리 담당자 가운데 긍정적으로 답한 사람의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고 하면 50 이상인 것이고 그렇지 못했으면 50 미만이다. 생각보다 아날로그 방식이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 제조업 PMI가 이번에 예상을 못 미친 것은 물론이고 7개월래 최저치이며 50선을 내려갔다. 현재 제조업 경기에 대해 어떻게 느끼냐는 심리 설문응답에 대해 반 이상의 사람들이 별로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래서 어제 아시아 증시는 물론이고 구리, 금속 같은 상품시장을 뒤흔든 악재가 됐다. 이 PMI 지수는 상해지수와 매우 비슷하다. 저점을 3번에 걸쳐 힘겹게 확인하고 반등하고 있는데 갑자기 꺾이고 있다.

세부항목은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신규주문, 고용, 미출하재고, 원료구매 등 거의 모두가 축소, 감소다. 여기에 향후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신규주문의 경우 5월에 줄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이 넘어 방향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HSBC PMI를 평가절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일부 샘플이라도 실제 제조업체를 가서 주문량, 고용, 재고물량을 수치로 확인해 지표를 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설문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격이다.

중국 현지의 반응을 보자. HSBC PMI가 50을 밑돌고 아시아 증시는 동반 악재였다고 하면 중국이 제일 많이 빠졌어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았다. 항상 역설적인 반응이다. 지표가 좋지 않으면 시진핑 정부에서 조금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것도 하방을 견고하는 다져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이다. 닛케이 지수는 7.32%가 하락했다. 일본은 요즘도 점심시간에 휴장을 한다. 1시부터 3시까지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 특히 마지막 1시간인 오후 2시에서 3시까지는 1000엔 가까이 빠졌다. 닛케이 지수 급락에 대해 일본도 어제 식겁했을 것이다.

어떤 이유 때문에 일본 우량주들의 주가를 평균으로 더한 지수가 7% 넘게 빠졌는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을 통해 보자. 어제 닛케이 지수 7% 급락한 것에 대해 어떻게든 진화 노력 내지는 표정관리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어제 하락은 중국 PMI도 있었지만 일본경제의 펀더멘탈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닛케이 지수가 14000엔대에서 급하게 올라온 것에 대한 반작용이다.

그리고 월가에서 한참 문제가 됐던 HFT, 초고속 시스템 매매 역시 낙폭확대에 기여한 만큼 일시적이었다는 의미를 두고 있다. HFT가 장 마지막 1시간 동안 집중됐다는 것인데 트레이딩 시현 자료를 보니 방향성이 흐지부지하고 횡보할 것 같을 때는 아니다. 방향성이 한쪽으로 정해지면 1초에 8번, 최소호가 단위로 주문이 쏟아져 들어가 방향성을 확대하고 과장된 흐름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아시아 증시와 달리 월가가 어제 중국 PMI, 차이나 쇼크에서 의연하게 선방한 이유는 이것 때문으로 본다. 블룸버그 통신을 보니 골드만삭스에서 중국을 응원했다고 한다. 이 골드만삭스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 각국 중앙은행 몇 명을 배출한 출신으로 자타공인 최고의 아이비다.

그런데 우리시간으로 화요일 새벽에 나온 뉴스 중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이 2006년에 매입해 최근까지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대 자금규모인 중국 공상은행 지분을 갑자기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를 가지고 월가에서는 골드만삭스한 뭔가 냄새를 맡았다고 봤는데 정말 이틀 만에 중국 PMI가 재앙 수준으로 나왔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말이 많았다.

골드만삭스의 회장 로이드 블랑페인은 적극적으로 기자회견에 나서 인터뷰를 했다. 중국 공상은행 지분을 매각한 것은 사실인데 이것은 갑자기 중국에 등을 돌린 것이 아니므로 확대해석하지 말고 선행매매라고 몰아세우지 말라고 했다. 앞으로도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준비한다는 견지에서 여러 가지 수단으로 계속 중국에 투자할 것이고 지금도 비중이 큰데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어쨌든 중국 PMI 우려감을 눌러놓았다.

MSCI 한국지수를 통해 국내 외국인 투심을 예측해보자. MSCI 한국지수와 코스피 지수에는 갭이 있었다. MSCI 한국지수가 한참 많이 낮았는데 그런 만큼 어제 같이 시장이 불안정한 날 갑자기 급락을 하면서 갭을 메웠다.

오늘도 역시 외국인들이 지금 현재 지수대에서 저가매수에 들어온다기 보다 일본증시 어제 7% 하락폭에서 얼마큼 줄이면서 출발하는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일본이 더 빠진다면 오랜만에 롱숏에 따라 국내증시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그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신중한 대응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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