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회장이 남긴 숙제...이순우號 과제 산적

최진욱 기자

입력 2013-05-30 15:07   수정 2013-05-30 15:56

<앵커>
감사원이 우리금융지주와 자회사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감사원은 낙하산 회장 한 사람에게 집중된 과다한 권한 때문에 발생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목했습니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최진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감사원은 우리금융이 낙하산 인사와 방만 경영으로 경쟁 금융지주사에 비해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의를 표명한 이팔성 회장 한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된 것이 원인이었다는 결론입니다.

감사원은 지주회사의 통합리스크관리가 미흡해 2008년 이후 대손비용만 연간 평균 2조 원 이상 발생했고, 비은행 자회사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자회사 간 시너지 추진도 부족해 경영성과가 부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투입된 공적자금 13조원을 감안하면 주가도 최소한 1만5,555원 이상이어야 하지만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회장이 자회사 인사에 직접 개입하거나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면서 권한을 남용한 부분에 대해서도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우리은행은 성과급을 715억원이나 부당지급한 사실이 적발됐고, 광주은행은 MOU 목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고 우리투자증권은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했다며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서 징계를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늦은감이 있지만 이른바 4대 천왕으로 불린 낙하산 회장 아래서 벌어진 모든 후유증을 총망라해 국내 금융지주의 현 주소를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이에 따라 회장으로 내정된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어깨도 훨씬 무거워졌습니다. 1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민영화를 성공시키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입니다.

이 내정자는 자회사 경영이나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며 회장의 권한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계열사 CEO들의 지휘 책임 하에 경영을 하는 것이 맞다. 회장이 일일이 간섭하거나 지배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또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흐트러졌던 직원들을 추스려 영업력 훼손도 막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취임 직후 자회사 CEO교체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인 경영체제로 빚어진 총체적 난국과 신속한 민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이 내정자가 잡을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한국경제TV 최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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