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배우라고 불러야 될까? 감독이라고 불러야 될까? 영화 ‘마이 라띠마’(유지태 감독, (주)유무비 제작) 연출을 맡은 유지태(37)를 보며 3초 간 고민에 빠졌다. 결국은 뒤죽박죽 왔다갔다 했다. 입에 붙은 배우라는 말, 그리고 지금은 감독으로 선 그. 그래서 ‘배우 겸 감독 유지태의 첫 장편영화’라는 타이틀을 ‘마이 라띠마’에 붙여주게 됐다.
이 작품은 세상이 등 돌린 외로운 두 남녀 수영(배수빈)과 마이 라띠마(박지수)의 고독한 사랑이야기다. 세상 앞에 겁 없이 도전한 수영과 큰 꿈을 안고 한국에 온 태국 여성 마이 라띠마, 이들은 우연히 동행하게 된다. 단편적으로는 사랑만 있다. 그래서 어쩌면 지루할 것만 같다. 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결국 사람이 사는 이야기, 지금 이 시간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보따리를 풀고 나니 더욱 궁금해지지 않는가?
◆ “산세베리아, 이주 여성 글 속에서 발견했죠”
주위를 살펴보면 이주 여성들이 꽤 많다. 어딜 가도 쉽게 어눌한 한국말을 들을 수가 있다. 세계는 지구촌이라는 말이 제대로 실감난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지 않게 이주 여성들에 대한 편견을 느낄 수 있다.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어느 한 구석,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든다. 이주 여성에 대한 이야기에 유지태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국적도 태국이라고 ‘콕’ 집었다. 우리 주위에 태국 이주 여성은 좀처럼 보기 드문데 말이다.
“이주민들 사이에서 태국이 상대적으로 잘 사는 편이에요. 차별받는 시선, 억압받는 현실이 중요했지 국적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이 작품을 빈틈없이 만들 수 있는 상황에 태국 여성이 있었어요. 현실적인 고민을 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죠. 당초 제목이 ‘산세베리아’였어요. 이주 여성이 썼던 글들이 영화에 많이 녹아들었죠. 국적이 태국으로 확정되면서 ‘새로운 삶’이라는 뜻의 ‘마이 라띠마’가 최종 제목이 됐어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 속 최고의 성공을 꼽자면 배우 박지수가 아닐까? 외적인 이미지만 봐도 놀라운데 어눌한 한국말과 유창한 태국 말이 더욱 관객들을 자극한다. 여기에 겁탈신과 베드신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배수빈과의 겁탈신은 삭제됐다. 유지태의 판단 때문이었다. 극 중에서는 삭제됐지만 유지태의 기억에는 재미있는 신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수영과 마이 라띠마가 상경을 하는 과정에서 수영이 겁탈을 하는 신이 있었어요. 초반에 마이 라띠마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던 수영이 점차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잖아요. 마이 라띠마에 대한 수영의 시선이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런데 그 장면을 넣으니 수영이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인간형처럼 보이더라고요. 정말 예쁘게, 장난기가 넘치게 찍힌 신이었는데 편집해버렸어요.”
◆ “저, 연기 하고 있어요”
작품에 출연한 배수빈 박지수 소유진(영진)은 감독 유지태에 대한 질문에 ‘인간 유지태’에 대해 털어놓았다. 사실, 바쁘게 돌아가는 촬영장에서 이성을 꽉 붙잡고 배우를 한없이 배려하는 감독이 많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유지태에 대한 평가는 꽤 좋았다. 별점 다섯 개가 모두 채워질 것만 같았다. 역시 연기를 하고 있는 감독은 달랐던 걸까? 유지태는 자신에 대한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저요? 좋은 감독이에요.(웃음) 아무래도 배우로서 연기를 하고 있는 감독이다 보니 연기자에게 맞추려고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촬영장에서 배우가 연기를 하기 위한 과정을 기다려주는 분들이 잘 없잖아요. 하지만 전 연기를 해봤고, 배우에 대해서도 잘 아니까 이해를 하는 과정이 쉬웠어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촬영을 하다 보니 화기애애해져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니까요. 절 믿고 따라온 분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문득, 배우 유지태로서의 삶도 궁금해졌다. 2010년 영화 ‘심야의 FM’ 이후 도통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사람. “도대체 연기는 언제 할 건가?”라고 물었더니 억울하다는 듯 “나 작품 하고 있다”고 오히려 큰 소리(?)치는 게 아닌가. 대중들은 그렇다. 활발하게 활동할 때는 ‘그러려니’ 하다가도 어느 순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이 배우 어디 갔지?’하고 생각하니 말이다. 다르게 해석한다면 대중들은 감독 유지태도 물론이거니와 배우 유지태를 원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오는 10월 개봉될 영화 ‘더 테너’ 촬영에 한창이었어요.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영화 ‘인류자금’ 특별출연 때문에 바쁘기도 했고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고 후반부에는 계속 외국에 나가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6개월 동안 고작 9일만 우리나라에 있었네요. 아내에게 안 미안하냐고요? 같이 가자고 해도 자신만의 일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게 힘들어요. 올해는 조금 적당히 바빴으면 좋겠네요.(웃음)”
min@wowtv.co.kr
이 작품은 세상이 등 돌린 외로운 두 남녀 수영(배수빈)과 마이 라띠마(박지수)의 고독한 사랑이야기다. 세상 앞에 겁 없이 도전한 수영과 큰 꿈을 안고 한국에 온 태국 여성 마이 라띠마, 이들은 우연히 동행하게 된다. 단편적으로는 사랑만 있다. 그래서 어쩌면 지루할 것만 같다. 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결국 사람이 사는 이야기, 지금 이 시간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이렇게 보따리를 풀고 나니 더욱 궁금해지지 않는가?
◆ “산세베리아, 이주 여성 글 속에서 발견했죠”
주위를 살펴보면 이주 여성들이 꽤 많다. 어딜 가도 쉽게 어눌한 한국말을 들을 수가 있다. 세계는 지구촌이라는 말이 제대로 실감난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지 않게 이주 여성들에 대한 편견을 느낄 수 있다. 같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어느 한 구석,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든다. 이주 여성에 대한 이야기에 유지태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국적도 태국이라고 ‘콕’ 집었다. 우리 주위에 태국 이주 여성은 좀처럼 보기 드문데 말이다.
“이주민들 사이에서 태국이 상대적으로 잘 사는 편이에요. 차별받는 시선, 억압받는 현실이 중요했지 국적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이 작품을 빈틈없이 만들 수 있는 상황에 태국 여성이 있었어요. 현실적인 고민을 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죠. 당초 제목이 ‘산세베리아’였어요. 이주 여성이 썼던 글들이 영화에 많이 녹아들었죠. 국적이 태국으로 확정되면서 ‘새로운 삶’이라는 뜻의 ‘마이 라띠마’가 최종 제목이 됐어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 속 최고의 성공을 꼽자면 배우 박지수가 아닐까? 외적인 이미지만 봐도 놀라운데 어눌한 한국말과 유창한 태국 말이 더욱 관객들을 자극한다. 여기에 겁탈신과 베드신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배수빈과의 겁탈신은 삭제됐다. 유지태의 판단 때문이었다. 극 중에서는 삭제됐지만 유지태의 기억에는 재미있는 신으로 기억되고 있었다.
“수영과 마이 라띠마가 상경을 하는 과정에서 수영이 겁탈을 하는 신이 있었어요. 초반에 마이 라띠마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던 수영이 점차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잖아요. 마이 라띠마에 대한 수영의 시선이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런데 그 장면을 넣으니 수영이 다른 사람과 똑같은 인간형처럼 보이더라고요. 정말 예쁘게, 장난기가 넘치게 찍힌 신이었는데 편집해버렸어요.”
◆ “저, 연기 하고 있어요”
작품에 출연한 배수빈 박지수 소유진(영진)은 감독 유지태에 대한 질문에 ‘인간 유지태’에 대해 털어놓았다. 사실, 바쁘게 돌아가는 촬영장에서 이성을 꽉 붙잡고 배우를 한없이 배려하는 감독이 많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유지태에 대한 평가는 꽤 좋았다. 별점 다섯 개가 모두 채워질 것만 같았다. 역시 연기를 하고 있는 감독은 달랐던 걸까? 유지태는 자신에 대한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줬다.
“저요? 좋은 감독이에요.(웃음) 아무래도 배우로서 연기를 하고 있는 감독이다 보니 연기자에게 맞추려고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촬영장에서 배우가 연기를 하기 위한 과정을 기다려주는 분들이 잘 없잖아요. 하지만 전 연기를 해봤고, 배우에 대해서도 잘 아니까 이해를 하는 과정이 쉬웠어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촬영을 하다 보니 화기애애해져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니까요. 절 믿고 따라온 분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문득, 배우 유지태로서의 삶도 궁금해졌다. 2010년 영화 ‘심야의 FM’ 이후 도통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사람. “도대체 연기는 언제 할 건가?”라고 물었더니 억울하다는 듯 “나 작품 하고 있다”고 오히려 큰 소리(?)치는 게 아닌가. 대중들은 그렇다. 활발하게 활동할 때는 ‘그러려니’ 하다가도 어느 순간,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이 배우 어디 갔지?’하고 생각하니 말이다. 다르게 해석한다면 대중들은 감독 유지태도 물론이거니와 배우 유지태를 원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저 얼마나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오는 10월 개봉될 영화 ‘더 테너’ 촬영에 한창이었어요.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영화 ‘인류자금’ 특별출연 때문에 바쁘기도 했고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고 후반부에는 계속 외국에 나가 있었어요. 그러고 보니 6개월 동안 고작 9일만 우리나라에 있었네요. 아내에게 안 미안하냐고요? 같이 가자고 해도 자신만의 일이 있는 사람이니까 그게 힘들어요. 올해는 조금 적당히 바빴으면 좋겠네요.(웃음)”
m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