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이장호 회장 퇴임 압박...관치금융 논란

최진욱 기자

입력 2013-06-05 08:56  

금융감독당국이 이장호 BS금융지주회장에게 사실상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5일 금융감독원은 BS금융지주와 부산은행 종합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고경영자(CEO)의 장기 집권에 따른 경영상 문제가 크다며 이 회장의 퇴임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01년 부산은행 임원으로 선임된 이후 2006년부터 부산은행장과 뒤이어 설립된 BS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진행된 종합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금융위원회의 겸직 승인 또는 사전보고 없이 임직원을 겸직시키는 등 법규 위반사항에 대해 관련 직원을 제재 조치하도록 통보했고, 특히 BS금융지주 회장이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 및 `BS금융그룹희망나눔재단` 이사장을 겸임함에 따라 그룹의 중요 리스크에 관한 의사결정을 좌우하거나 재단을 그룹과 연계된 홍보활동 등에 악용할 소지가 있어 이에 대한 방지방안을 마련토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민간기업 경영진은 내부 주주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고객 예금 몫이 큰 은행은 경영 건전성 저해 요인이 있다면 일정 부분 개입할 수밖에 없다"며 "BS금융 발전을 위해 이 회장의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의 회장을 지목해 퇴임을 압박하는 것과 관련해 `관치금융` 논란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대다수 금융지주사 회장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공익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는데 특정 기업만 문제를 삼는 것 자체가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

BS금융지주와 부산은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오늘 아침에 소식을 접했다"면서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공식적인 입장표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능력만 있다면 관료도 금융지주 회장을 할 수 있다는 발언에 이어 금융당국이 이번에는 민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퇴임을 압박하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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