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옥정 사랑에 살다’ 통해 본 내시의 계보 (사진 = 스토리티비)
드라마가 성공하는데 있어 절대 빠져서는 안 될 요소가 있다.
바로 드라마 속 감초 조연 캐릭터다. 조연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주인공들 사이의 심각함을 상쇄시켜 쉬어가는 타이밍을 제공하기도 하고 깨알 같은 재미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보듯이 사극에서 빠져서는 안 될 약방의 감초 캐릭터는 내시가 아닐까 싶다. 특히 궁궐이 배경인 사극의 경우 가장 은밀한 곳에서 왕실 사람들을 보필하고 왕실의 모든 것을 관장할 수 있었던 직책이 바로 내시였다.
그렇다면 사극 속에서 왕족과 함께 울고 웃는 ‘내시’ 캐릭터들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2013년에도 사극 풍년인 가운데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 양군으로 출연중인 이건주가 엉뚱 매력 내시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이건주는 전작 ‘왕과 나’에서도 의리 있는 내시로 출연해 ‘장옥정 사랑에 살다’ 시청자들을 눈도장을 받았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양군은 어릴 적부터 이순(유아인)과 동고동락하며 그림자처럼 보필하는 아빠형 내시다. 절대 튀거나 앞에 나서지는 않지만 좋고 싫음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는 귀여운 내시다. 특히 이순이 행복해 할 때면 저절로 아빠 미소를 지으며 뒤를 챙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개성 있는 내시 캐릭터들이 극의 활력을 불어준 경우가 많았다.
내시의 캐릭터와 존재감을 드러낸 드라마 하면 ‘대장금’을 빼놓을 수 없다. 내시부 수장 상원영감의 직책은 대전 내시지만 왕실의 살림꾼으로 수랏간과 중궁전 등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어디든 나타나는 홍길동형 내시였다.
‘왕과 나’는 내시의 세계에 포커스를 맞춘 최초의 드라마로 전광렬이 제시한 내시 캐릭터는 남성성을 유지한 채 카리스마로 왕과 조정을 움직이는 권력형 내시였다.
최근작 ‘해를 품은 달’은 왕과 내시 사이의 허울을 벗어던진 드라마다. 대전 상선 내관 정은표는 세자시절부터 김수현과 우정을 나눈 친구형 내시다. 톰과 제리처럼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누구보다 왕의 애환을 속 깊게 들어주고 보듬어 줄 줄 아는 새로운 내시 캐릭터를 완성했다.
한국경제TV 와우스타 유병철 기자 ybc@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