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기적 매도 배경은?"

입력 2013-06-14 08:05   수정 2013-06-14 08:43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데일리 이슈 리포트

교보증권 김형렬> 지난달 삼성전자에 대한 수익 악화 가능성에서 시작된 외국인 매도가 점진적으로 신흥국 증시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이탈된다는 이야기까지 확대되는 부분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여건 자체가 아주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정책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단기적인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나타난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양적완화가 중단될 수 있다는 소식이나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이 부진할 가능성 등은 말 그대로 가능성에 그치고 있다. 현재 그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는 없지만 그 이슈가 시장에서 현실화되기에도 괴리가 분명히 잠재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다소 투기적일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다시 말해 금리가 상승함과 동시에 우리 원화의 가치도 약세를 나타내는 것이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증시에서 자금을 이탈시키게끔 만드는 자극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환율에 대한 균형이론에는 구매력 평가설과 이자율 평가설로나눌 수 있다. 현재 우리가 주목할 수 있는 것은 금리 변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이자율 평가설에 기준한 환율효과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국제 피셔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국제 피셔 효과란 금리와 환율의 상관관계의 개념으로 환율의 예상변화율은 금리 격차와 동일하다는 이론이다. 최근 국채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소식 등을 접하고 있는데 뒤늦게 한국 국채금리도 상승 상황을 나타냄으로써 미국과 일본 사이에 금리 스프레드가 상당히 확대되고 있다. 이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 우리 통화가치가 평가절하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다시 말해 환율이 앞으로도 상승할 확률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결국 원화 약세의 가능성이 커지게 되니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외화 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인식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 매도에 나선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은 약세 환경을 보였다.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가 변화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다음 주에 예정되어 있는 FOMC나 여러 가지 정책 변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금리와 환율 상승이 진정되어야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제한될 가능성이 있고 이 과정에서 다시 우리 경제나 기업 실적에 대한 신뢰감이 되살아날 수 있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전환 가능성에 대한 부분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과정에서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이 연기금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이다. 문제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수급 여건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워낙 이익 전망의 가시성이 높아왔고 그러다 보니 대부분 기관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편입비중을 최대치까지 끌어놓은 상황이다.

그래서 요즘처럼 상황에서도 더 살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업종을 사자니 당장 실적 변수의 변화가 가시적으로 크지 않은 데다가 낙폭이 큰 업종의 경우 중국경제와의 연계성이 워낙 높다 보니 당장 중국 매크로 모멘텀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저가매수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현재 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화되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변수가 점진적으로 등장한다면 현재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관 투자자, 연기금 역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아쉬운 부분은 이런 변화가 6월 말, 7월 초부터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전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은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 6월 말과 7월부터의 기관투자자 반전을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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