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출구전략 시기와 방법은?"

입력 2013-06-21 08:14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출구전략이란 위기를 탈출하는 전략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부정적 의미보다 긍정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정책적인 의미는 다르다. 미국이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굉장히 비정상적 대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경기가 회복됐다. 경기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정책도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경기는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정책은 비정상이 되면 정책과 금리 간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한다. 정책이 변화될 때 금융사 CEO나 정책당국 입장에서는 그런 것을 인정하더라도 애써 부정한다. 그래서 사전대비를 하지 않는 것이다. 옛날 전략을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이 나온다. 또 한달 전만 해도 출구전략은 비정상적 대책이었다.

비상대책이 변하는 만큼 변화가 예고되고 실제 행동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출구전략 이야기 그 자체가 출구전략의 시작이라고 언급한 것이 한 달 전이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출구전략을 일부 사람이 경제가 회복된다는 단서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긴박하게 돌아가는 것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는 대비 차원에서 출구전략의 기초부터 배워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비상대책이 대상이 된다. 전면에 정책 대상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그런 것이 무엇인지를 알 필요가 있다. 6년 전 미국에서는 정상적인 대책으로 위기극복이 안 된다고 해 1930년대 대공황과 관련된 극복 체계에 해당되는 브라운 대책이 나왔다. 이런 비정상적 대책 가지고 위기를 풀어갔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갈 때는 부시 행정부 때 임명된 버냉키 의장의 대공황 관련 논문이 가장 많기 때문에 오바마 민주당 정부도 버냉키 의장이 위기극복의 적격자로 생각해 위기극복의 책임을 맡겼다. 그때 비상대책은 금리는 베이비 스텝, 숏 스텝으로 0.25% 내렸다. 이래서는 처분이 안 되겠다고 해 버냉키 의장이 들이댔던 것이 금리를 한 단계가 아니라 두 단계, 세 단계 한꺼번에 내리는 빅 스텝 금리인하였다.

유동성 완화에 있어 양적완화 정책이 3~4년 지속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주사로 사용하다 보니 정상적인 상황으로 대책을 생각한다. 이 양적완화 정책은 비상대책에 해당한다. 발권력을 동원해 재정적자의 화폐화를 바탕으로 하는 양적완화 정책은 그 자체가 비정상적 대책이다. 또 재정정책의 비상대책으로는 유수 정책이 있다. 앞으로 출구전략을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린다면 이러한 정책, 다시 말해 빅스텝 금리인하, 양적완화 정책 문제, 재정정책으로까지 번진다면 유수 정책도 출구전략의 정책 대상에서 핵심적으로 떠오를 것이다.

1980년대 미국경제에서는 제2차 오일쇼크로 인해 경기가 침체되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르는 아주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이를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지금은 물가는 안정되어 있지만 자산 부분의 주가가 오르고 있고 실물경제, 경기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와 비슷한 현상인 뉴 스테그플레이션, 디스 인플레이션이 나오고 있다.

엊그제까지 대부분 예측기관들이 괜찮다고 했는데 왜 출구전략이 느닷없이 나왔을까. 자산 가격에는 거품이 발생하고 실물은 회복세가 완연한 상태다. 경제 정상화의 역설, 양적완화 정책의 역설에 걸리는 것이다. 경제가 정상화되고 경기지표가 회복된다면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정상으로 돌려야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실물경제만 생각해서 경기를 회복하면 자산 부분의 거품이 세게 발생한다.

그런 측면에서 경기회복의 필요성도 있고 자산 부분의 거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출구전략의 필요성도 동시에 있어야 한다. 출구전략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나온 것은 뉴 스테그플레이션, 디스 인플레이션에 의한 뉴 노멀 시대의 새로운 경제현상이 나오는 상태에서 출구전략을 통해 정책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버냉키 의장이 어제 단서를 단 이유는 출구전략을 추진할 필요성은 제기되지만 추진하는 방법이나 시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을 섣불리 추진할 때는 굉장히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오늘 증시도 얼마나 어려운가. 이런 대목이 향후 정책변화를 예고한다.

지금은 엄동설한에 큰 해머를 가지고 얼음을 깨서 위기극복이나 경기회복의 가닥을 잡은 상태라고 출구전략을 표현할 수 있다. 소위 봄날에 푸릇푸릇한 새싹이 돋는 그린슛 단계다. 이것이 본대가 잘 자라 가을에 열매를 맺더라도 위기극복을 위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경기회복, 위기극복의 체질을 만들어 과실을 풍성한 골든볼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현재 양적완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경제 거름에 해당하는 돈이 많이 풀린 상태다. 이 그린슛이 거름이 많기 때문에 곁가지가 나올 수 있다.

주가의 거품 현상인 곁가지가 나왔다. 이 곁가지를 쳐야 본대가 잘 자라고 그린슛이 골든볼이 되어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경기회복이 된다. 이 곁가지를 처음부터 너무 강도 있게 쳐내 본대를 자를 경우에는 지난 5년 동안의 경기회복 싹을 자를 수 있다.

그러면 그린슛이 골든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노랗게 질려서 죽는 옐로우 위즈가 된다. 이는 1930년대의 상황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출구전략이 지난 4월, 5월부터 추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실제 행동에 들어가기는 어렵다. 그러나 출구전략의 시기나 강도를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립 서비스를 통해 조정해간다.

이번에도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 이야기를 할 때 단서를 들었다. 어느 CEO는 출구전략을 추진하더라도 경기회복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지금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전개되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상은 현상이다.

이론을 정확하게 해 현상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기나 강도 선택이 어렵기 때문에 구체적인 액션이 없더라도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조정해 나간다. 어제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을 시사하면서 구체적 행동이 어렵고 자칫 잘못하면 경제를 망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올해 안에는 어렵다고 봤지만 막상 나오니 9월로 앞당겨졌다. 이 자체도 신빙성 있는 예측은 아니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다.

과거 1930년대 위기극복의 책임을 맡고 있던 사람은 FRB 의장이었던 애클스였다. 초기에는 애클스가 여러 가지 강도있는 대책을 써 미국경제를 살리는 것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당시에는 인플레에 대한 악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애클스는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출구전략을 성급하게 추진했다. 이것이 1930년대 대공황을 만들었다. 그린슛을 어렵게 했던 것이 너무 성급하게 출구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대공황을 낳게 하는 옐로우 위즈를 만들었다. 그 대목을 잘 알고 있는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을 이야기했지만 구체적인 액션이나 시기를 채택하는 것에는 상당히 신중을 기하겠다고 했다.

양적완화 정책은 미국에서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일본이 먼저 추진한 것이다. 일본이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1990년대 말 일본경제도 잃어버린 10년에서 탈피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그 당시 미에노 패러다임에 의해 성급하게 출구전략을 추진했던 것이 일본을 잃어버린 10년에서 20년으로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출구전략 시기나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 비상대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일을 저지른 사람보다 뒷정리를 하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출구전략의 시기나 선택하는 대상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출구전략을 시장 흐름과 함께 과잉 증폭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정책적인 변경이 있을 때는 시장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구전략에 단서를 단 것은 출구전략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의 소통이나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생각해 절묘하게 표시한 것으로 본다. 지금 버냉키 의장이 생각하는 양적완화 정책은 일본이 추진했던 정책과 거의 동일하게 나오고 있다.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했던 것과 비교해서 보자. 단계별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왜냐하면 출구전략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강도 있는 대책을 들이대면 지금처럼 경기회복이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어렵게 맺은 그린슛이 옐로우 위즈 상태로 간다. 그래서 단계별 출구전략을 추진한다.

단계별 출구전략이란 무엇일까. 소극적 출구전략에서 적극적 출구전략으로 간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양적완화 정책을 그대로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이 소극적 의미의 출구전략이다. 적극적 의미의 출구전략은 뿌린 돈을 회수하고 금리를 내렸으니 반대로 올리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이 이야기했던 향후 출구전략은 네 단계로 볼 수 있다. 정책 시한이 있는 것은 시기가 되면 더 이상 추진하지 않는다. 그리고 돈의 공급, QE를 중단한다. 그 이후에는 적극적 의미로 가는 것이다. 돈을 회수하고 금리를 상승한다.

출구전략 이야기를 할 때 유동성 환수에 대해 언급하는데 사실상 출구전략이란 소극적 의미의 출구전략과 적극적 출구전략을 나누는 것이다. 지금 돈을 회수하는 단계, 금리를 상승하는 단계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문제는 일몰조항이나 양적완화 정책 규모를 축소하는 것도 지난 6년 동안 양적완화 정책이나 제로금리에 익숙한, 경제 체질적으로 경제주체들이 그것에 체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것이 변화가 된다면 심리적 충격이 크다. 세계적 오피니언 리더들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전체적으로 확산되는 네트워킹 사회에서는 출구전략을 언급하는 자체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출구전략은 경기를 회복시키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대책이다. 이번 출구전략 언급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빠지고 미국경제가 다시 침체된다면 출구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를 안정시키는 대책이기 때문에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너무 금융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고 혼란스럽다면 다시 경기부양 기조로 간다. 정책적으로 결정된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이 상태가 제일 어렵다. 정책적인 변화가 있을 때, 비정상을 정상화할 때, 정책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이 때가 가장 어려운 시기다.

4월부터 정책이 변화하니 그동안 양적완화 정책이나 비상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품이 많이 된 것부터 푹푹 꺼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4월에 국제 금값이 폭락하고 앞으로도 더 폭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오늘 마침내 금이 130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미국의 금융시장, 증시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이 금이다. 그만큼 금의 안전자산 선호경향에서 거품이 많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오늘 하루에만 87달러 떨어졌는데 이것은 4월부터 경고한 부분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국채를 많이 선호했었다. 다른 나라의 국채들은 거품이 많이 낀 상태다. 일부 증권사에서 작년 9, 10월에 한국의 30년물 국채를 많이 팔았다. 지금 우리 국채도 굉장히 가격이 많이 떨어진 현상이 발생했다. 일본의 주가 역시 많이 떨어졌다. 왜냐하면 엔저 때문에 일본의 경제여건 이상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푹푹 꺼지는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위기를 극복하는 대책이 출구전략이다. 출구전략도 경기대책이다. 정책적으로 전환이 되는 상태의 심리적 혼란만 극복하면 미국경제도 질적으로 건전한 상태가 될 것이다. 지금이 가장 어려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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