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 머니인사이트
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경제정책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주 버냉키 연준의장의 여러 가지 발언들로 봤을 때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비정형적인 통화정책이 한계를 나타냈다. 이것이 아직 금리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풀어 끌어올린 것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에 대한 정리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지만 정치적으로도 오바마 대통령이 FOMC 회의 직전에 버냉키 의장의 퇴임을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양적완화에 대한 문제에 선을 그으려는 모습이 보인다.
미국은 어쨌든 경제지표의 개선을 근거로 출구전략을 수행하고 있는 것인데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중앙은행의 역할과는 각도가 다르다. 인민은행이 단기 유동성을 조이고 있지만 중앙은행의 오퍼레이션이라기 보다 당과 정부의 의사를 반영하는 행위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할 때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는데 어디로 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 금융당국의 행보가 여러 시사점을 둔다. 포스트 양적완화, 포스트 QE의 그림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강력한 정부와 재정정책이 그 공백을 메울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과감하게 시중은행에 대해 단기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전 상황으로 시행한 것이다.
시진핑 체제 이후 정치적인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가에 유행하는 농담 중 하나는 시진핑이 시중쉰의 아들인 줄 알았더니 마오의 손자라는 것이다. 시중쉰은 시진핑의 아버지다. 개혁개방 노선을 취할 때 덩샤오핑과 보조를 같이 했던 인물이다. 시진핑이 정권을 잡고 난 후 아버지를 닮아 개혁개방으로 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중국 공산당의 태두, 마오쩌둥의 노선을 끌고 나와 그것을 강조하더라는 말이다.
지금 시진핑 주석이 진행하는 여러 가지 일들은 개혁개방, 고도경제성장 시절의 부정부패 등을 일소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시진핑 주석은 형식주의, 관료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를 4대 문제로 규정하고 당 기풍에 이런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른바 대중노선을 꺼내들었다. 이는 대중의 지지를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에 따라 당의 전망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공산당의 해이해진 기강을 잡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 원칙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되어 가고 있다.
금융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시진핑 이전부터 그림자 금융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공식적인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 투자나 대출행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단기 자금을 조달해 레버리지, 위험도가 큰 자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만연해왔다는 것이다. 그런 것에 대해 중국 금융당국이 여러 가지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이 그것을 따르지 않았다. 시중 유동성은 결국 인민은행이 대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것인데 이번 유동성 위기 자체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유동성 위기는 정부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조절했다고 볼 수 있다.
속도 조절의 결과는 중국 경제성장률의 둔화로 나타날 것이다. 실제로 중국 내부에서도 성장률이 7% 초중반으로 내려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하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성장이 아니라 이런 부정부패나 고도성장기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정치적인 명분을 내세우며 유동성을 압박을 가한 것이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에서 물러나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어떻게 할 것인 것. 금융시장을 배려하는 세련된 통화정책이 저물어가고 정부가 의도하는 재정정책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힘이 시장을 언제든지 압도할 수 있다. 통화정책이 한계에 봉착한 다른 나라들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조세회피지역의 공격이 대표적이고 미국이나 영국, 유럽 각국이 세금을 내지 않는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재벌가에 대한 탈세나 상속과 관련된 비리 등을 사업적 체제로 단죄하고 있다. 이런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전세계에서 나타나는 이유는 넓게 보면 신자유주의 경제, 금융시장의 실패에서 기인했다. 시장에 맡겨두었더니 그것이 잘 되지 않더라는 말이다. 정부가 개입을 해 그런 것들을 시정해나가겠다는 의미다.
중국의 경우 그 정도가 노골적이어서 앞으로는 자원 재배분에 있어서도 정부가 개입을 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 그것이 인민의 지지를 받는 길이라고 시진핑 체제를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유동성 위기와 비슷한 현상들이 향후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포스트 QE의 핵심적인 논점이 바로 이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진원지도 선진국이었고 양적완화라는 비정형적인 통화정책이 나온 것도 선진국이며 출구전략을 먼저 시행하겠다고 하는 것도 선진국이다.
따라서 포스트 QE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선진국이다. 가만히 보면 미국이나 일본 등은 재정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다. 정부가 힘을 발휘하려면 재정상태가 넉넉하고 그것이 어떤 힘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시장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과거 선진국 경제는 시장의 힘이 전통적으로 강한 체제다. 생산을 통해 제조업 기반으로 먹고 사는 부분도 있지만 금융을 통해 먹고 살았던 나라이기 때문에 시장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스트 QE 시대에는 이런 부분에 충돌을 하게 된다. 양적완화라는 정책이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면 이후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 큰 소용돌이를 만날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의 컨트롤 불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어쨌든 정부가 주도권을 정치적으로 강하게 쥐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자원 재배분을 하기 시작한다면 혼란은 의외로 쉽게 잠재울 수 있다. 어제도 인민은행 상하이 본부에 고위 당국자가 나와 한 마디를 했다. 유동성이라는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인민은행이 금리결정에 있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더니 상하이 지수가 회복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포스트 QE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강력한 정부와 재정정책이 될 것이고 이런 부분에 있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시장에 매력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재정건전도가 상대적으로 좋고 제조업 기반도 탄탄하며 시장 자체가 대외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국가는 몇 없다. 포스트 QE 시대에 우리 시장이 주목받을 조건을 가지고 있다.
G2 간 세력 재편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것이 일본의 문제다. 버냉키 발언에 대해 가장 놀란 사람은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일본이 진행하고 있는 아베노믹스의 근간은 미국 양적완화의 복사판인데 미국은 출구전략을 제시했으니 일본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다.
사실 미국의 노림수 중 하나는 미국의 돈줄을 잠그는 공백을 엔화가 메꾸어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 그것을 엔화가 일본 본토에서 빠져 나와 그것을 사주기를 원했던 것인데 구로다 총재가 일본판 양적완화를 진행한 이후 거꾸로 해외시장에 있던 일본자금이 일본 국내로 돌아가버렸다. 엔화 환산 이익이 워낙 커지다 보니 이익실현 효과가 커져서 그런 것이다. 여기에 달러엔환율이 103엔을 넘어가면서부터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일본의 수입물가가 오르는 부분 등으로 인해 5월 중순에 달러엔이 정확하게 103엔을 돌파했을 때 아마리 아키라 경제상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엔화환율이 너무 강해져도 문제고 약해져도 문제라는 식으로 구두개입을 하고 난 뒤 엔화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한다. 어쨌든 미국은 출구전략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고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구도가 만들어진다.
그러면 일본이 다시 달러엔환율 세 자릿수를 용인할 것인가, 전고점이었던 103엔을 용인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나아가 120엔, 130엔까지 가게 되면 미국의 의도대로 엔화의 힘에 의해 전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일본이 엔화 약세에 대해 멈칫하게 되면 아베노믹스의 근간이 흔들리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정책적인 결정 시기에 와 있다. 일본은 중앙은행과 경제가 같이 움직였기 때문에 포스트 QE 패러다임에 들어와 있는데 그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의 파산을 방기한다거나 시장의 붕괴를 유도하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자체가 정부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은행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고도 경제성장 시절의 열매를 독식했던 세력들에게 정말 국가와 당이 구조조정을 요구할 때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으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우리의 말을 들으라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보면 시장이 곧 중국 정부의 유화책으로 다시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다.
버냉키 쇼크와 동시에 중국 유동성 문제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봐야 한다. G2 정상회담 이후에 나왔다는 것 때문에 여러 정치적인 합의가 있다. 어쨌든 우리시장에 미치는 중국발 영향은 잦아들 것이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아베노믹스의 운명이다. 달러엔이 여기서 다시 상승할 것이냐, 그래서 미국의 의도대로 갈 것이냐, 아니면 주저하면서 아베노믹스 자체가 폐지될 것이냐의 기로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포스트 QE 시대에서는 우리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정부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정책 방향 등을 주시해서 볼 필요가 있다.
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경제정책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주 버냉키 연준의장의 여러 가지 발언들로 봤을 때 양적완화로 대표되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비정형적인 통화정책이 한계를 나타냈다. 이것이 아직 금리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풀어 끌어올린 것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에 대한 정리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지만 정치적으로도 오바마 대통령이 FOMC 회의 직전에 버냉키 의장의 퇴임을 기정사실화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양적완화에 대한 문제에 선을 그으려는 모습이 보인다.
미국은 어쨌든 경제지표의 개선을 근거로 출구전략을 수행하고 있는 것인데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중앙은행의 역할과는 각도가 다르다. 인민은행이 단기 유동성을 조이고 있지만 중앙은행의 오퍼레이션이라기 보다 당과 정부의 의사를 반영하는 행위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할 때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되는데 어디로 갈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 금융당국의 행보가 여러 시사점을 둔다. 포스트 양적완화, 포스트 QE의 그림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강력한 정부와 재정정책이 그 공백을 메울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과감하게 시중은행에 대해 단기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전 상황으로 시행한 것이다.
시진핑 체제 이후 정치적인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가에 유행하는 농담 중 하나는 시진핑이 시중쉰의 아들인 줄 알았더니 마오의 손자라는 것이다. 시중쉰은 시진핑의 아버지다. 개혁개방 노선을 취할 때 덩샤오핑과 보조를 같이 했던 인물이다. 시진핑이 정권을 잡고 난 후 아버지를 닮아 개혁개방으로 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중국 공산당의 태두, 마오쩌둥의 노선을 끌고 나와 그것을 강조하더라는 말이다.
지금 시진핑 주석이 진행하는 여러 가지 일들은 개혁개방, 고도경제성장 시절의 부정부패 등을 일소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시진핑 주석은 형식주의, 관료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를 4대 문제로 규정하고 당 기풍에 이런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른바 대중노선을 꺼내들었다. 이는 대중의 지지를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에 따라 당의 전망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공산당의 해이해진 기강을 잡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 원칙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적용되어 가고 있다.
금융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시진핑 이전부터 그림자 금융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공식적인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 투자나 대출행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단기 자금을 조달해 레버리지, 위험도가 큰 자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 만연해왔다는 것이다. 그런 것에 대해 중국 금융당국이 여러 가지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이 그것을 따르지 않았다. 시중 유동성은 결국 인민은행이 대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것인데 이번 유동성 위기 자체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 셈이다.
따라서 이러한 유동성 위기는 정부가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조절했다고 볼 수 있다.
속도 조절의 결과는 중국 경제성장률의 둔화로 나타날 것이다. 실제로 중국 내부에서도 성장률이 7% 초중반으로 내려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하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성장이 아니라 이런 부정부패나 고도성장기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정치적인 명분을 내세우며 유동성을 압박을 가한 것이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 정책에서 물러나는 상황에서 그 공백을 어떻게 할 것인 것. 금융시장을 배려하는 세련된 통화정책이 저물어가고 정부가 의도하는 재정정책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힘이 시장을 언제든지 압도할 수 있다. 통화정책이 한계에 봉착한 다른 나라들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조세회피지역의 공격이 대표적이고 미국이나 영국, 유럽 각국이 세금을 내지 않는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재벌가에 대한 탈세나 상속과 관련된 비리 등을 사업적 체제로 단죄하고 있다. 이런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전세계에서 나타나는 이유는 넓게 보면 신자유주의 경제, 금융시장의 실패에서 기인했다. 시장에 맡겨두었더니 그것이 잘 되지 않더라는 말이다. 정부가 개입을 해 그런 것들을 시정해나가겠다는 의미다.
중국의 경우 그 정도가 노골적이어서 앞으로는 자원 재배분에 있어서도 정부가 개입을 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 그것이 인민의 지지를 받는 길이라고 시진핑 체제를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유동성 위기와 비슷한 현상들이 향후에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포스트 QE의 핵심적인 논점이 바로 이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진원지도 선진국이었고 양적완화라는 비정형적인 통화정책이 나온 것도 선진국이며 출구전략을 먼저 시행하겠다고 하는 것도 선진국이다.
따라서 포스트 QE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선진국이다. 가만히 보면 미국이나 일본 등은 재정상태가 굉장히 좋지 않다. 정부가 힘을 발휘하려면 재정상태가 넉넉하고 그것이 어떤 힘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시장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과거 선진국 경제는 시장의 힘이 전통적으로 강한 체제다. 생산을 통해 제조업 기반으로 먹고 사는 부분도 있지만 금융을 통해 먹고 살았던 나라이기 때문에 시장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스트 QE 시대에는 이런 부분에 충돌을 하게 된다. 양적완화라는 정책이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면 이후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 큰 소용돌이를 만날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의 컨트롤 불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어쨌든 정부가 주도권을 정치적으로 강하게 쥐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자원 재배분을 하기 시작한다면 혼란은 의외로 쉽게 잠재울 수 있다. 어제도 인민은행 상하이 본부에 고위 당국자가 나와 한 마디를 했다. 유동성이라는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인민은행이 금리결정에 있어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더니 상하이 지수가 회복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이처럼 포스트 QE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강력한 정부와 재정정책이 될 것이고 이런 부분에 있어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시장에 매력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재정건전도가 상대적으로 좋고 제조업 기반도 탄탄하며 시장 자체가 대외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국가는 몇 없다. 포스트 QE 시대에 우리 시장이 주목받을 조건을 가지고 있다.
G2 간 세력 재편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것이 일본의 문제다. 버냉키 발언에 대해 가장 놀란 사람은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일본이 진행하고 있는 아베노믹스의 근간은 미국 양적완화의 복사판인데 미국은 출구전략을 제시했으니 일본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있다.
사실 미국의 노림수 중 하나는 미국의 돈줄을 잠그는 공백을 엔화가 메꾸어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 그것을 엔화가 일본 본토에서 빠져 나와 그것을 사주기를 원했던 것인데 구로다 총재가 일본판 양적완화를 진행한 이후 거꾸로 해외시장에 있던 일본자금이 일본 국내로 돌아가버렸다. 엔화 환산 이익이 워낙 커지다 보니 이익실현 효과가 커져서 그런 것이다. 여기에 달러엔환율이 103엔을 넘어가면서부터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일본의 수입물가가 오르는 부분 등으로 인해 5월 중순에 달러엔이 정확하게 103엔을 돌파했을 때 아마리 아키라 경제상이 브레이크를 걸었다. 엔화환율이 너무 강해져도 문제고 약해져도 문제라는 식으로 구두개입을 하고 난 뒤 엔화환율이 하락하기 시작한다. 어쨌든 미국은 출구전략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고 달러 강세, 엔화 약세 구도가 만들어진다.
그러면 일본이 다시 달러엔환율 세 자릿수를 용인할 것인가, 전고점이었던 103엔을 용인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나아가 120엔, 130엔까지 가게 되면 미국의 의도대로 엔화의 힘에 의해 전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한 번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일본이 엔화 약세에 대해 멈칫하게 되면 아베노믹스의 근간이 흔들리기 때문에 일본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정책적인 결정 시기에 와 있다. 일본은 중앙은행과 경제가 같이 움직였기 때문에 포스트 QE 패러다임에 들어와 있는데 그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의 파산을 방기한다거나 시장의 붕괴를 유도하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자체가 정부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은행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고도 경제성장 시절의 열매를 독식했던 세력들에게 정말 국가와 당이 구조조정을 요구할 때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으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우리의 말을 들으라는 의미다. 그런 면에서 보면 시장이 곧 중국 정부의 유화책으로 다시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다.
버냉키 쇼크와 동시에 중국 유동성 문제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봐야 한다. G2 정상회담 이후에 나왔다는 것 때문에 여러 정치적인 합의가 있다. 어쨌든 우리시장에 미치는 중국발 영향은 잦아들 것이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아베노믹스의 운명이다. 달러엔이 여기서 다시 상승할 것이냐, 그래서 미국의 의도대로 갈 것이냐, 아니면 주저하면서 아베노믹스 자체가 폐지될 것이냐의 기로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정책에 있어서는 포스트 QE 시대에서는 우리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정부가 제시하는 여러 가지 정책 방향 등을 주시해서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