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키코 사태의 진실을 찾다

입력 2013-07-04 13:15  


키코 사태, 은행만 안전한 ‘부당거래’ 왜 우리나라 법원과 검찰은 키코 사태의 모든 책임을 기업에게 넘기는 것인가?

키코 사태 발생 5년째, 아직까지 정부의 공식적인 키코 피해 집계자료가 없다. 일부 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키코 피해 기업 776개 사(社) 중 폐업, 부도, 법정관리, 워크아웃 등 부실화된 기업이 11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2008년 키코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220여 개 사가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 2심에서 40여 개의 기업만이 10~50%의 일부 인용 판결을 받았다. 한마디로 법원은 키코 소송에서 일방적으로 은행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2010년 3월, 피해 기업들은 키코 판매 은행들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 고발하였으나 대검찰청까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은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모두 기각되고 기소 의지가 강했던 담당 수사검사가 사퇴하는 등 검찰 수사에서의 의문점은 한둘이 아니다.
또한, 은행을 관리?감독하는 금융당국은 관련법규가 있음에도 중소기업에는 이중적인 잣대를 적용하며 은행들의 눈치를 보고 뒷짐만 지고 있다. 심지어 시시비비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은행자료들을 가지고 있거나 이를 요청할 수 있는데 가만히 구경만 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도대체 키코 사태의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美 “우리 같으면 판매은행 사기죄로 기소” 키코 사태의 주범은 과연 누구인가?
키코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던 기업들이 2008년 5월, 환헤지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며 키코 사태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은행들이 적극 해명하고 나선 반면, 중소기업들은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국민에게 마치 일부 중소기업들이 환투기를 벌이다 손해가 난 머니 게임으로 비치게 되었다. 이런 왜곡된 인식은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검찰, 언론계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미궁 속으로 빠져버렸다.
키코 사태의 근거지인 은행의 입장은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었다. 기업들이 원해서 스스로 가입하였고 외국에서도 거래된 상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그동안 키코 재판에 나온 증거들을 살펴보면, 은행과 기업이 정상적인 계약을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2008년 국회의 키코 공청회 당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개월 사이에 6개 시중은행 임원들이 중소기업 2,453곳을 상대로 1만 800번이나 방문해 키코 계약을 권유했다(업체당 평균 4.4회로 방문해서 가입 유도). 또한, 은행은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며 각종기관들의 환율자료를 제시했고 특히 계약의 가장 중요한 정보인 옵션의 가격을 감추며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조건이라며 거짓말을 했다. 은행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거래되어야 하는 복잡한 키코상품을 중소기업의 ‘무지’를 악용해 철저히 농락했으며 이것은 양심이 없는 몰염치한 판매 행위이자 ‘사기’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이 의뢰한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견해는 우리나라 키코 사태에 대해 ‘사기죄로 기소해야 한다.’였다. 유사한 사건에 대해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일본은 정부와 의회가 은행과의 합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냈고, 이탈리아는 검찰이 나서서 파생상품의 마이너스 시장가치를 고의로 숨긴 행위에 대해 사기죄로 기소했으며 독일은 기업의 손실 10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부와 국회의 소극적 대응과 미흡한 지원, 은행권의 책임 회피 등에 피해기업들이 전적으로 법정 소송에 매달리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왜 우리나라는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것일까? <키코 사태의 진실을 찾다>는 이렇게 왜곡되어 있는 채로 침체한 키코 사태를 심도 있게 재조명하며 5년간 지속되고 있는 끊임없는 법정공방의 의문과 문제점을 날카롭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현 사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나아가 해외사례를 통해 제2, 제3의 키코를 방지할 수 있는 대안까지 함께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 구조상 대기업이 국내 수출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고용구조로 보았을 때 중소기업이 전체 고용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보장되고 나라가 안정되는데 현재 키코로 손해 입은 피해 업체에 대한 지원이나 관심이 끊긴 안타까운 상태이다. 이제 모든 국민이 중소기업을 지켜야할 국가적, 사회적 의무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함께 고민해 봐야할 때이다.<오세경,박선종 공저 =북마크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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