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레이거노믹스' 효과 얼마나?"

입력 2013-07-10 08:06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미국증시는 출구전략보다 펀더멘탈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주가가 최고치에 거의 육박했다. 세계증시 입장에서 보면 지금 중국증시만 살아나면 된다. 중국도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 경기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것을 지금까지는 금리인하나 재정지출 증대와 같은 총수요를 관리하는 정책으로 경기부양을 해왔다. 그러나 이것이 잘 먹히지 않음에 따라 최근에는 공급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판 레이거노믹스라는 명칭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발표되는 내용을 보면 크게 네 가지 각도로 정리할 수 있다. 레이거노믹스의 주요 골격을 이루는 정책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내용이 포함되고 있지만 크게 보면 네 가지다. 일단 규제완화다. 경제주체 입장,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완화가 상당히 중요하다. 규제완화가 되려면 정부의 크기가 작아져야 한다.

기업들의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내용이 주요 골자를 이룬다. 또 감세를 해야 된다. 기업이나 경제주체가 경제활동에서 자신의 손에 쥐어지는 것이 많아야 그만큼 의욕이 고취되어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 그래서 대규모 감세를 추진한다. 또 시장이 자율적으로 뛰어놀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시장주의를 바탕으로 경쟁을 촉진하는 네 가지 골격을 이루고 있다. 총수요에서 총공급이 되다 보니 정책이 완전히 180도 바뀌었다.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레이거노믹스는 1980년대 초 미국에서 레이건 행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이다. 디제이노믹스, 근혜노믹스 등의 시초가 되는 용어다. 당시 레이거노믹스가 나온 배경은 1979년 제2차 오일쇼크였다. 당시 미국경제의 경기가 침체되는 가운데 물가가 오히려 올랐다. 원래 경기가 침체되면 물가가 떨어지는 것이 정상적인 상태다. 그런데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다. 종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때까지는 미국에서 케인즈언 방식으로 정책을 처방했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총수요를 진작시켜야 한다. 금리를 내리거나 정부지출을 증대시키는 등의 정책을 취하면 물가는 더 오른다. 가뜩이나 물가가 오른 상태에서 더 오르면 국민의 경제 고통은 상당히 늘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종전의 케인즈언 방식으로 정책을 처방하면 새로운 처방이 어려워진다.

당시 레이거노믹스의 이론적 토대가 된 교수가 레스토랑의 냅킨에 세율과 정부의 재정수익 간 관계를 그렸다. 미국경제 입장에서는 노멀 존이 아니라 앱노멀 존이므로 세율을 내려야 하며 그러면 경제주체들의 의욕이 고취되고 경제활동 증대된다고 했다. 경제활동이 증대되면 미국에서는 소득이 증가하는 누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수익도 늘어나지 않느냐는 래퍼 곡선을 토대로 경제주체들의 의욕을 고취시켰다. 그 당시에는 감세 문제가 고려됐다. 감세를 통해 공급 경제주체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특히 부가가치 활동에 가장 주력하는 기업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정책을 취했다. 이것이 바로 레이거노믹스다.

중국경제를 뉴 스태그 플레이션 현상이라고 했다. 레이거노믹스가 태동됐던 것은 실물경제가 침체되는데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중국경제가 레이거노믹스는 왜 받아들였을까. 중국은 실물경제가 7%로 둔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부동산에는 광풍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당시 물가가 올랐던 것이 이번에는 부동산, 자산 가격으로 오르는 것이다. 또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 2.5%보다 높은 2.7%로 나왔다. 그 당시와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경기침체 하에 자산 가격,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당시 레이거노믹스는 미국경제의 새로운 현상을 처방하는데 굉장히 효율적였이다. 역대 미국의 대통령 중 레이건 대통령에 대한 시간은 초기에 굉장히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레이거노믹스를 토대로 경제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역대 대통령 중 다섯 번째로 높게 평가받는다. 레이거노믹스가 상당폭 효과를 거뒀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비슷하다. 지금까지 케인즈언 방식으로 레이거노믹스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중국경제와 다른 선진국은 경기의 둔화나 위기의 문제 등 성격이 다르다. 선진국의 경우 위기를 당하면서 놀랐으니 무엇이든 디레버리지 국면에 들어간다. 부채를 축소하고 저축을 재고시키는 것을 지금까지 추진해왔다. 위기가 되고 나서 총수요가 상당히 줄어든 상태에서 경기가 안 좋았다. 그러다 보니 경기의 총수요를 증대시키는 신 케인즈언 방식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경제와 선진국 경제를 보면 위기를 당해 민간소비 입장에서는 디레버리지 때문에 안 됐던 상황이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을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상 초유의 위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3~5년 동안 앞으로가 밝게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기업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설비투자를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총수요가 부족했고 그래서 경기가 안 좋게 됐다.

이러한 상황은 쉽게 처방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금리인하, 양적완화 정책, 정부의 유수정책을 통해 총수요만 끌어올리면 경기는 회복된다. 그러다 보니 오늘 IMF에서 발표한 전망을 보면 신흥국은 경기둔화를 보이며 선진국은 성장률이 괜찮다. 신흥국들은 아주 복잡한 양상이지만 선진국들은 위기 과정에서 총수요가 떨어지다 보니 케인즈언 방식으로 끌어올리면 된다.

그래서 지금은 미국의 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는 상황이고 다른 국가의 증시, 유럽증시도 비교적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신흥국의 주식, 예를 들어 중국의 상해종합지수는 2000선 아래로 내려가 있고 브라질, 인도,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오늘 IMF 전망치를 보면 일제히 다른 국가에 비해 하향 조정폭이 가장 크다. 두 달 전 브릭스의 추락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런 것이 고스란히 IMF 전망치에 나오고 있다.

정책의 처방이 효과를 내기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9개월에서 1년 후에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지금의 평가는 것은 중국경제의 현황에 대한 처방을 했을 때 이 처방이 제대로 된 처방인가. 아직 결과가 나온 시점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을 가지고 평가할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는 성장경로를 이해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노동과 자본의 효율성을 따지지 않고 양으로 승부했다.

북한의 경우 천리마 운동, 천삽뜨기 운동 등이 있는데 이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경작면적이 제한된 상태에서 노동을 투입한다면 투입될 때마다 성장률이 오르지는 않는다. 그런 것이 바로 성장통이다. 다음 단계에서 모색되는 것은 기술을 구사하고 기업문화를 장착하는 것이다. 인적자원 개념, 효율성 증대를 통해 경제를 다시 끌어올리는 내연적 성장단계로 가야 한다.

지금 상태에서 중국이 외연적 성장에서 내연적 성장으로 가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다 보니 그동안 총수요를 관리하는 정책이 먹히지 않는다. 현재 중국이 가지고 있는 성장 문제를 중국정부는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효율성을 증대시킨다면 효율성 증대의 가장 요체가 되는 레이거노믹스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이는 사회주의 국가 입장에서는 굉장히 결단력 있는 조치다. 레이거노믹스를 공급자 중심, 효율성 중심으로 가는 입장에서 보면 비교적 정책 처방은 잘 되어 있다. 문제를 제대로 알고 있고 그에 따라 경제정책을 180도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중국경제나 중국증시의 처방 자체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총수요 관리 정책은 큰 정부를 지향했다. 레이거노믹스로 갈 때는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 권력의 속성상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내놓아야 레이거노믹스를 성공시킬 수 있다. 중국정부의 이번 조치는 상당히 획기적인 조치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내부적 문제점은 이런 획기적 조치가 없을 때는 고칠 수 없다.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아주 용기 있는 결단이다. 특히 중국정부의 각료들이 아주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작은 정부의 또 하나의 강점은 사회주의 국가의 통제력이다. 체제상으로 보면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통제력이 있다. 이를 토대로 잡아나갈 수 있기 때문에 큰 정부에서 작은 정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권력이연에 따른 경제적인 혼란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국발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할 때 가장 우려되는 사항이다. 그러나 중국의 체제는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잡힐 수 있다.

한국경제는 현재 어렵다. 2.1%까지 떨어지고 있다. 조만간 2% 밑으로 떨어뜨린다는 기관도 외국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7%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기관들이 생각하는 2.7% 내지는 일부 아이비 기관이 생각하는 2%대 문제는 1.7%p 내지는 1%의 대단히 큰 규모이므로 한국경제에 상당 부분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경제의 디플레 갭이 1%p 이상 나오는 상황은 특정한 요인은 아니다. 복합적인 것에서 기인한다. 자산, 주가도 떨어지고 국민들의 자산소득도 떨어지며 정부의 지원도 줄고 기업들도 불확실하니 돈만 움켜지고 있어 복합적인 불황 성격 가지고 있다. 복합 불황에는 복합 처방이 필요하다. 4.1 부동산 대책, 재정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7금리인하 등 신 케인즈언 방식으로 처방해서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총수요 관리정책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총공급에서 필요하다. 경제주체들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가뜩이나 미래가 불확실한데 여기에 행정규제에 줄이는 것은 안 된다. 기업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지하경제 규모를 양성한다거나 부정부패를 척결해 기업이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처벌해야 하지만 기업이 마음대로 뛰어놀아야 한국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는 기업들이 왕성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박근혜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총수요 관리정책을 가지고 경기부양 대책을 계속 언급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 경제주체들이 자발적으로 뛰어놀 수 있는 캔두 정신을 북돋아주는 것이 한국판 레이거노믹스다.

한국은 외형상으로 보면 인기영합적인 정책이 총수요 관리정책이다. 금리도 내리고 돈을 풀었으며 재정제출을 증대시켰다. 그러나 효과가 있는가. 경제주체들은 의욕이 떨어져 있다. 한국도 공급을 중시하는 한국판 레이거노믹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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