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따른 원자재 수요 확대 관심가져야"

입력 2013-07-10 09:17  

출발 증시특급 1부- 머니인사이트

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태평양을 가운데 놨을 때 미국, 유럽 등 서쪽 지역의 주식시장이나 금융시장이 굉장히 좋다. 반대편인 동쪽은 중국을 비롯해 힘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까지 포함하면 완전히 그런 그림이 된다. 과거 일본이 근대화를 할 때 자신들은 동양의 마지막에 붙어있는 나라가 아니라 서양의 첫 번째 나라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런 주장까지 펼치면 정확하게 서고동저 양상이 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양적완화 축소를 하고 출구전략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이코노미의 경제회복, 헤게모니는 선진국으로 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금융적인 현상으로 달러 강세다.

과거처럼 강한 달러의 국면이 되면 경제나 시장의 반응이 달라지는데 이런 달러 강세 움직임과 맞물려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 이런 부분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 움직임을 보면 가격이 너무 많이 내려와 이제는 사볼만 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원유가격이 어느새 100달러선을 넘어 조금 올라 105달러가 됐다. 어제 뉴욕시장에서는 이집트와 관련된 부분도 부각됐고 계절적으로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휘발유 수요 등으로 자극을 받은 점도 있다. 근본적으로 수급을 생각해야 할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자금 흐름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브라질의 발레사 회장과 인터뷰한 기사가 실렸다. 그 기사를 보면 슈퍼 사이클은 이미 2011년에 끝났는데 그래서 자신들은 2015년까지 긴축적 경영을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발레사의 회장은 신흥국의 경제도 과거처럼 성장세를 기대할 수 없고 세계 최대의 철광석 수요처인 중국의 경우 부실채권 문제 등으로 인해 2009년과 같은 대규모 경기부양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철강도 몸집을 줄일 때라고 이야기했다.

이 판단이 광산업체의 일반적인 컨센서스라면 두 가지를 볼 수 있다. 하나는 원자재 업체들이 신규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고 긴축 경영을 한다는 이야기는 생산도 줄이고 투자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부 광물의 경우 생산단가 밑으로 시장의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생산을 줄이게 된다. 생산은 줄고 고정적인 수요가 있게 된다면 가격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수급적인 요소가 원자재 시장에 부상되고 있다. 마침 JP모간이 이달 초에 낸 보고서를 보면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에 대해 비중을 확대하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중국의 경기둔화나 양적완화의 축소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이런 변수들이 더 이상 원자재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해 비축 욕구가 늘어나고 있고 생산이 감축되고 있다는 점, 원자재 재고가 전반적으로 낮다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원자재에 대한 투자를 늘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 가격을 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도이치뱅크는 JP모간과 유사한 논지를 전개하면서 금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역사적으로 금 가격이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상품전문가 짐 로저스는 온스당 900달러까지 금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현재 금 가격은 넓게 보면 1200~1300선 언저리에 있다. 이것이 2011년에 온스당 1900달러까지 갔던 것이니 상당히 조정폭이 깊은 것이다. 이것이 역사적으로는 충분히 가격 조정을 받았다는 것이 도이치뱅크의 주장이다.

금 가격을 형성하는 여러 요소 중에는 달러의 대체재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원자재로서의 의미도 존재한다.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끝내고 반등을 하게 된다면 금 역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달러의 대체투자처로서의 금만이 아니라 원자재 시장의 바로미터인 금도 무시할 수 없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에 있어 헤게모니는 선진국에 가 있고 그래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원자재가 매력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달러의 강세라는 것은 지난 6월 중순 이후 버냉키가 코멘트를 한 직후 강세 기조가 탄탄해지고 있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제 투자자본은 달러 표시 자산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이다. 채권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서 가격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어느 정도 수익률이 오르면 항상 수요처를 찾게 되는 자산이다.

반면 우리나라나 중국 같은 이머징 마켓 국가들은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가속화되면 그에 대한 상품수출로 인해 소득은 이머징 마켓으로 오게 된다. 미국의 입장에서 달러 강세란 양날의 칼이다.

한쪽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마켓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기업 중 달러로 표시되는 기업의 수익이 줄어드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의 소비자들은 강한 달러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다시 소비욕구가 커질 수 있다. 이런 소비성향을 맞춰주는 것은 이머징 마켓이며 그러면 원자재에 대한 수요도 다시 나타날 수 있다.

2008년 이전까지 선진국에서 이야기한 것은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 사이의 불균형이다. 소득의 흐름은 생산력을 가지고 있는 이머징 마켓이 물건을 수출함으로 인해 소득이 계속 이머징 마켓에 쌓이게 된다. 그런데 2008년 이후 이러한 불균형이 해소되고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고 지금까지 봤던 경기동향 등이 균형점을 찾는 행동이라면 이해가 된다.

미국가계는 상대적으로 소비를 줄이고 빚도 줄여왔다. 미국 기업들도 굉장히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고 심지어 미국 정부조차 자신들의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그런 부분들이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니 다시 선진국 경기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하고 돈을 쓸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있다.

향후 전개될 새로운 균형점에서는 투자 아이디어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세계의 총수요가 늘어날 때 그러한 수요를 맞춰줄 수 있는 기업,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먼저다. 이것이 달러 강세 기조에서의 첫 번째 투자원칙이다. 그런 면에서 원자재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

지금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을 이례적이거나 계절적인 움직임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 경기가 오르기 전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을 부담으로 보지 말자. 그 정도의 가격 상승을 용인할 정도로 수요가 만들어지고 있다면 전반적인 경기전망은 조금 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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