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화정책 기조 변화‥국내 금리 영향은?"

입력 2013-07-11 11:56   수정 2013-07-11 11:58

마켓포커스 1부 - 집중분석

교보증권 김형렬>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변수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동결 이슈 소식이 전해진 부분이 당장 국내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부분은 선제적으로 지난밤 버냉키 의장의 연설내용에 대한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안정을 되찾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연쇄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주식시장에 있었다는 점도 그동안 한 달 넘게 진행되었던 채권시장의 혼란이 먼저 안정되었던 점을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한 달 넘는 기간의 미국 통화정책 기조에 대한 변화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언젠가는 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갑작스럽게 닥치고 나서 보니 상당히 혼란스러움이 가중되었던 것이다. 긍정적인 것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 수위에서 알 수 있듯 현재 경기 여건을 감안해 볼 때 급진적인 통화정책의 변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리고 출구전략과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축소의 의미가 당장 금리 인상과 일치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특히 연준이 목표로 삼고 있는 6.5%의 실업률을 달성하더라도 금리 인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제시한 것이 긍정적이다. 전일 국채시장에서의 미국 장기채 금리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달러화 약세의 변화가 있었던 만큼 오늘 밤 열리게 되는 미 증시의 기대감도 긍정적으로 가질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선순환, 다시 말해 정책에서 발생된 불신은 정책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 버냉키 발언 내용에 대한 시장 효과다.

지난 한 달 동안의 걱정, 출구전략이라는 표현 자체에 대해 상당히 예민한 반응을 글로벌 자산시장이 보여왔다. 하지만 양적완화 정책을 중단한다는 의미가 마치 현재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축소하는, 다시 말해 유동성 회수에 대한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다.

현재 연준이 매입하면서 대차대조표상 연준의 자산 규모가 3조 2000억 달러까지 늘어났고 이 중 약 90%가 미국 국채와 MBS 채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시장의 변화는 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다시 말해 덜 사니 결국 내다 팔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해왔고 그러다 보니 자꾸 시장금리가 오르는 현상을 보였다. 이것이 지난 한 달간의 가장 큰 걱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물량은 대부분 자산을 조정하면서 유동성을 회수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대부분 만기까지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 쉽게 말해 10년짜리 국채는 끝까지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마찬가지로 MBS 채권은 30년짜리를 그대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급격한 시장의 조정이 나타나는 것은 어렵다.

최근 회사채 금리 동향에 대한 변화를 점검해보자. 미국 장기 채권의 금리가 빨리 오르다 보니 단기 채권의 금리는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덩달아 미들급 중심의 회사채 금리가 오르는 현상을 보였다. 현재 미국의 회사채 금리와 미 국채 간 스프레드가 대략 3%p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금리 인상이 나타나려면 적어도 이 스프레드가 2%p 미만으로 축소되어야 한다. 이는 다시 말해 단기금리 시장이 다시금 어려워지게 된다면 신용위험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런 현상이 만약 나타나게 된다면 미국도 금리 인상을 선택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결국 당분간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단기적 축소는 불가피하더라도 이것이 시장금리에 큰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런 변화 과정에서 최근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매력도가 개선된 측면이 있고 신흥국 주식시장은 이런 금리안정 환경 속에서 펀더멘탈에 근거한 투자 매력을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다.

우리 경제에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중국경제의 침체나 성장둔화 속도가 가속화된다는 점은 상당히 껄끄러운 변수다. 하지만 이 같은 중국 성장률에 대한 성장둔화 우려는 시장에 노출되었다는 점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 현재 중국의 분기 성장률 컨센서스 추이를 보면 지난 3월 이후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올 초만 하더라도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8.2%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해왔지만 최근에는 눈높이가 이미 낮아져 7.6% 수준이다. 다음 두에 발표되는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새로운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최근 중국 관련 이슈들을 살펴보면 상당히 껄끄러운 이슈에 대해 많이 의식하게 한다. 그림자 금융이나 신용경색 위험, 어제 발표됐던 수출에 대한 둔화 우려 등 좋은 것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간은 이미 시장에는 알려져 있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이런 중국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 3월 중국 5세대 지도부가 등장한 이후 리커창 총리와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성장 방향은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보다는 균형과 조화, 분배의 문제에 관심을 먼저 두고 있기 때문에 규모의 성장보다 질적 성장으로의 정책 기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과 산업에 대한 조정 문제만 해결된 뒤에는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는 카드는 충분히 풍부한 것이다.

중국경제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우리 경제도 낙관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중국경제는 꺼낼 수 있는 카드가 여전히 남아있다. 문제는 지금 당장 현재 중국경제 여건상 그 카드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경제에 너무 중장기적인 비관적 시각을 기준으로 주식투자나 투자자산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것에는 당연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긴 호흡에서 봤을 때 중국에 대한 기조적인 성장의 확률 자체는 여전히 높다. 이를 신뢰하면서 중국지표에 대한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나온 내부적인 변수를 보면 외국인 수급이 좋지 않았고 지난주에 발표된 삼성전자 잠정실적도 실망스러웠다. 주식투자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해석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이런 비관적인 시각과는 반대로 한국은행과 우리 정부의 하반기 한국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유지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다시 말해 둘 중 하나는 너무 과도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다시 부양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정부의 경제전망 신뢰가 강하다면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이 예민한 반응을 했던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외국인 수급이 언제 좋아지느냐에 대한 변수다. 외국인 수급의 변수는 금리다.

우리 시장금리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덜 사거나 주식을 매도하는 현상을 보인다. 다시 말해 외국인 수급의 키를 금리가 쥐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한 달 사이에 국고 3년물 기준 금리의 고점이 3.12% 정도였는데 이것이 다시 3% 아래로 내려와 금리의 안정세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금리만 안정되면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강해진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금리에 대한 안정 수준을 기준해서 볼 필요가 있다.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리에 기준할 가능성이 큰 만큼 3%대 근접하게 됐을 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전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금리의 하락세가 제약을 받고 다시금 오르려는 성질을 보인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극적 내지는 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채권시장과 금리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고 3년물을 기준으로 한 채권금리가 3%에 근접하게 됐을 때 코스피가 상당히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3%를 하회하면서 조금 더 금리가 떨어지려는 조짐을 보이면 주식시장은 계속 오르려는 성질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의 시장 방향성을 단기적으로 추정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표현 때문에 2분기 실적이 엄청 침체된 것처럼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올 상반기 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대략 65조 정도로 추정한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했을 때 14% 늘어난 수준이고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보면 9% 정도는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우리 기업들의 실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대신 낙관적이었던 눈높이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뿐이지 오히려 우리 기업이 잘 버텨왔던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주식시장의 절대적인 레벨은 너무 많이 낮아져 있다.

대신 단기 이익 모멘텀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었기 때문에 중기 모멘텀까지 결합해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이익을 가지는 업종을 추려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해당되는 업종은 통신과 자동차, 유통과 미디어 업종이다. 적절하게 경기방어주와 경기민감주가 배합되어 있는 것이다. 이 업종들을 중기적 관점에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금리가 조금 더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 낙폭이 컸던 종목을 기준으로 대응하자. 문제는 금리가 다시 반등할 조짐을 보인다면 반등 성격이 강한 종목은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트레이딩 관점의 전략이 좋겠다.

현재 시장의 위치는 국내 기관투자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 역시 한국증시에 대해 메리트를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상대적인 우선순위가 주식보다 채권에 높다는 것이다.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강하다고 볼 수 없다. 어느 정도 주식에 추가적인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금리의 하락이 제약을 받게 된다면 우리 주식시장의 상단도 당분간은 저항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코스피, 주식시장에 대한 움직임은 추세적인 의미보다 순환 성격이 짙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주식을 너무 오래 쥐고 있었을 때 성과를 내기 어렵다. 시장에 대한 바텀을 신뢰하면서 대응할 때 대응하고 시장심리가 개선됐을 때 지나치게 앞서 나가는 것을 조정하는 전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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