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단상] 제삿상이 되어가는 분양시장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3-07-11 12:39  

젊은 사람들이 제삿상을 차릴 때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음식) 배치이다.

홍동백서를 비롯해 남고북채, 동두서미 등.
가만히 놓고 한자의 뜻을 풀이하고 상에 음식을 놓으면 그리 어렵지 않지만, 한자 자체를 이해하기 싫어서인지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게 다반사이다.

최근 분양시장도 찬찬히 뜯어보면 제삿상을 보는 듯 하다.

홍동백서.
현대건설삼성물산이 분양에 나선 위례신도시와 판교 알파리움에서는 부동산이 정말 침체됐나 싶을 정도로 청약 경쟁률이 상상 이상으로 나왔다.
반면, 대우건설동부건설이 분양을 진행한 김포풍무 푸르지오·센트레빌은 선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발생했다.
동쪽은 (분양 성공의) 웃음을 짓고 있는데, 서쪽은 미분양으로 하얗게 사색이 되고 있다.

남고북채.
대림산업이 부산 북구에서 분양한 화명2차 e-편한세상은 1순위에서 일찌감치 청약이 마감됐다.
하지만, 요진건설산업이 야심차게 준비한 일산 와이시티는 미분양의 수모를 겪었다.
남쪽은 먹을 게 많은 고기밭인데, 북쪽은 풀밭이다.

고비합설.
취득세 감면 혜택이 6월말 종료되는 시점에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같은 정부의) 내외분일 경우 남자 조상과 여자 조상은 함께 차려야 하건만.

적벽대전에서 촉나라 승상 제갈량과 오나라 대도독 주유는 동남풍 화공을 통해 위나라 조조군을 대파한 일화가 있다.
분양시장에서 동남쪽에는 제갈량이 있는 듯 하고, 북서쪽에는 조조가 있는 듯 하다.

양재준 부동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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