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약속에 제일 늦게 등장하는 친구에게 “연예인이야?”라고 묻고는 한다. 그러나 진짜 연예인, 그것도 핫한 연예인인 하정우는 술자리에 늦지 않았다.
16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영화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감독 씨네2000 제작) 미디어 데이에서 배우 하정우를 만났다.
▶잠깐 생긴 휴식기간에 걷는 여행 떠났지만...비 때문에
이날 미디어 데이는 이례적으로 영화 언론 시사회 전에 열렸다. 이는 하정우의 바쁜 스케줄 때문. 그도 그럴 것이 국민 살인마(?)로 하정우를 알린 영화 ‘추격자’ 이후로 그는 한해에 2~3편씩 끊임없이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하정우는 “지방에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를 찍다가 왔다. 내년 여름까지 스케줄이 가득 차 있다”며 바쁜 배우임을 인증했다. 그는 “바쁘지만 잠시 틈이 생겨서 그동안 미뤄왔던 일을 했다”고 휴식기간 일상을 깨알 고백했다.
하정우의 약점은 바로 치아였다. “유일하게 안 좋은 곳이 이다. 그래서 임플란트 시술을 했다. 어제 수술해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 힘들다. 뭐 한의원도 가고.”
‘황금 같은 휴식기간에 병원만 다녔나?’라는 표정이 드러났는지 하정우는 “아, 걷는 것을 좋아해서 2박 3일로 걷기 여행도 떠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랜만에 떠난 여행을 마무리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팔당 정도 갔을 때 갑자기 바람이 불고 비가 왔다. 그래서 아는 선배 집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그때부터 속보가 막 떠서 다시 돌아왔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 때문에 여행을 중단했다는 그에게 “그럼 돌아갈 때는?”이라고 묻자 당연한 듯이 “걸어갔다”라고 답했다. 외부 촬영에 짧은 여행까지 있어서였는지, 얼굴이 많이 검어져 있다고 지적하자 그는 “태닝한 것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단독 주연? 혼자 하다 보니 가짜 같더라
이날 영화 관계자는 “하정우 자신은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이 영화는 하정우의 대표작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추격자’ ‘국가대표’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러브픽션’ ‘베를린’ 까지 대충 꼽아도 대표작이 5개는 되는 그에게 또 다른 대표작이라니 쉽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더 테러 라이브’는 하정우의 첫 단독 주연 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라디오 부스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극이 진행돼 자칫 지루해질 위험도 있다. 단독 주연에 장소의 이동이 적은 만큼 관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하정우의 불꽃(?) 연기가 필수다.
하정우는 “주연이 단독이든, 더블이든, 트리플이든 부담이 되는 것은 매한가지다”라며 “대신 책임감을 조금 더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배우가 있으면 그 배우와 연기를 맞춰보면서 점차 발전해나갈 수 있다. 그런데 혼자 연기하다 보니 디렉션대로 고쳐야 했고, 계속 비슷하더라. 그래서 가짜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정우의 ‘원맨쇼’가 될 ‘더 테러 라이브’는 8월 1일 개봉예정이다.(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재미로 보는 기자 생각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선 할리우드 영화 `폰부스`가 떠오르는 `더 테러 라이브`. 우리의 하정우는 과연 콜린 파렐보다 더 발전한 `원맨쇼`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한국경제TV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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