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만 부르짖는 증권사들

조연 기자

입력 2013-07-19 16:14  

<앵커>
요즘 증권사 보고서를 보면 목표주가를 낮추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매도` 의견은 찾아보기 힘든데요.
문제는 이 `매수` 일색의 증권사 보고서들이 시장의 불신을 낳고 피해는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입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매일 아침 쏟아지는 수십개의 증권사 보고서. 이들은 모두 `매수`를 외칩니다.
가끔 중립, 비중축소 등이 보이긴 하지만, 팔라고 권하는 보고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국내 증권사가 내놓은 11만여개 보고서 중 `매도` 리포트는 단 4개.
해당 기업과 개인, 기관투자자의 눈치를 보느라 소신 있는 쓴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수년간 반복되어 온 문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목표주가를 낮추는 보고서를 사실상 매도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달 들어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보고서는 상향(120개)보다 3배가량 많은 318개로, 살 것 없는 요즘 증시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 발 앞서서 현실을 반영하기 보단 뒤늦게 따라가기 바쁜 모습입니다.
지난 달 시장을 뒤흔들었던 JP모건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
증권가 일부에선 이미 시장이 알고 있는 갤럭시S4의 판매 부진을 뒤늦게 꼬집은 `뒷북 보고서`라 폄하했지만, 공교롭게도 보고서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이후 이제껏 한번도 삼성전자 목표가를 낮춘 적이 없는 국내 증권사들이 태도를 바꿨습니다.
단 두달 만에 10여개 증권사가 줄지어 하향 보고서를 내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외국인이 쏟아낸 매물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간 뒤였습니다.
분석력만큼이나 과감한 판단력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소신, 또 이로 인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난 셈입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시장 참여자들도 다양한 투자의견의 리포트를 원하는 만큼 거품을 걷어낸 분석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매수` 일색의 유명무실한 증권사 리포트, 어찌 보면 침체된 금융투자업계의 구조조정 1순위 대상으로 현실엔 안주한 리서치센터가 꼽히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란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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