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저지당한 이건호 국민은행장, 취임식없이 취임사로 대신

이근형 기자

입력 2013-07-22 17:53   수정 2013-07-22 18:12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노조로부터 출근을 저지당하고, 취임식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22일 이건호 국민은행장 취임식이 노조에 의해 무산돼 취임사로 갈음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취임사에서 이 행장은 은행의 핵심역량인 소매금융을 강화해 나감은 물론 기업부문의 영업추진체제를 획기적으로 정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중소기업 부문을 중심으로 채널과 시스템, 프로세스 전반에서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뿐만아니라 이 행장은 CIB와 PB, 글로벌 부문에서 자산 창출부터 판매까지 부문간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도를 높일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은행 내부 통합과 관련해 이 행장은 "통합은행으로 출범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출신은행을 구분하고 채널안배라는 명목 하에 직원 간 갈등구조가 고착화되는 부끄러운 자화상이 있다"며 "임기중 출신과 배경을 따지지 않고 오직 본인의 능력과 열정만으로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상호신뢰하는 노사관계를 위해 노동조합과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이건호 행장은 오전과 오후 두차례 국민은행 본점 진입을 시도했지만 노조에 막혀 출근에 실패했습니다. 취임식 참석에 실패한 이 행장은 "경사스러워야 할 날에 우리 식구들끼리 이런 모습을 보이게 돼 참 불행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마음을 열고 계속해서 대화 노력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는 앞으로 이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일 매일 벌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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