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증권업계가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계속된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 자체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은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는데다가 최근에는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 마저 기정사실화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가 고사 일보 직전으로까지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011년 초 11조원에 달했던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
증시 침체 상황과 맞물려 지난해 초 부터 줄기 시작하더니 올 7월 현재는 반토막 난 상태입니다.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2천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8년 8월(4조8천억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이같은 거래 급감은 증권사 수익성 악화로 귀결됐고 현재 상당수 증권사는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을 예고하며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세수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가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을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코스피200선물에 거래금액의 0.001%, 옵션에 0.01%의 거래세를 물린다는 방침인데, 대략 세수 확대효과는 1천억원 남짓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당장 증시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파생상품 거래세가 도입될 경우 파생상품 시장 뿐만아니라 주식시장에 거래대금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익거래와 헤지거래 등으로 파생상품시장과 현물 주식시장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인데, 10~20% 가까이 (거래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식시장 전반의 거래 부진 상황을 더 부채질하는 등 시장 자체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세수 확대 측면에서도 오히려 거래부진에 따른 증권거래소 감소를 초래하는 등의 역효과가 `불 보듯 뻔하다`는 설명입니다.
증권업계 역시 반발이 심상치 않습니다.
<인터뷰> 증권업계 관계자(음성변조)
"안 그래도 올해 계속 거래가 급감인데..거래가뭄에다가 증권사들 수수료 수익도 감소하고 관련해서 모든 상품들도 수익률 저하가 우려되는 등 문제가 많은 상황입니다.
일년에 얼마 더, 일천억 더 걷자고 증권업계 사람들 거의 몇백명 죽어나가도 된다고 보는 모양인데..."
회복 기미 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거래 급감에 더해 급작스런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이라는 복병까지 만난 증권업계.
고사 일보 직전으로까지 내몰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