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의 강제적 위안부로 끌려갔던 역사의 산 증인, 이용녀 할머니가 11일 향년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은 이 할머니가 이날 오전 2시 30분 노환으로 포천의료원에서 운명했다고 전했다.
지난 67년동안 일본측의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받지 못한 이 할머니는 광복절을 4일 앞둔 시점에 숨져 주변인들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이용녀 할머니는 1926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16살 때 일본으로 끌려갔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일본에서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에 따라나섰지만 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한 달을 걸려 도착한 곳은 미얀마 양곤이었다.
이 할머니는 이곳에서 일본군의 강제적 위안부로 지울 수 없는 기억을 껴안은 채 해방 다음해인 1946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고통에 척추관 협착증까지 겹쳐 계속 고통에 시달렸다.
1995년 이 할머니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며 일본군의 비인도적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앞장서기 시작했다.
2000년에는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국제법정`에 참석, 직접 증언을 하며 일본군의 강제 위안부 동원·강간이 국제법상 전쟁 범죄·반인도 범죄임을 명확히 했다.
법정에서는 승소했지만 당시의 판결은 민간법정이 내린 것이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현재까지도 재판 결과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다른 피해 할머니 9명과 함께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말뚝을 세운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저 하늘에서는 일본쪽으로는 쳐다도 보지 마시길" "죽어서는 옛날의 기억을 다 잊으세요. 할머니" "아무것도 못한 우리 정부가 원망스럽다"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이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의 강제적 위안부 피해여성 234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57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