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불발'‥버냉키의 역선택 "

입력 2013-09-23 09:17   수정 2013-09-23 09:29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시장에서 기정사실화 됐던 내용인데 회의결과는 예상보다 다르게 나왔다. 지금은 버냉키의 리볼트, 버냉키의 반란, 버냉키의 역선택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회의결과는 경기적인 측면에서는 완만한 회복세지만 불안하다. 이번에 표현이 modest에서 moderate로 바뀌었다. modest는 경기는 회복되지만 지속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기는 계속 좋은 모습이 되는데 moderate는 경기는 회복되고 있지만 불안요인이 있고 테일리스크에 따라서 언제든지 경기가 안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완만한 경기회복세라고 하더라도 경기회복세에 대해서 종전에 비해서는 퇴보한 감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양적 완화 정책이 유지됐다고 해서 유동성 장세라고 하지만 굉장히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했다. 시간이 갈수록 월가에서도 신중론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다.

항상 강조하지만 출구전략은 경기 안정 대책이다. 경기의 펀더멘탈이 보장되지 않으면 출구전략은 추진되지 않는다고 누누이 말했다. FRB가 출구전략과 같은 중요한 정책을 할 때는 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확실한 기준을 정해준다. 그런 각도에서 조건충족기준, 데이터 디펜던트에서 경제지표 기준을 충족시켜야 된다. 기준은 소비자물가가 2.5%를 상회하든가 실업률이 6.5%에 도달할 때 하는데 지금 물가는 안정돼 있다. 고용이 문제인데 이번에도 고용은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데 신규취업이 돼야 하는데 지금 자진 사퇴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실업률은 개선되는 것으로 나온다.

경제활동에서 보면 비자발적 실업과 자발적 실업이 있는데 참여하지 않는다면 자발적 실업으로 실업률에서 오히려 개선되는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경기를 반영하는 신규창출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고용시장은 개선되지 않는다. 지금 연준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고용창출, 고용목표제다. 고용목표제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역시 통화정책은 그대로 가져간다는 측면에서 나온 이야기다.

예상과 달리 미국 경제는 계속 하향조정되고 있다. 출구전략 이야기가 나와서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통화정책을 강구하는 FRB 입장에서는 분기별 전망에서 계속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 성장률을 당초에는 2.3~2.6%, 이번에는 2.0~2.3%로 0.3%포인트 내렸다. 내년 성장률도 떨어뜨렸는데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미국의 신GDP 개념으로 본다면 잠재성장률이 3.5%인데 올해 성장률이 2.3%로 좋게 간다 하더라도 잠재성장률에 비해서는 1.2%포인트 디플레 갭이 발생한다. 디플레 갭이 발생하니까 물가 안정세가 상당히 안정돼있고 디플레 갭이 발생한 상태에서는 고용도 자연실업률 상태로 올라가지 못하니까 결국 연준이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출구전략 관련해서 시장이 과대하게 해석했던 측면이 있다. 로렌스 서머스 같은 강경론자가 부각되는 상태에서 FRB의장과 관련 없고 양적 완화 정책 회의론자이기 때문에 출구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시기를 앞당겨 강도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하면서 시장이 굉장히 과잉적으로 해석했다.

출구전략 추진이 기정사실화 됐던 것도 그런 측면이다. 왜 그런지 보면 카리스마적인, 시장의 신뢰를 받는 사람이 없다는 측면에서 지금 의장인 버냉키 의장을 그대로 가야 되는 것 아니냐는 버냉키 의장의 유임설이 나온 것이다. 옐런은 공화당이 우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바마 입장에서는 로렌스 서머스에서 상처 받은 것을 치유할 수 없는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를 지울 수 없다.

버냉키 의장의 유임설이 나온 것은 공화당 시절에 임명됐으니까 공화당은 큰 문제가 없고 오바마 정부 시절에 다시 유임시켰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상처와 자존심도 치유할 수 있고 의회 승인과정에서 공화당의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까 버냉키의 유임설이 나오고 있는데 자넷 옐런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다.

그런 상태에서 이미 1월 말에 공식적으로 자진사퇴 하겠다는 입장도 나오고 유임설도 나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자넷 옐런 쪽으로 기울고 있다. 월가에서는 버냉키의 B, 부의장은 옐런의 E라고 해서 BE시대라고 이야기할 만큼 찰떡궁합이기 때문에 버냉키가 유임되든 자넷 옐런이 오든 통화정책 기조상에서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버냉키의 반란, 버냉키의 역선택이라는 표현을 쓴다. 미국의 FRB가 선진화된 통화정책을 강구하는데 정책이라는 것은 시그널을 주면 국민들이 반응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시차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 통화정책을 추진하더라도 바로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통화정책 시차는 9개월~1년 정도로 길어졌는데 이렇게 시차가 길어진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시장과의 소통이다. 그래서 독특한 그린스펀 화법이 나온 것도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FRB 전통으로 본다면 시장에서 출구전략이 기정사실화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FOMC 회의에서도 과거의 전례로 보면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버냉키 역선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결국 시장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는 이야기다.

FRB가 뒤엎을 때 반란이냐, 그렇지 않다. 시장이 FRB의 의중을 잘못 읽었거나 의중을 읽더라도 과대하게 해석하거나 또 지금처럼 고용사정을 출구전략에 가져가더라도 불안하기 때문이다. 정책 추진을 다시 한 번 재점검할 필요가 있을 때 시장의 예상에 순응적 선택을 하지 않고 역선택를 한 것이다. 이것이 조지 애컬로프의 역행적 선택이론의 비정보 대칭하의 역선택 이론을 정립해서 노벨경제학상을 타는 데 공시했던 부분이다.

그런 과정에서 이번에 역선택을 했기 때문에 버냉키의 반란보다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나오는 의견이다. 기초체력 문제에서 미국 경제가 문제가 있지 않았냐는 시각이 시간이 갈수록 신중론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장단기 별로 Two Track 갈 것이라는 말을 한 적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시장에서 가장 불안한 출구전략 추진이 연기됐기 때문에 호재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미국 경제 펀더멘탈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안 좋을 것이라는 입장에서 Two Track 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시장의 방향이 오히려 출구전략을 추진하지 않는 것, 양적 완화를 유지했다는 호재 요인에 시장의 지속 기간이 너무 짧다.

지금은 미국의 주가가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할 만큼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결국 경제 여건이 안 좋은 상태에서 주가는 많이 올라갔다. 경제 여건이 이번에 불안했으니까 주가가 올라간 부분에 대한 불안감은 더 증폭될 것이다. 양적 완화 정책 유지에 따라서 주가가 더 올라가면 비이성적 과열 논쟁은 더 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올해 시장은 유동성보다는 펀더멘탈에 민감한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이번 연준 회의결과에서 가장 중요하게 바라볼 대목이 테일리스크로써 재정위험을 꼽고 있다. 재정정책은 경기부양효과가 1.6 정도다. 이번에 지출삭감이 되면 경기부양 침체효과가 크다. 이런 상태에서 만약 시장이 예상한대로 출구전략이 추진돼서 통화정책도 긴축으로 가면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되느냐는 측면에서 재정의 위험을 제기한 것은 굉장히 크다.

향후 출구전략에 10월, 12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연방부채 한도확대에 따라서, 공화당을 승인시키려면 재정지출을 많이 삭감해야 한다. 재정지출을 많이 삭감하면 경기부양효과가 정부지출의 투자승수가 1.6으로 볼 때 경기는 떨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출구전략 추진시기는 상당히 불확실하다.

신흥국은 출구전략 우려에 따라서 자금이탈이 많이 됐는데 출구전략 추진이 안 됐으니까 단기적으로 보면 체리피킹 차원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 지속적으로 될 것이냐의 측면에서는 지금은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펀더멘털이 안 좋다 보니까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루피화가 많이 떨어지더라도 지금 디폴트 상황은 일어날 수 없다. 디폴트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인도, 인도네시아의 루피화가 많이 떨어졌을 때 잡고 가면 돈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런 사건이 벌어질 것이다.

한국 증시는 출구전략 추진 우려에 따라서 가장 혜택을 봤다. 캐쉬플로우 상황이 좋기 때문에, 펀더멘털은 그렇게 좋지 않다. 양적 완화 정책 유지에 따라서 한국은 피해를 보지 않겠냐고 하지만 지금 한국 입장에서는 캐쉬플로우가 좋은데 펀더멘탈이 글로벌 증시 입장에서 펀더멘탈 쪽이 중시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는 펀더멘탈이 괜찮기 때문에 중립적 기조로 갈 것이다.

출구전략에 따라서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항상 했는데 뜻하지 결과가 나왔을 때 유동성 장세라고 해서 일부 증권사의 리서치 센터장이 단번에 2,200 간다고 했을 때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기 때문에 부화뇌동하지 말자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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