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할아버지 별세 (사진= `워낭소리` 스틸컷)
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 최원균 씨가 1일 별세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그동안 거동에 큰 불편함 없이 생활했으나 지난해 11월말부터 통증을 호소해 병원을 찾은 결과 폐암말기로 진단받았다. 이후 10여개월 동안 암투병 끝에 결국 최근 병세가 악화돼 결국 이날 운명을 달리했다.
특히 고인은 진단을 받기 전까지도 논과 밭을 다니는 등 일손을 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워낭소리 할아버지, 편하게 쉬세요", "처음 봤던 독립영화였는데. 워낭소리 할아버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워낭소리 할아버지. 이제 일손 놓고 편하게 가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평생 평범한 농부로 살아왔던 고인은 지난 2009년 1월 개봉한 `워낭소리`를 통해 얼굴과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워낭소리`는 평생 농사를 지어왔던 촌로와 수십 년간 피붙이처럼 지낸 소의 기막힌 인연과 이별을 그린 독립 다큐멘터리였다. 쇠락한 고향의 산하와 아버지의 삶, 노동에 바친 육신과 그 육신을 떠받쳐온 짐승, 묵묵한 남편과 이를 운명처럼 감내한 부인 등 잃어버린 감성과 풍경을 담아낸 영화는 전국적인 눈물 바람을 일으키며 300만 명을 동원했다.
영화가 워낙 큰 인기를 누렸던 탓에 생활 터전이 관광지가 되고, 가족들의 신변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등 고인은 영화로 인한 곤욕도 치러야 했다.
영화를 만든 이충렬 감독은 "안타깝고 애통하다"며 "당신만의 방식으로 잘 살아가시던 분의 삶에 들어가 영화로 세상에 알려지게 한 것이 잘 된 일인지 잘 못된 일인지 여전히 마음 한편이 죄스럽고 무겁다. 내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좋은 가을날 할아버님과 할아버님이 좋아하시던 소가 함께 거닐고 일하고 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든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신 만큼 이제는 이제는 부디 편안하게 쉬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한편 발인은 오는 4일 봉화해성병원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유족으로는 부인 이삼순씨와 5남 4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