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문제 유출 (사진= 공식홈페이지)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가 국내에서 또다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민일보는 다수의 SAT 응시생과 학부모, 학원가의 말을 빌려 "지난 5일 치러진 10월 한국 SAT 시험 문제는 지난 3월 미국 SAT 시험에 출제됐던 문제와 100% 동일했다"며 "강남 일부 어학원은 `3월 미국 시험 유출본`을 갖고 수업을 진행해 10월 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응시자를 대거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문제은행 출제 방식을 택하고 있어 기출문제 공개를 엄격히 금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원에서는 미국의 실제 시험을 유출한 것.
미국 대학 지원을 앞두고 있는 한 SAT 응시생은 "주변에 갑자기 SAT 만점자가 속출해 물어보니 `학원에서 풀어본 문제와 100% 똑같았다`고 했다"며 "일부 학원에서 지난 3월 문제를 빼돌려 수강생들에게 돈을 받고 팔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강남의 일부 어학원이 문제 유출의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응시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시험 무효` 주장까지 터져 나오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의 한 어학원장은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이런 행태가 끊이지 않는 것은 `불법이라도 내 자식 점수만 높으면 된다`는 한국 학부모들의 수요 때문"이라며 "학원들도 위험을 감수하고 문제 유출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교육연구소 이강렬 소장은 "미국 대학에서 SAT는 학점·특별활동·에세이·추천서 등 13가지 전형 요소와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되는 학업 요소에 불과하다"며 "한국 학부모들의 SAT 과신 풍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문제유출→시험 축소→한국 학생 점수 저평가 피해`의 악순환은 되풀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월 일부 학원이 SAT 문제를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국내 시험이 연속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서울시교육청이 문제 유출자를 사실상 ‘퇴출’하는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