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개막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18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BIFF)가 10일 간의 항해를 끝내고 12일 오후 7시 배우 윤계상 송선미의 사회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폐막식을 갖는다.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진행된 올해 BIFF에서는 총 70개국 301편이 상영됐다.
많은 영화인과 관객들이 모이니 시끌벅적했다. 힘들 때도, 기쁜 때도 있었다. 개막식부터 배우 강동원 사태로 들끓었고 24호 태풍 다나스 때문에 하늘에 구멍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BIFF 초반의 반짝거리는 분위기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꽉 채웠다. 올해 BIFF를 시끌벅적하게 한 사건들을 되짚어봤다.
◆ 강동원 사태, 개막식부터 지글지글
개막식 때부터 논란이 됐던 강동원 사태는 단연 BIFF 최대의 화젯거리였다. 개막식 레드카펫 참여 여부로 BIFF 측과 강동원 측이 대립했고 이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더 엑스(The X)’(김지운 감독) GV(관객과의 대화) 불참으로까지 이어졌다. GV는 4일로 예정돼 있었고 GV 참석 취소는 하루 전인 개막식 당일에 알려져 더욱 관심을 집중시켰다.
강동원 측은 “레드카펫에 참석하지 않을 거라면 BIFF에 오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을 펼쳤고 BIFF 측은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 문제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은 강동원 측도, BIFF 측도 아니었다. 바로 관객이었다. 강동원이 참석한다는 소식에 티켓을 끊었던 관객들은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하지만 강동원은 이날 GV에 등장했고 관객들은 함성으로 그를 맞이했다. 이후 BIFF 측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소통 과정에서의 오해”로 마무리했다. ‘The X’ 제작사인 CJ CGV 역시 하루 뒤인 5일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 비바람에 태풍까지, 분위기 제대로 다운
올해 BIFF 개막식은 맑은 하늘 아래에서 진행됐다. 대부분 BIFF 개막 행사 당시 비가 왔던 과거를 떠올려보니 이렇게 좋은 일도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BIFF 중반이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 그 여파를 이어갈 때쯤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태풍이 찾아왔다. 8일 오전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는 오후가 되자 거세게 몰아쳤다. 비를 동반한 바람은 우산도 가볍게 부러뜨릴 정도였다.
이날 오전 BIFF 측은 해운대해수욕장에 마련된 부스들을 하나씩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혹시나 태풍으로 인해 부스가 쓰러져 2차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8시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던 ‘나는 파리다’는 11일 오후 10시 20분으로 옮겨졌고 영화의 전당에 위치해 있던 비프 테라스 역시 철수됐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8일 오픈토크와 핸드프린팅 행사는 영화의 전당 비프힐 1층 관객라운지에서 진행됐으며 9일 일정 역시 전날과 같은 곳으로 옮겨졌다. 이 밖에도 권순관 소란 옥상달빛의 야외 공연은 취소됐다. 파빌리온 근처 상점의 주인은 “영화제가 벌써 끝난 줄 알았다. 태풍 때문에 다 철수되고 사람들도 별로 없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 뒷심 살린 두 천재, 쿠엔틴 타란티노와 봉준호 감독
태풍 때문에 침체됐던 분위기가 반전됐다. 초반에 행사가 몰려 스타들이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재빠르게 빠져나가는 사태도 한 방에 해결됐다. 9일 오전 쿠엔틴 타란티노와 봉준호가 만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BIFF 첫 방문으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사람이 관객들 앞에서 어떤 대화를 나눌지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봉준호는 11일 오후 5시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만났다. 사실, 이들의 만남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마카오에 있던 중 부산 방문 제의를 받았고 충동적으로 부산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날 쿠엔틴 타란티노는 “봉준호 감독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말 보고 싶었던 감독인데 기쁘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날 광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두 사람의 등장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봉준호는 열띤 호응에 힘입어 더욱 힘차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는 연쇄 살인을 다룬 영화에 대해 묻자 “아마 이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내면에 있는 깊숙한 무언가가 드러날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고 위트 있는 발언을 해 웃음을 줬다. 봉준호는 “2차 대전 중 포로수용소 이야기와 무인도를 다루고 싶다”며 “뮤지컬 장르는 절대 못할 것 같다. 말을 하다가 갑자기 노래를 하는데 손발이 오그라들어 참을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해운대(부산)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많은 영화인과 관객들이 모이니 시끌벅적했다. 힘들 때도, 기쁜 때도 있었다. 개막식부터 배우 강동원 사태로 들끓었고 24호 태풍 다나스 때문에 하늘에 구멍이 생기기도 했다. 그리고 BIFF 초반의 반짝거리는 분위기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꽉 채웠다. 올해 BIFF를 시끌벅적하게 한 사건들을 되짚어봤다.
◆ 강동원 사태, 개막식부터 지글지글
개막식 때부터 논란이 됐던 강동원 사태는 단연 BIFF 최대의 화젯거리였다. 개막식 레드카펫 참여 여부로 BIFF 측과 강동원 측이 대립했고 이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더 엑스(The X)’(김지운 감독) GV(관객과의 대화) 불참으로까지 이어졌다. GV는 4일로 예정돼 있었고 GV 참석 취소는 하루 전인 개막식 당일에 알려져 더욱 관심을 집중시켰다.
강동원 측은 “레드카펫에 참석하지 않을 거라면 BIFF에 오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을 펼쳤고 BIFF 측은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 문제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은 강동원 측도, BIFF 측도 아니었다. 바로 관객이었다. 강동원이 참석한다는 소식에 티켓을 끊었던 관객들은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하지만 강동원은 이날 GV에 등장했고 관객들은 함성으로 그를 맞이했다. 이후 BIFF 측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소통 과정에서의 오해”로 마무리했다. ‘The X’ 제작사인 CJ CGV 역시 하루 뒤인 5일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 비바람에 태풍까지, 분위기 제대로 다운
올해 BIFF 개막식은 맑은 하늘 아래에서 진행됐다. 대부분 BIFF 개막 행사 당시 비가 왔던 과거를 떠올려보니 이렇게 좋은 일도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BIFF 중반이었다.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어 그 여파를 이어갈 때쯤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에 태풍이 찾아왔다. 8일 오전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는 오후가 되자 거세게 몰아쳤다. 비를 동반한 바람은 우산도 가볍게 부러뜨릴 정도였다.
이날 오전 BIFF 측은 해운대해수욕장에 마련된 부스들을 하나씩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혹시나 태풍으로 인해 부스가 쓰러져 2차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후 8시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던 ‘나는 파리다’는 11일 오후 10시 20분으로 옮겨졌고 영화의 전당에 위치해 있던 비프 테라스 역시 철수됐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8일 오픈토크와 핸드프린팅 행사는 영화의 전당 비프힐 1층 관객라운지에서 진행됐으며 9일 일정 역시 전날과 같은 곳으로 옮겨졌다. 이 밖에도 권순관 소란 옥상달빛의 야외 공연은 취소됐다. 파빌리온 근처 상점의 주인은 “영화제가 벌써 끝난 줄 알았다. 태풍 때문에 다 철수되고 사람들도 별로 없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 뒷심 살린 두 천재, 쿠엔틴 타란티노와 봉준호 감독
태풍 때문에 침체됐던 분위기가 반전됐다. 초반에 행사가 몰려 스타들이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재빠르게 빠져나가는 사태도 한 방에 해결됐다. 9일 오전 쿠엔틴 타란티노와 봉준호가 만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BIFF 첫 방문으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사람이 관객들 앞에서 어떤 대화를 나눌지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봉준호는 11일 오후 5시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만났다. 사실, 이들의 만남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마카오에 있던 중 부산 방문 제의를 받았고 충동적으로 부산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날 쿠엔틴 타란티노는 “봉준호 감독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말 보고 싶었던 감독인데 기쁘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날 광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두 사람의 등장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쿠엔틴 타란티노와 봉준호는 열띤 호응에 힘입어 더욱 힘차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특히 쿠엔틴 타란티노는 연쇄 살인을 다룬 영화에 대해 묻자 “아마 이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내면에 있는 깊숙한 무언가가 드러날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고 위트 있는 발언을 해 웃음을 줬다. 봉준호는 “2차 대전 중 포로수용소 이야기와 무인도를 다루고 싶다”며 “뮤지컬 장르는 절대 못할 것 같다. 말을 하다가 갑자기 노래를 하는데 손발이 오그라들어 참을 수가 없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해운대(부산)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