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건축영화제, 연일 매진...정재은 감독, 건축인 유걸, 사카구치 쿄헤이 등 GV

입력 2013-11-05 15:43  

지난달 31일 막을 올린 제5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말하는 건축 시티: 홀`, `셜리의 모든 것` 등을 연일 매진시키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주말에는 건축인 유 걸, 사카구치 쿄헤이, 정재은 감독, 김성호 감독 등과 함께 한 관객과의 대화(Guest Visit)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됐다. 영화제의 마지막 날인 5일까지 `집(House)`를 주제로 한 총 21개 작품의 영화들이 계속 상영된다. GV에는 영화계는 물론 건축계, 문화계 인사들까지 총출동했다.
1일에는 `모바일 하우스 제작기`로 초청된 해외 게스트이자 일본 건축인 사카구치 쿄헤이가 GV를 가졌다. 영화 상영 후 집행위원장인 윤재선 건축사가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에서 그는 이색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처음 만들었던 모바일하우스부터 영화 속 소개된 모바일하우스의 도면과 설계도, 최근작인 여성 겨냥 모바일하우스, 공간이 확장된 2층 모바일하우스 등 흥미롭고 다양한 종류의 집을 소개했다.
"모바일 하우스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가?"라는 관객의 질문에 사카구치 쿄헤이는 "모바일 하우스는 이동이 가능한 집이다. 가장 전달하고 싶은 바는 토지에 고정되어 있지 않은, 크기나 예산에 상관없이 이동이 자유로운 집"이라고 답해 관심을 끌었다. 이어서 "10년쯤 후에는 모바일 하우스가 보편화되어 거리에 돌아다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젊은이들의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그는 "최종적으로는 토지를 소유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들고 싶다"며 `제로랜드`, 0엔 생활권이라는 최종 목표를 밝혔다.
2일에는 최근 개봉된 화제작 `말하는 건축 시티: 홀`의 GV가 열렸다. 이번 GV는 이종건 건축평론가의 사회로 정재은 감독, 건축인 유 걸과 함께 진행되었다. `말하는 건축가`의 두 번째 시리즈로, 건축과 영화 그리고 서울신청사 건립의 과정과 그에 관여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관객의 절반 이상이 건축 관련 학과 학생이거나 관련된 업종의 관객이어서 건축에 관련한 전문적인 질문 또한 끊임없이 쏟아졌다.
"`말하는 건축가`와 `말하는 건축 시티: 홀`까지 영화로 제작된 이후 건축의 위상에 변화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건축인 유 걸은 "건축인으로서의 위상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건축에 대해 대중들이 점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건축이 대중들에게 어려운 것이 아닌 가장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감독으로서 영화를 보는 이상적 공간`을 묻는 질문에 정재은 감독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극장이 가장 좋다. `말하는 건축 시티: 홀`이 건축 다큐다 보니 건축 전공자들이 많이 보는데, `다큐`에 더 중점을 두어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더욱 논의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를 볼 수 있는 상영관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말하는 건축` 시리즈에 대해 묻는 질문에 "`말하는 건축` 시리즈는 당초 3부작으로 구상했다. 세 번째 시리즈가 나오면 전체를 함께 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날 미국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화가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 `셜리`라는 가상의 주인공을 만들어 1930-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개인의 삶을 담아낸 `셜리에 관한 모든 것` GV도 열렸다. 이건수 월간 미술 편집장과 `무서운 이야기2`, `거울 속으로` 연출자이자 건축을 전공한 김성호 감독이 함께했다.
김성호 감독은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그림이 움직이는 듯한, 호퍼의 감각적인 화풍을 소품으로 그대로 재현한 것이 굉장히 몽환적이다. 영화를 보며 호퍼의 눈에는 실제로 저렇게 보였던 것일까 궁금했다"며 "그림과 가상의 주인공 셜리, 그리고 1930-60년대 미국의 상황을 절묘하게 매치시켜 매우 특별하고 흥미롭게 영상으로 만든 작품인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건수 편집장은 "이 영화를 보면 영화와 회화의 교차점을 많이 생각할 수 있다. 마치 비디오 아트처럼. 에드워드 호퍼의 특징은 영화에서 미쟝센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그림 속에 여행 가방, 구두, 밖으로 열린 창문 등 심리를 대변하는 물건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며 "영화가 대사 없이 이미지만으로 흘러가는데 이러한 미쟝센들을 찾아보며 관람하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제5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는 5일까지 전세계 16개국 총 21개 작품을 선보이며 6일 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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