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공백' KT, 통신시장 입지 '불안'

입력 2013-11-13 17:05  

<앵커> KT가 이석채 회장의 사퇴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는데요.
새 CEO 선임과 구조조정 등 경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통신시장 입지도 흔들리는 것 아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채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 수사로 도마 위에 오른 이석채 회장이 물러나면서 KT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됐습니다.

KT 이사회는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유무선과 컨버전스를 총괄하는 표현명 사장을 직무대행으로 내세웠지만 이 회장 퇴임에 따른 내부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표 사장이 KT에 30년 가까이 근무해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 그동안 핵심 전략을 총괄하며 성과를 내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지만 직무대행 체제가 얼만큼의 효과를 낼 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KT는 LTE시장 경쟁력 회복과 글로벌 사업 확대 등 당장 공격적인 경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떠들썩한 논란 속에 공 들여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한 이후에도 이동통신 가입자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7% 줄며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고, 당기 순이익도 63%나 떨어졌습니다.

경영상의 대다수 지표가 마이너스를 그리고 있는 마당에 수장 교체를 앞두고 있는데다, 이에 따른 구조조정 칼바람도 리스크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석채 회장 재임 기간 영입된 `낙하산` 임원들이 핵심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인사는 사업 차질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업 정상화를 위해 조직 개편을 당분간 유보할 수는 있겠지만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KT를 압박해오고, 내부에서도 임원들의 고액 연봉 등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인사태풍은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업계에선 시장 입지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통신 영업 환경이 급속하게 바뀌는 경쟁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 대응 속도가 느려지면 도태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2010년 5만원을 넘어섰던 KT 주가는 3만원대 초반까지 주저앉아 좀처럼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증권사들은 앞다퉈 KT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KT 이사회는 차기 회장 선임을 앞당겨 경영 공백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수장 부재, 실적 부진, 검찰 수사 등 산재한 악재를 극복하기까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채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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