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67억 베팅한 한화, FA의 거품인가, 꼴찌의 반란인가

입력 2013-11-18 09:23   수정 2013-11-18 09:48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최대 관심사는 선수 개인이 아닌 꼴찌 한화 구단이었다.



17일 자정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시장이 열리자마자 한화는 정근우(31)와 이용규(28)를 한꺼번에 영입하며 타 팀들을 긴장시켰다.

지난 시즌 다저스에서 가장 핫한 신인으로 평가받는 류현진을 내준 뒤 NC에게 마저 밀리며 꼴찌를 맡아오던 한화였다.

그러나 류현진이 떠나면서 남긴 이적료 덕분에 한화는 정근우 70억원, 이용규 67억원 등 140억원에 가까운 몸값을 풀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테이플세터 1,2번을 4년 동안 한화에 묶어두게 된 셈이다.

한화는 왜 이렇게 테이블세터를 고집했을까?

테이블세터의 최우선 과제는 출루다. 후속타자들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주루에 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한화의 2013 정규시즌 테이블세터 출루율은 0.328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화가 여기에 주력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용규와 정근우의 출루율은 리그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일단 두 명의 타자가 주루에 있을 경우 투수들에게는 큰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용규는 9월 어깨 수술을 감행했다. 본인은 "4월에 돌아오겠다"며 2014 시즌을 맞이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사실상 내년 전반기를 뛰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이용규에 67억원이라는 큰 돈을 배팅한 한화의 노림수는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화 팬들은 정근우라는 국가대표급 테이블 세터 한 명으로도 충분한데 굳이 중복해서 비슷한 유형의 선수를 67억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데려와야 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술 후 복귀 시점도 불명확한데다 그 활약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용규를 놓친 기아와 정근우를 놓친 SK의 움직임은 바빠지게 됐다.

현재 기아는 이용규 대신 LG의 이대형을 불러들이며 김주찬과의 효과를 극대화할 전략을 짜고 있다.

또한 두산의 최준석의 거취가 아직 정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정근우를 놓친 SK가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는다면 2014년 시즌도 하위권을 벗어나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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