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익경 건강하게 삽시다]중년층, 사추기 우울증으로 고생 - 장익경

입력 2013-11-21 11:16   수정 2013-11-21 17:45


[사추기]
아나운서:가을이 깊어가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는 중년이 늘고 있습니다. `사추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통 별다른 이유나 원인 없이 괜히 무기력해진다는 것인데요, 사추기, 과연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장익경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40~50대가 되면서 예전과 달리 무기력하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진다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이러한 우울증 고통.. 원인이 무엇일까요?
기자: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남편이나 주부들을 보면 모범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아버지로서 또는 어머니로서 훌륭한 분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꼼꼼하고 일 처리에 빈틈이 없으며 항상 남들과 자신을 비교해 스스로를 채찍질 하는 `바른 생활 사나이` 들에게서 우울증이 많다는 것이죠.
아나운서: 그런데 우울증 진단을 받는 남성들이 해마다 증가추세지만 정작 상담과 치료를 받는 남성은 일부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래서 전문가들은 남성들의 우울증은 여성에 비해 더 심각한 사례로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이 남성의 10배가 넘는다는 통계에 반해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은 오히려 남성이 여성의 4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데요. 이는 여성들이 ‘불안하다’거나 ‘초조하다’는 등 자기 속을 자주 표출하는데 반해 남자들은 속마음을 열어 보이거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죠.
아나운서: 아무래도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권위의식과 우울감을 표출했을 때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의식 때문이겠죠.
기자: 그래서 남성들의 우울감은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알아내기 쉽지 않죠. 남성 자신조차도 자신이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생각할 뿐, 우울감을 인정하고 도움을 요청하려하지 않고요. 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우울감이 날로 심각해져 결국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나운서: 사실 40~50대가 예전 같으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가족의 존경을 받는 나이겠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중년의 삶은 그 반대인 것 같아요. 경제적으로도 팍팍해지고 사회적으로도 설 자리를 잃으면서 갱년기 증상을 심하게 겪는 경우일 텐데요.
기자: 그런데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렵다고 누구나 우울증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우울한 기분을 겪더라도 우울증까지 가지 않고 건강하게 위기를 넘기는 분들이 더 많은 것이죠.
아나운서: 우울증과 우울한 기분을 말씀해주셨는데요, 두 개가 어떻게 다른 건가요?
기자: 가장 큰 차이는 우울증은 지속적으로 우울한 기분이나 의욕의 저하가 계속된다는 점입니다. 최소 2주 이상의 기간 동안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떠나지 않는데 이전과는 달리 반가운 친구를 만나도 재미있는 드라마를 봐도 영 흥미가 없습니다. 우울증은 큰 스트레스 없이 저절로 생기는 경우가 많고 한 번 생기면 잘 없어지지 않고 의욕저하와 불면증으로 큰 고통을 줍니다.
아나운서: 그래서인지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는 주위 상황을 매우 비관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 우울증의 경우, 실제 처한 현실보다 매우 부정적으로 보게 되죠. 회사에 사직서를 내거나, 집을 싼 값에 처분해 버리고 이사를 가거나, 당뇨나 고혈압 등의 치료도 제대로 받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나운서: 이렇게 위험한 우울증,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기자: 우울증이 치료되고 나면 후회하지만 돌이킬 수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겨 다시 우울증이 재발하는 악순환을 겪기도 합니다. 따라서 뭔가 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우울증에 대해 미리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죠. 대처법으로는 먼저 부부나 가족 간에 힘든 증상들을 털어 놓고 의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나운서: 생활 습관의 교정도 중요할텐데요.
기자: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항상 일정하게 하고 일어나서는 집밖에 나가서 햇볕을 받으며 산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수면제를 임의로 복용하거나 술을 먹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하고요.
아나운서: 이 같은 노력 후에도 불안, 초조, 의욕저하, 불면, 자살생각 등이 지속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단기간의 치료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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