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이정연 선수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

입력 2013-12-11 15:21  



음주운전을 한 뒤 경찰관을 폭행까지 한 여자 프로골퍼 이정연의 실명 공개를 두고 엇갈린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반정모 판사)은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된 여성 프로골퍼 이정연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대해 각종 언론매체는 앞다투어 해당사건 당사자의 실명을 공개했다.

기사가 나가기 전부터 각종 포털사이트에서는 `A씨가 누구냐`며 신상털기에 나섰고 실제 이정연의 존재에 대한 추측들이 난무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연의 실명을 거론함에 따라 그의 선수생활은 물론 개인의 사생활까지 상당한 침해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예인 프로포폴 사건이나 연예인 도박 사건 등 사건의 당사자가 공인으로서 특별한 신분이라고 볼 정도의 경우가 아닌 경우 대개 실명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공개한 이정연은 골프계에서는 유명한 사람이지만 일반인들이 흔히 알만큼 유명한 사람은 아니었다.

결국 언론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이정연의 실명까지 거론한 것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언론계 관계자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공인이라 하더라도 그 죄의 경중을 따져 신중하게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에 실명을 공개한 곳에서는 분명 그에 따른 합리적인 이유와 명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반면 이정연의 음주운전은 충분히 실명을 공개해 비난받을 만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정연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하면 경찰관을 폭행까지 한 일은 공개되는 것이 마땅하다" "이정연의 위치보다는 죄의 질이 나쁘기 때문에 실명 공개로 공개비난을 하는 것은 적절하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재판부는 "음주측정 과정에서 욕설과 폭행을 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경찰의 공무는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위법한 체포가 아닌 이상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 역시 위법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후 파출소 지구대에 가서도 소란을 피우고 욕설을 하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음주측정을 거부했다"며 "반성하는 태도도 미흡하고 공권력을 경시하는 정도 또한 심각하다"고 밝혔다.

다만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만취하다 보니 범행에 이른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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