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1,050선 換市 방어나선 당국··조정 지속 전망"

입력 2014-01-07 14:20  

마켓포커스 2부 - 이슈진단

삼성선물 정미영> 연초 외환 시장은 한 가지의 테마로 움직이기 보다는 굉장히 발 빠른 손 바뀜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초에는 엔화 약세가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또한 국내 수출업체들의 매물이 출회되면서 달러 강세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저점을 경신했다. 하지만 정부 시장 개입으로 환율을 1,050원으로 끌어올려놓은 가운데 엔화가 강세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엔화 강세 전환,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루머의 확산으로 대규모 달러 매도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환율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반등세를 나타냈다. 엔/원 환율도 연초에 995원까지 하락했지만, 엔화 강세로 전환되면서 현재 1,020원까지 올라오고 있다. 이렇게 외환 시장의 변동성에서 엔화의 흐름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도 환율에 대해서 양쪽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원화 강세가 진행된다면 원화 강세를 믿고 한국 주식을 더 담을 수 있다. 반대로 원화 강세가 한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면 오히려 한국 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 연초에 나타났던 흐름은 후자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작년 1월 외환 시장 모습과 유사하다. 작년에도 1월에 연중 저점 깬 이후 외국인이 엔저에 대한 우려로 한국 주식을 팔아 치우면서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던 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그러한 흐름이 다시 재현될 수 있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당사에서는 작년과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는 달러/원 환율을 끌어내렸던 주체가 엔/원 환율이었다. 엔화를 팔고, 원화를 사는 거래가 달러/원 환율을 끌어내렸다. 역으로 엔/원의 숏이 깊었기 때문에 반등할 수 있는 탄력도 굉장히 커지는 상황이었다. 또 작년에는 미국 경제 지표 호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달러가 상당히 강세로 나타났었다. 달러 강세를 예상하지만 지금은 양적완화 축소 재료가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달러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작년에는 뱅가드 펀드 관련된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게재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쪽의 수요 요인이 없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시기성에서는 유사한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작년처럼 환율이 계속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은 없다고 판단된다.

작년부터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와 일본의 통화정책이 대비가 되면서 달러/엔 환율이 연초에 105엔을 뚫고 올라갔지만, 다시 반전 됐다. 반전이 됐던 이유는 엔화에 대한 요인보다도 유로화의 약세다. 또한 글로벌 증시의 하락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회피로 연결되면서 엔화가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

엔화는 앞으로도 복잡한 양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일본의 통화정책을 봐야 하고, 미국 통화정책에 따른 달러화의 강세 여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 금융위기 이후에는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여부에 따라 엔화가 결정적으로 움직였다면 그 요인은 많이 희석됐음에도 불구하고 변수로서의 영향력이 남아있다. 또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형태도 엔화에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엔화는 굉장히 다중적인 변수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달러/엔 환율이 굉장히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기술적으로 과매수 상태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상승과 하락 재료에 양쪽에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 달러/엔 환율 변동성은 커질 수 있고, 길게 보면 엔화 약세 추세는 이어질 것이다.

원고, 엔저라는 표현들이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슈였다. 원고라는 것은 원화가 다른 통화대비 특별히 강세를 보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작년부터는 신흥국 통화들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가 독보적인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기 때문에 원고라는 표현이 작년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대두됐다.

상대적인 측면도 생각할 수 있고, 절대적인 측면도 해야 한다. 우리는 수출업체들의 손익분기점 관점에서는 절대적인 레벨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 1,050원이 올해 1차적인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원고가 진행되면 수출업체들이 수출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수입 물가를 낮춰줘 물가를 안정시키고 내수를 부양 시키는 효과도 있다.

엔저는 한국의 독특한 현상이다. 왜냐하면 한국은 일본과 경합 관계가 높은 수출시장이기 때문에 엔저 현상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합관계가 높은 자동차, 철강의 업종이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반면 대일 부품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저렴하게 부품을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수혜를 입을 수 있다.

그래서 엔저, 원고는 절대 레벨도 중요하고 환율의 흐름, 속도가 굉장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또한 과거와 변화된 부분을 살펴 보면 계속 기업들의 생산의 구조적인 변화가 단순히 엔저, 원고로 판단할 수 없는 구조적인 변화도 있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당국은 1,050원에서 외환 시장 방어에 나섰다. 또한 최근 엔/원 환율이 급락했기 때문에 정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언급된 것 같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최근의 정부 정책 기조에서 밝혔듯이 이제 내수와 수출을 본격적으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 시기이다.

그리고 올해 선진국,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정부도 긍정적인 뷰를 가지고 있다. 또 금리를 조정 여부에 따라 환율 방어 가능성에 대해 검증된 바가 없다. 그래서 통화정책으로 환율을 대응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외환시장에서의 시장 개입을 통한 조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미국 FOMC의사록, 미국 고용지표의 발표가 예정이다. 무엇보다 미국 고용 지표 결과에 따른 달러화의 향방으로 시장에서 관망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달러/원 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우선 1,050원을 지키고 강하게 반등했다.

그리고 고용지표라는 중요한 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수출업체들의 매물을 적극적으로 내놓기 보다는 고용지표 이후에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큰 폭의 하락 조정을 보이긴 어렵다. 또한 1월에는 계절적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가장 적은 시기다. 이러한 점도 환율이 상승 변수로 반응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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