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 W] 연 40만원 절세 '소장펀드' 효과는

김종학 기자

입력 2014-01-08 17:08  

<앵커>
증권업계의 숙원 가운데 하나인 소득공제 장기펀드, 이른바 소장펀드가 3월부터 판매에 들어갑니다.

5년 이상 투자하면 연간 40만원 가까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저금리 시대 투자 대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먼저 김종학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이르면 3월부터 5년이상 투자할 경우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출시됩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는 지난 1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 1분기 중 하위 규정을 개정해 `소득공제 장기펀드`를 출시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연간 총급여가 5천만원 이하인 근로자에 한해 매년 6백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습니다.

최대 24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액의 40%를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받을 수 있 어 약 40만원 가까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최소 가입기간인 5년 이내에 해지할 경우 실제 감면받은 소득세액이 추징되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인터뷰>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저금리 시대 일부 투자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은행 예적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원하는 근로자들에게 유용한 목돈마련 상품이 될 것입니다"

정부 발표 이후 자산운용업계도 상품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지난 월요일(6일) 자산운용업계 사장단이 모여 감독당국과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소득공제 장기펀드 출시준비단`을 구성하고 상품개발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인터뷰>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
"실제 소득이 오른다고 하면 5천이하일 때 가입하는게 유리하다. 우리나라 근로소득자 약 1200만명이 가입대상인 만큼 그 효용성과 효과를 얼마나 잘 알리느냐가 이 상품을 붐업 시킬 수 있는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시 준비단은 외국계 운용사들도 준비단에 참여시켜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인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이나 채권 투자비중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전환형 구조의 펀드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앵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재형저축과는 또 다른 절세형 투자상품이 나왔습니다.

업계에서 꾸준히 요구를 해왔지만 번번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소득공제 장기펀드, 이른바 소장펀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종학 기자, 지난해 출시한 재형저축과 같은 절세 상품이 있는데 큰 차이가 있나요?

<기자>
네, 소장펀드는 재형저축은 물론 연금저축 등 기존의 절세 상품과 비교해도 세제 혜택이 가장 큰 상품입니다.

화면으로 준비했는데요.

기존 상품들과 비교해보면 재형저축은 이자소득 등에 대해서만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반면, 소장펀드는 내가 납입한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집니다.

금액으로 보면 연 4.5% 확정금리인 재형저축에 연간 1천200만원 한도까지 저축하는 경우, 이자소득세에 해당하는 7만원 가량 이득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소장펀드는 매달 50만원씩, 연간 한도인 600만원을 채워넣는다면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데요.

과세표준이 연소득 1천200만~4천600만원일 경우 연말정산시 종합소득세 15%와 주민세 1.5% 등 모두 16.5%에 대한 환급금 39만6천원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가입기간도 차이가 있는데요.

재형저축은 7년이상 가입해야 이자와 함께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소장펀드는 최소 가입기간인 5년만 유지하면 소득공제가 가능합니다.

다만 재형저축과 비교해 가입자격은 비슷합니다.

연간 총급여가 5천만원 이하인 근로자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고, 가입후 급여가 8천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소득공제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총 급여액이라는게 이러저러한 야간근로수당이나 보육수당 등을 제외하고 1년간 받은 급여를 말하는데 대상자가 근로자의 87% 가량 된다고 합니다.

이론상이지만 금융당국과 업계는 이들 근로자가 가입한도의 절반만 투자해도 매년 7조원의 자금이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입자들이 이밖에 또 알아둬야할 것들이 있나요?

<기자>
소장펀드는 내년말까지 한시적으로 가입이 가능합니다.

재형저축과 납입한도가 별개로 적용돼 동시에 가입 할 수 있고, 납입금액이 600만원 한도 내라면 한사람이 여러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 번 가입하면 회사 간 갈아타기는 불가능한 만큼 여러 회사의 펀드에 분산해서 가입한 뒤 수익률이 좋은 펀드 위주로 납입을 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앵커>
세제 혜택은 크지만 소장펀드도 주식에 40% 가량 투자하는 펀드인 만큼 손실 위험을 피할 수 없습니다.

처음 가입할 때 운용사와 상품 선택에 신중해야겠군요.

<기자>
펀드 투자는 손실위험이 있는 만큼 운용사 선택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지난해 주식형펀드 실적을 보면 그대로 드러나는데요.

작년 한 해 국내 주식형펀드는 평균 1%대(1.2%), 3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3.58%)를 기록했습니다.

실제 운용규모 100억원이 넘는 국내 주식형 펀드 374개 가운데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0%가 넘는 펀드는 23개에 불과했습니다.

수익률 상위 펀드를 보면 신영밸류우선주자가 27.8%로 가장 높았고,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 1와 KStar코스닥엘리트30 상장지수가 18% 안팎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주목할 것은 이들 수익률 상위 펀드가 대부분 가치주 펀드라는 점입니다.

가치투자는 기업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의 종목을 사들여 목표 수익률을 채우면 매도하는 투자방법인데 장기 투자에 적합한 투자기법으로 꼽힙니다.

실제 투자기간을 3년으로 늘려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한국밸류와 삼성, KB 등 가치주 펀드가 상위권에 포진해 이런 경향은 더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성과를 반영하듯 지난해 운용사별 자금유입 규모를 비교하면 KB자산운용이 3조4천억원, 트러스톤·한국투자밸류·신영자산운용이 2조원대의 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과거 실적이 미래의 실적을 좌우하지는 않지만 소장펀드는 최소 5년 이상 투자해야하는 만큼 마찬가지로 손실 위험을 줄이고 꾸준히 수익을 내는 상품을 골라 투자해야 합니다.

소장펀드 출시준비단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불완전 판매 위험을 최대한 줄이고, 수수료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중소형주나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중심으로 상품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밖에 투자자들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펀드슈퍼마켓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합니다.

지난해 자산운용사들이 공동 출자한 펀드온라인 코리아가 3월부터 온라인 판매에 들어가는데요

일반 증권사·은행 창구에서 가입할 때에 비해 공모펀드의 판매보수를 3분의 1 가량 줄일 수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이렇게 직접 나서서 소장펀드를 내놓고, 업계를 독려하는 이유가 있나요?

<기자>
정부가 나서서 소장펀드 출시를 주도 하는 것은 장기투자를 통해 정체된 자본시장에 물꼬를 터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데다 연금저축펀드, 월지급식 펀드 등 인기를 모았던 상품들이 원금 손실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준 것이 현실입니다.

업계에서는 펀드 시장이 워낙 침체돼있어 이번 정책이 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철배 금융투자협회 본부장
"우리나라만 유독 펀더멘털 좋다면서 시장이 정체를 보이고 있고, 그러다보니 개인투자자 실망해서 떠나고 있다. 3월에 출시되면서 주식시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돌아오는 촉매제로서 이 상품이 기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업계가 처음 요구했던 것에 비해 가입기준이 까다로워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기보다 자칫 제2의 재형펀드가 될 것이란 지적은 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이달부터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펀드 투자자에게 100만엔 한도 내에서 5년간 양도차익과 배당에 대한 세금을 면제하는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를 시행합니다.

저금리 예금에 묶여 있는 개인 금융자산을 중장기 투자로 유도해 경제 성장을 자극하려는 취지인데,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에 증시도 상승세입니다.

앞서 출시된 재형펀드는 작년 3월 99억원이 유입됐지만 9개월 만에 48억원으로 유입액이 급감했고, 운용자산 10억원을 못채우는 상품들이 대부분으로 전락했습니다.

소장펀드도 국회를 겨우 통과했지만 일단 가입기준이 연소득 5천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로 한정되면서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투자 효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앵커>
저금리 시대, 금융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의 성향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지난해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2천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절세와 일정 수준의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금융상품에 꾸준히 투자자금이 몰렸는데요.

정부와 업계의 바람대로 세제 혜택을 획기적으로 확대한 `소장펀드`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침체된 펀드시장을 살리기를 기대해봅니다.

김종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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